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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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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픽션일 뿐이고


BY 현정 2009-03-09

설마...

설마...

 

온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뭐가 나를 누르고 있는거지?

 

"이봐요.. 애기엄마.. 어서요.. 시간없어요..."

"와요.."

 

나직한 할머니의 음성다음에 부산함..

그리고 조용한 적막이 흐른다.

 

쿵쿵..

눈감고도 알수있다.

시어머니 발소리다.

 

"아직도 자고 있네.. 아범아 가자..."

 

뭔지모를 팽팽한 공기의 흐름이 전해지고 다시 발자국 소리가 사라지고 나자 다시 내 빰이 후끈 달아오른다.

 

"애기 엄마.. 어서요...."

"으...음....."

 

"저.. ㄴ    호   ㅏ...."

"전화번호요? 알았어요.. 어서 불러요..."

 

"0...1......  ...."

"알았어요.. 자 할머니.. 여기 좀 봐주세요.. 내 갔다올게요..."

 

투박한 소리와 질질끄는 발소리가 멀어져가고....

 

다시 잠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또 얼마나 지났을까..

병실이 아주 소란스러워진다.

 

"어서일어나.. 문희야.. 이게 무슨꼴이야.. 문희야.."

 

어렵풋이 눈을 떴다..

내 절친...

내 절친이 내 눈앞에 있다.

 

"무슨일이야.. 야...어서 말해봐... 저 옆에 계신분이 한말이 무슨말이야?"

"애기 엄마.. 시어머니 지금 시동생이란 사람하고 밥먹으러 갔으니 한참 걸릴거에요.. 우리가 망볼테니 어서 말해요."

 

목소리만 듣던 할머니를 이제야 보는구나..

목소리보다 많이 늙으셨네...

 

"나도 몰라... 저분들이 그런말씀을 하시는데.. 알아봐줄래? 너밖에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서.. 미안해.."

" 별 쓸데없는 소리 다한다.. 알았어... 내 보험사에 먼저 알아볼게.. 그리고 어떻할까? "

꼴깍 침 넘기는 소리가 무척이나 크게 들린다.

"만에 하나라도 사실이면.. 너는 서운하겠지만.. 난 너네 시어머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고 생각해.."

 

"사실이면 변호사 선임해줘...."

"알았어.. 나 그럼 갈게.."

 

병실에 혼자남겨진 나는 처음으로 주위를 둘러볼수 있었다.

역시 온몸은 꼼짝도 하지 않고 겨우 눈동자만 움직일수 있을뿐이었다.

 

친구가 가는 것을 확인하고 병실의 할머니와 젊은 댁이 들어섰다.

젊은 댁도 인상이 서글서글해 보였다.

 

목발을 짚고, 다리에는 무거운 쇠덩어리를 차고 있는 젊은 댁이 내 곁으로 다가섰다.

"친구분이 뭐하시는 분이에요? 그냥 아주머니 같지는 않던데... 이 일을 처리 할수 있느신 분이에요?"

 

"예.. 보험 심사원이에요....."

"아.. 다행이네요...빨리 손 안쓰면 애들이 ....."

"고마워요... 그렇지만..."

"거짓이기를 바라는 그맘 알아요... 나도.. 그랬으니까..."

긴 한숨이 서로에게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