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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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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픽션일 뿐이고


BY 현정 2009-03-02

가기싫은 길을 출발하기 시작했다.

이 겨울에 무슨...

그것도 밤에...

더이상 싸우기도 싫고..

말하기도 싫고.

그냥 따라 나섰다.

 

뒷자석에서 두 아이는 곤히 잠들어있다.

그냥 차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몇시간이나 이러고 있으려니 고개가 아프다..

 

" 왜 고속도록로 안가고? 이렇게 으스스한길로 가는거야?"

몇시간만에 고개를 돌리려니 목이뻐근해서 잘 안돌아갔다.

"이길 잘 모르는길 같은데 큰길로 가.. 밤에 왜 모르는 길로 가는거야?"

남편은 두리번 두리번 이정표를 찾으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고속도로비 내가 낼테니 고속도로로가.. 이게 뭐하는 거야.. 애들 차안에서 추운날에.."

여전히 대꾸도 안고 가는 남편이 미워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앗...."

눈을 떴을땐 커더란 바퀴만이 보였다.

그리고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가 목을 눌러 숨을 쉴수가 없는 답답함속에 희미하게 정신이 돌아왔다.

팔을 꺼내서 목을 누르고 있는것을 치우려 했지만 팔을 움직일수가 없다..

흙이 자꾸 입으로 밀려든다...

이게 뭐지?

교통사곤가?

그리곤 다시 아득한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애기엄마.. 애기엄마.. 아줌마"

왜이렇게 귀찬게 하지?

"어서 눈떠봐.. 이봐.. 애기엄마"

눈을 뜨려고 하는데 눈에 풀을 쑤어 붙혔는지 눈을 뜰수가 없다.

"애기엄마 .. 일어나.. 아그러면 애들 고아원에 가.. 어서.."

 

눈은 떠지지 않고. 입에서는 끙.. 하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온다.."

소리에 모든것이 조용해졌다.

 

우당탕 쿵, 우당탕 쿵...

눈을 감고도 시어머니의 발소리임을 알수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거지?

"끙...."가는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어? 야가 깨어나는가보네... 뭔잠은 그렇게 오지게 자냐? 아범 찾아야 겠네.."

다시 발자욱 소리가 멀어지고 다시 누군가가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애기엄마 빨리.. 어서...일어나요"

 

가늘게 겨우 한쪽눈을 뜨니.. 눈이 부셨다.

누구지?

뿌연 안개속에 누군가가 있다.

"할머니 망좀 봐줘요"

"어.. 알았어.."

 

다시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애기엄마.."

"으...음... 아...아...퍼..."

"어.. 깨어났네요.. 어서 정신차려요.. 애기엄마 애들 고아원 가게 생겼어.. 어서.. 어서.. 정신차려요"

머리를 커다란 햄머가 때리는 것같았다.

뭔소리야?

여기가 지옥이야?

내가 죽은거야?

고아원?

무슨소리야?

 

"므...무..."

"무슨소리냐고요?"

움직이지 않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줌마 깨어나기 전에 보상금 챙기고 애들은 고아원보낸다고 아줌마 시어머니하고 시동생하고 말하는 소리 들었어요.. 어서 일어나요. 오늘 합으하러 보험회사에서 온다고 했어요.. 어서"

 

잠깐만..

내가 아직 꿈속인가?

이게 무슨소리야?

 

"애기엄마... 이럴시간 없어요.. 어서 친정 전화번호라도 줘요.. 어서..."

 

이게 꿈이야? 꿈일거야.. 그래 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