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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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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잠드는 바람이여 -2-


BY 데미안 2012-06-21

 

1.

한차례의 열정이 휩쓸고 간 뒤 준수는 그녀를 욕조에 앉혔다.

머리를 감기고 양치를 시키고...그 모든걸 하면서 흐뭇함을 느끼는 준수다.

마치 어랜애를 씻기듯 욕조에 앉은 설의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었다.

드러난 뽀샤시한 목덜미가 물기에 젖어 유혹적으로 빛나고 있었다.

언제든 손을 뻗으면 안을 수 있고 만질수 있고 보듬을 수 있고 물어 삼킬 수 있는 윤설.

그의 그 넘치는 욕망을 군말없이 웃으며 받아주는 그녀가 있어 좋은 준수다.

 

그의 입술이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의 하얀 목덜미를 물었다.

바람같은 전율이 그녀를 훑고 지나갔다.

그 떨림이 목덜미를 핥고 있는 준수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양껏 베어문 준수는 손을 내려 그녀의 탐스런 젖가슴을  두 손으로 받쳐 올렸다.

그녀의 입에서 좀더 진한 새된 소리가 세어 나왔다.

보석처럼 튀어 올라 빛을 발하는 유두를 손끝으로 튕기며 준수는 좀더 아래로 손을 내렸다.

파르르거리는 배꼽을 거쳐 그의 손은 거리낌없이 너울대는 그녀의 숲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손길에 떠는 그녀가 좋다.

그의 손길에 신음하는 그녀의 음성이 좋다.

그것이 그를 순수 쾌락으로 이끌며 흥분시키고 몸서리치게 했다.

그녀의 머리가 뒤로 꺾이자  목덜미를 핥아올리던 준수의 입술이 가쁜 신음을 내뱉는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욕조의 물이 차가워져갔다.

그것을 감지한 준수가 벌떡 몸을 일으켜 그녀를 안아 들었다.

샤워기 아래 그녀를 세웠다.

그의 키스에, 애무에 반쯤 정신을 놓은 그녀를 대신해 그가 거품을 그녀의 온몸에 문질렀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도 골고루 문지른 후 샤워기로 깨끗이 씻어 내렸다.

 

 

 2.

[할말 있어요]

[지금?]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단호한 눈빛이다.

이 녀석은 지금 나의 꼴을 보고나 그런 소리를 하지...

[조금 있다 하면 안될까, 윤설?]

[안돼요. 생각날때 해야해요]

고집은...

준수는 잔뜩 기대로 부풀어 올라 있는 자신의 남성을 내려다보며 끌끌 혀를 찼다.

그렇다고 그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는수없다는 듯 준수는 몸을 내려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는 그녀를 자신의 몸위로 끌어당겼다.

설은 자신의 여성에 닿는 딱딱하고 뜨거운 준수의 남성이 고스란히 느껴지자 얼굴을 붉혔다.

[이,이러고 어떻게...!]

꼼지락거리며 그녀가 내려오려하자 준수는 그런 그녀의 등을 그 큰 손으로 스윽 쓸어내렸다.

[돼! 해봐.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는 자신의 부푼 중심에 살짝 내리눌렀다.

한숨인지 신음인지 그녀가 작게 헐떡였다.

[뉴욕...]

작은 음성으로 그녀가 입을 열자 엉덩이를 조물락거리던 그의 손이 일순 멈추었다.

 

[갈거잖아요?]

[음...]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예요?]

[.....!]

그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살짝 몸을 일으켜 그를 응시했다.

깊고 그윽한 눈이 그녀를 피하지 않고 본다.

[언제...언제 갈거예요?  저 아직 학교일 마무리 하지 못한거 알죠? 봄학기도 남았고 봄방학하면 아이들한테 작별 인사도 해야 하고...참, 저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그의 눈이 더욱 깊어졌다.

[아니, 돌아갈 수 없는 거잖아요]

[돌아가고 싶어? 그래, 그건 너의 꿈이었지. 설아...!]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학교로 돌아가지는 않아도 장애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건 변함없어요. 그 아이들에게 한 약속은 지키고 싶어요]

흠...

잠시 그녀의 상황을 잊고 있었다.

준수는 자신의 욕심만으로 그녀를 끌고 왔음을 그제야 인식했다.

제 여자이니 당연히 그녀가 그저 따라 오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녀의 말에 아차.하면서 준수는 아릿한 통증같은게 가슴을 누르는 걸 느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녀가 미소지었다.

[전 당신과 떨어져 있는 것도 싫어요.  그러니깐...그러니깐  뉴욕 가는 거, 조금만 더 늦춰주면 안될까요? 전...!]

그가 그녀의 입술을 물었다.

거칠다.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고는 저돌적으로 그녀의 입술을 향해 입술을 내린 준수는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빨았다.

집어삼킬듯 거세게 몰아치는 그의 키스에 잠시 놀란듯 하던 그녀가 이내 눈을 내리 깔며 그의 키스에 열중했다.

발끝에서 부터 타고 오르는 전율에 몸을 떨며 그녀는 숨막히는 그의 키스에 입술을 열고 그의 혀를 맞았다.

뜨겁다. 거칠것이 없다.

그녀의 뒷덜미를 나꿔채고는 정신없이 밀어붙이며 그녀의 입안을 태울듯 준수는 그렇게 샅샅이 훑으며 핥았다.

그렇게 온 입안을 한번 휘젖은 준수의 입술이 다시 그녀의 윗입술, 아랫입술을 잘근  씹어보더니 그대로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오래도록 맥박이 미치도록 뛰노는 곳에 입술을 찍었다.

 

흰 목덜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준수는 그녀를 살짝 위로 올렸다.

먹기좋은 크기의 탄력있는 가슴이 그의 눈앞에서 출렁거렸다.

베어문다.

그녀가 신음을 내며 다시한번 몸서리를 쳤다.

그의 호흡이 거칠게 들썩였다.

어린애가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찾듯 준수는 무아지경에서 그녀의 젖가슴을 빨고 물고 삼키고 마음껏 조물거렸다.

그의 손안에서 입안에서 노니는 그녀의 젖가슴을 원없이 취하던 그가 참을수가 없는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촉촉하게 몽롱거리는 그녀의 눈이 그를 보면서 색색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친 숨을 내쉬는 준수의 가슴이 크게 들썩였다.

헝컬어진 그의 머리카락을 그녀의 손이 어루었다.

찍어내리듯 준수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진하게 한입 크게 베어물고 물러났다.

그녀에 대한 갈증으로 짙게 가라앉은 눈이 지긋이 그녀를 보더니 아래로 향했다.

그의 다리가 그녀의 떨리는 다리를 넓게 갈랐다.

그 앞에 자리한 준수는 크게 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향긋하고 깊은 꽃속으로 입술을 찍었다.

 

3.

어느덧 시간은 새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밖은 여전히 어둡고 하나둘 눈송이가 나리고 있었다.

준수는 잠들수가 없었다.

그는 조심스레 일어나 벌거벗은 몸에 트레이닝 바지만 걸쳤다.

그리고 창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잠든 그녀를 바라보았다.

절로 웃음이 나오는 그다.

생각따윈 접고 그녀를 향한 갈증을 해소했다.

가지고 또 가지고...온통 삼켜도 그녀가 주는 그 달콤하고 황홀함에 대한 갈증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그의 품안에서 그대로 녹초가 되어 잠들어버린 그녀와 대조적으로 준수는 지금 정신이 말짱하다.

어느 때보다 더...

 

나의 이기심이 너를 힘들게 한다는 걸 왜 몰랐을까...

자신의 곁에서만 행복하라고 ...

자신이 주는 사랑만 기억하라고...

그거면 되는줄 알았다.

 

생각이 많은 밤이다.

준수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심각하다.

 

얼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그가 그녀 곁으로 왔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잠든 그녀의 얼굴에 드리운 머리칼을 손끝으로 거둬 주었다.

예쁘다.

색색거리며 잘도 자는 그녀를 그저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설아, 나는 너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거 싫다...

걱정마라...모든게 다 잘 될거다.

 

4.

날씨가 많이 풀리고 있었다.

곧 봄이 오겠지..

그녀가 준수와 함께 한지도 벌써 2주가 되어가고 있었다.

날짜가 잡혔다.

그와 그녀의 결혼식 날짜가...

그녀의 학교 봄방학이 시작되는 날 다음 날로 정해졌다.

 

[그래, 신혼여행은 정했니?]

신여사가 물었다.

[네. 뉴욕으로 갈까 합니다]

[뭐야?]

놀란 신여사가 물었다.

[결혼하자마자 뉴욕으로 들어가겠단 소리냐?]

목소리의 톤이 날카롭다. 못마땅한 것이다.

설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그건 그녀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준수는 복잡하게 얽히는 설의 눈동자를 놓치지 않았다. 빙긋 웃었다.

[그렇게 빨리 말이냐?  아직 호텔 문제도 정리되지 않은 걸로 아는데...인수인계 절차도 있고]

현수 또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그 문제는 진행중에 있으니 조만간 정리될겁니다]

[그럼, 언제 또 나오느냐? 설마, 아예 눌러 앉을 생각은...!]

[곧 나와야죠]

[뭐?]

준수의 말에 다시 한번 놀라는 신여사다.

그리고 현수와 설 또한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었다.

그가 다시 씨익 웃으며 설을 보았다.

[이 녀석 기다리는 애들도 있는데 어쩌겠습니까?]

준수는 자신을 빤히 보는 설의 머리를 손으로 헝컬었다.

[뉴욕은...저한테 일종의 도피처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득, 이제와서 그게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녀석 덕분에... 뉴욕은 정리합니다]

확신에 찬 어조였다. 그녀의 입이 벌어졌다. 눈이 빛난다.

[정말이냐? 정말인게야?]

신여사의 들뜬 음성이다. 온 얼굴에 번지는 미소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너, 진심이니?]

현수 또한 기대감을 갖고 물었다.

[그럼...그럼 굳이 호텔을 다른 사람에게...!]

준수는 험악한 눈을 하고 앞서가는 신여사를 제지했다.

[뉴욕을 정리한다 했지 검사직을 정리한단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전 대한민국 검사로 돌아갑니다]

[정말요? 정말이예요?]

이번엔 그녀가 입을 열었다. 가슴이 뛰었다.

그가 갑자기 결심을 번복한 이유를 알수가 없었지만 그녀는 기뻤다.

[하지만..!]

[또 쓸데없는 생각!  장소만 번복되었을뿐 나머지는 그대로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신여사와 현수가 보고 있다는 것도 망각하고 준수 목을 덥썩안았다.

눈물이 삐죽 나왔다.

말이 필요없다는 걸 아는 준수는 그런 그녀를 웃으며 꼭 끌어안았다.

신여사가 도끼눈을 하고 보고 있지만 입가는 풀어져 있었다.

현수 또한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놈, 저 애가 네 놈의 약점임에는 확실하군. 그것도 아주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약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