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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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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여자


BY 정자 2009-09-23

 

아무리 시시하고 줏대없고 볼 게 없다고 해도 나름대로 살아야 할 변명도 있을거다. 뭐를  주저리 열어서 보여줄 처지가 안되어도, 한 번쯤은 폼나게 나 이렇게 산 왕년은 있을 법 한데.

남 생각은 그렇다치고 나도 그 주제가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하니 같이 사는 식구들이라고 또 심각하게 탐색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누가 " 니 왜 이러고 사냐?" 하고 묻기만 해 봐라  그 때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선 준비해 놓은 그럴 듯하고 번지르르한 나날이 기억을 더듬어도 당최 없었는데. 아마 백번에 아흔 아홉번의 꼴찌같은 인생사라고 여겼을 우리 아줌니들이야 오죽했으랴.

 

먼지만 풀 풀 날리우는 시골 버스정류장엔 네모 반듯하지도 않고 모퉁이에 너무 흔하고 하찮아서 보이지 않는 강아지풀만큼은 자존심이 있었다고 자부를 할 것이지만. 어떤 때는 겁 대가리없이 커 버린 대나무 숲 속의

대순처럼 질긴 존재를 과시하고 싶었다고 할 수도 있으련만.

여자들이 사는 집에 남자가 없다는 것은 뭔가 문제를 많이 안고 있을 거라 사료한 동네 사람들도 간혹 가다가 있긴 있었다. 툭하면 염병하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식당문을 열면서 둘리아줌마가 안계셔서 그런가 대타로 생긴 동네 아줌마가 또 한명 있었다. 진짜 나이몰라. 이름 성도 몰라 아는 건 얼굴하나 그거 단 한가지에

우리는 외상을 주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막자언니가 그냥 주라고 한 적이 있긴 있었는 데.

 

" 외상을 줄려면 주소를 대던가. 전화번호를 주던가 해야지?" 했더니

" 염병할..산에 나무가 산다고 나무에 주소를 달 데? 산에 전화번호를 주 데?" 이러신다.

 

우리도 그말 들으니 그건 또 그렇다.사람들이 매긴 주소에 그토록 세상에 나무가 그렇게 많이 사는 데. 몇 번지 몇 호를 아파트처럼 구분 할려도 일이 크긴 커질 것이다. 그 아줌마 말로는 못당했었다. 어디서 들은 건지 주은 건지 모르는 일도 없고 아는 것도 많고 술 한 잔을 마시면 천상유수다.술을 안파는 식당이라고 하니 근처 슈퍼에 전화를 하라며 자기 이름대면 그냥 갖다 줄 거라고 하니 전화를 해보니 슈퍼 아줌마 말없이 뚝끊어 수화기에서 뚜뚜..나팔처럼 끊어지는 신호음만 요란했다. 말 잘들어 손해 볼 게 없는 게 어른 말씀이고 대낮부터 헤롱헤롱하는 주정뱅이의 넉살에 우린 그렇게 매번 당했었다. 

이번엔 꼭 돈을 먼저 받고 팔자 그렇게 맘을 다부지게 먹어도  또 그렇게 늘 외상으로 줄 수 밖에 없는 정신이 홀랑 팔아서 없어지는 가  나중에 생각 해보니 그 여자가 나무냐? 사람이지?..잉 그러네..그럼 오기만 해 봐라..이 번에 오면 그동안 밀린 거 치부책 들여다 보라고 할 거다 이렇게 우린 또 기다렸지만. 우리가 그렇게 다 잡을 줄 알고 그러는 건가 한 동안 오지를 않으니 또 심심하다.

 

이제와서 화요일이 되어도 오지 않는 막자언니 애인 요즘 어떻게 지내냐? 고 묻기도 머쓱하게 세월이 몇 달 그렇게 지나가고. 그 새 느는 건 떠벌이 아줌니 뱃살 늘어난다고 웬 살을 뺀다고 엄한 나무하나 기둥처럼 두둘겨 패니 어지간히 할 게 없어서 달리 궁여지책이었다. 살은 떠벌이아줌마만 찌는 게 아니었다. 늘 사채빚에 후달려 도망다니는 꿈을 몇 번 꾸고 깨어서 잠 잘주무시는 떠벌이 아줌마만 닥달하는 송화덕에 밤에 야식을 이것저것 잘 챙겨 먹는 멀대 아줌마도 뱃살이 장난아니라고 멀리 뜀뛰기를 한다고 몇 칠 하시더니 그것도 다 귀찮다고 날씬해서 이뻐진 것들은 뭔 야로가 따로 있는 거라고 잘 감춰든 비법이나 알아보자고 했다. 먹는 것은 당연하지만, 살이 퉁퉁부어 보기 좋을 만큼 인정하자고 서로 거북이 등처럼 불룩한 배를 .자랑스럽게 손바닥으로 재어 보기도 했다. 시골 장날 시장을 볼 겸 막자언니랑 나랑 장터 구텡이에서 손으로 반죽을 풀어 쓱쓱 밀가루를 몽둥이만큼  큰 방망이로 밀어 큰 멸칫육수 가마솥속에 부글 부글 끓어대는 통에 우린 칼국수 먹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이 아줌마 입담도 더 맛있으시다.

 

" 내가 삼 십년 국시파느라고 안 가본 장터가 없지라..잉..아! 한 번은 강원도 양구 쪽으로 가는 디 우리트럭이 폭설에 오도가도 못하게 되가지구 한 삼일 꼼짝없이 묶여 버렸지라...근디 이 서방이라는 게 뭘 어떻게 해야  될 거 아녀? 근디 차 안에서 잠만 자는 겨..잠이 오냐구 했더니 그럼 눈밭에서 구르냐? 이러더랑께..그런디 할 수없이 할일 없어 가지구 연애를 했는 디"

 

" 아니 웬 연애를 그 때 허유? 눈 많이 와서 난리나 부렀는 디?" 같이 기다리는 할아버지가 이빨이 다 빠져 김 빠지는 소리가 픽픽나게 들렸다.

' 아 ! 글쎄 하늘에서 폭설이 내린다고 그 때 그 연애가 될 거 같지않더만 근디 되데여? ..흐흐  지금 생각해봉께 우덜 신혼여행이 되었지라..제기럴..그 서방 몇 년지나서 간이 붓는 병에 걸려 버려가지고 죽었는 데 만약에 그 때 그 연애를 안 했으면 지금 딸도 없고 나도 한 맺힌 년밖에 더 되겄시유? "

다행히도 한 맺힌년은 면했다고 그 나마 딸두 커서 시집 갈 나이가 되구 피붙이라도 같이 데리고 사는 세상이니 칼국수 많이 드린다고 사리를 한 웅큼 더 넣는다.

즉석 칼국수에 금방 버무린 겉절이를 입 안에 가득 넣고 있는 데 막자언니가 그런다.

" 떠벌이 아들을 찾아야 겠는 디...뭔 수가 있을까?"

뜬금없는 그 아들애기가 드디어 막자언니가 말문을 열었다.

난 데없이 등장한 그 숨은 아들애기가 혹시 어쩌면 떠벌이 아줌마의 가장 큰 상처가 될 수 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또 하나의 기댈 언덕도 될 것임에 나도 더욱 궁금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이름도 그 어떤 인적사항도 파악이 안 되는 데, 지푸라기 같은 씨줄 하나 잡고 늘어지면 뭐라도 잡힐 꼬리도 있을테고. 근디 아무리 생각해도 한 번도 아들  애길 한 적이 없는데. 어째 멀대아줌니는 이미 알고 있을까. 얼핏 들리는 말로는 군대를 간 것 같기도 하고 어디 먼 나라에 밀항했다고 한 적이 있었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두 여자가 주렁주렁 매달은 짐보따리 때문에 이 생각이 저절로 흩어졌다. 유일하게 부식비가 나가는 것이라면 양념들이었다. 고춧가루에 들깨가루. 마늘 한 접에 검은 콩 한 말을 들고 북새통인 그 장터 속에서 오는 사람 어깨를 비켜 가다보면 막자언니 뒷모습도 놓쳤다. 워낙 걸음도 늦지만 몸이 작아 이 사람 저 사람 길 비켜주고 나오면 막자언니는 먼저 간 길 다시 되짚어 나오기 일쑤였다.

" 야야..니는 왜그리 느려터지냐? 답답하게 시리..."

" 긍께 언니는 나한테 만날 같이 가자구 그러냐구?..."

걸음도 느리지만 행동도 나는 남들 다 하는 것만큼 하려면 자다가 키가 안 큰 것처럼 좀 모잘랐다. 일도 잘 못하여 시킨 사람두 불안하고 나도 이거 내가 잘 할 것인가 못 할 것인가 재다가 결국 시킨 사람이 답답하지 내가 널 부려 먹는 게 더 힘들다고 하면서도 막자언니는 나를 늘 옆에 두곤 했었다.

 

아까 칼국수를 먹었는 데도 버스정류장에서 동네에 들어가는 시간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다른 것은 말고 이 한 시간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동안 한 몇칠 뜸하던 여기저기 시끌벅적하고  다양한  소식통이나 확인하면 금방 한나절이다.

서로 이웃이 멀지 않은 근방 소식통은 신문이든 뉴스보다 더 생생하다 .

 

" 이 번엔 또 한 색시를 델고 들어 왔는디. 그 전에 있던 여자보다 더 게을러...미친눔 뭐니뭐니해도  얼굴 이쁜 거보다도 생활력이여...촌 것이 촌에서 할 짓을 해야 제..맨날 시내나  나갈 궁리만 하더라구,,

전에 있던 그 애기엄마는 사람보고 인사는 하더만. 지금 것은 우덜 봐도 멀뚱멀뚱 혀...내가 다 시답당께!"

얼마전에  춤 바람나서 집나간 여편네 대신 새로 들인 어떤 여자애길 하는지 모르지만 대략 당신에게 인사를 잘 안하여서 사람 몰라보는 요즘 젊은 여자들의 흠을 나무라는 한 소리를 하시는 거다.

 

나랏님 욕하는 거 없을 때 뭔 말을 못하냐는 듯, 언제 집나간 여자 달거리도 꿰어 맞추는 솜씨자랑 대회 나온 듯이 낭자하게 소문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 버스 정류장이다. 들고 온 짐을 부리고 한 참후 숨을 고르는데 집 나간 고양이가 새끼 낳으러 다시 헛간으로 돌아 온 애기며, 일곱마리 낳았는디 집집마다 한 마리씩 돌려야 겠다구 광고통이 따로 없을 듯 싶었다. 하다못해 누구네 새끼 강아지 장염 주사 맞추러 갔는디 언덕배기에서 나자빠져 가지구 옆에 보건소에서 하루 웬 종일 누워있다가 그만 깜박했는디 그 바람에 그 강아지들 몇 칠 새 황천 간 애기에 다들 웃느라 소란하다.

 

" 어 거기 김막자식당 아녀라?" 쳐다보니 울 집에 늘 오시는 동네 어르신이다.

손에 낫이며 긴 톱을 신문에 싸서 가로로 들고 에헴하듯이 우리를 보니 한 참 절을 하듯이 인사를 했다. 우리 막자식당의 비아이피 고객이신데.인사 한 번 제대로 하는것도 단골에 대한 예의였다.

 

" 아유..어딜 갔다 오시남유?" 막자언니의 인사가 밝다.

" 으응..낫도 갈아야 되고 톱이 말을 안들어서 날도 갈고..그럴려구 했지라..근디 장본 거여?"

 

전에 이장을 하셨다고 이장 할아버지라고 했다가 디게 혼난 적이 있다. 떠벌이 아줌니가 오시는 손님을 죄다 오빠들이라고 총각아니면 아가씨로 통일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이거 오빠라고 해야 할 지.말지 망설여지는데. 막자언니가 먼저 어르신 이라고 호칭을 서둘러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 요즘 장사가 어뗘?" 그렇게 여쭤보시는 얼굴이 편안하시다.

" 예..그럭저럭 합니다.." 막자언니가 그렇게 대답을 한다.

" 소식 들었어? 거기 그 쪽으로 이번에 도로가 뚫린다는 데?"

" 아뉴~~ 그거 어디서 나 온 소리래유?"

 

"아 ! 요즘 한 참 거기 측량인지 뭔지 하느라 난리통인디 여지껏 모르다니.. 인제 길 나면 그쪽 식당도 더 장사가 잘 되겄구만..아마 얼마 안있으면 공사 들어간다구 하던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장사가 되고 안되고에 최대 목숨 달린 곳인데. 이렇게 반가운 소식을 들어 우린 함지박만하게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게 외진 동네에 잘 닦인 길 하나 개통하면 사람도 차도 많이 다닐 것이고 그렇게만 되면 우린 진짜 부자가 될 것이라고 아른거리는 꿈같은 일이 생긴다고 하니 어느 소식보다 귀한 정보였다. 이제야 조금 허리도 펼 것이고 오 갈데 없다고 무시당 할 리 없을 것이고 미래가 꼭 내일에 묻혀서 캄캄할 것 같더니 그 도로 난다는 말에 모두 날려 보낼 걱정이니 그렇게 사람팔자나 시간팔자나 때가 있는 거라고 했다.

 

시간을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들것을 다 들고 타고 버스가 부웅 떠날려구 하니까 꼭 그제야 늦게 타는 손님이 버스 뒷 꽁무니를 탕탕 두둘기니 찌이익 버스가 급하게 선다.

"에구 꼭 누가 버스를 잡는당께..도대체 누구여?"

분홍색 블라우스에 감색  스커트입고 높은 하히힐 구두에 반짝거리는 진주알이 가운데 콱 박힌 것을 보니 아마 어느 도시에서 금방 내려온 듯한 왠 여인이었다.

우리도 빈 자리 잡고 앉아 타는 손님 얼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누구인지 좀체 구분이 안갔다.

차비가 얼마냐고 묻는 그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보긴 어디서 본 것 같았다.

드디어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까지 온 그 여자가

 

" 언니..막자언니? 나아 둘리야?.."

" 이게 누구여?"

 

세상에 서울로 잡혀간 둘리아줌마가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중심을 잡고 꼿곳하게 서서 우리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저 여자가 우린 설마 그렇게 요리저리 술병을 숨겨놓고 늘 술에 절어서 횡설수설하던 그 둘리아줌마가 절대 아닌 것이다. 나도 충격이었지만 막자언니는 입만 벌어져 눈만 더 동그랗게 뜨고 긴가민가하는 눈치다.

 

" 언니! 나여 둘리여...박 심화라구?"

못 알아 볼까봐 일부러 그 때 입고 다녔던 옷을 다시 입고 올려구 했는데. 찾으니 없고 언니는 보고 싶고, 니덜도 보고 싶고, 언니가 끓여준 청국장이 제일 먹고 싶고..아휴,,, 언니 나여 무슨 말 좀 혀 봐봐?"

 

막자언니가 그제야 둘리 아줌니 손목을 잡는다. 왼쪽손목에 굵은 흉터를 확인한다. 그 아픈 흉터는 옛날에 둘리 아줌니가 처음으로 자살 하겠다고 동맥을 끓은 왼쪽 손목이었다. 굵은 흉터를 보고 그제야 더럭 안았다. 나도 같이 손목을 보고 얼굴보고 좋아라 웃었다.

 

' 야 야,,세상에 니... 한 번 올라갈려구 했는 디..니 오빠가 찾아와서 소식을 주더라..에구 어이그,,,얼굴이 참 몰라보겠다..이게 얼마만이냐?..."

결국 막자언니는 코를 팽하고 풀더니 운다. 눈물도 철철 얼굴에서 넘쳐 흘렀다. "언니는 내가 어디 군대 갔다 온 아들이여? 울긴 왜 울어? 인제 나 술도 안먹고 새 사람 되서 살고 있는디..다 언니 덕이지..언니가 내 생명의 은인이잖어? 근디 왜 울어?"

"야 ! 긍께 살았응께 울지 언제 우냐? 죽음 누가 울어 줄 사람이 있냐? 니가? 편지 한통이라도 보내지 내 니 참 미웠다.갈데는 아니지만 그래도 편지는 할 수 있는 거 아녀? 이거사? 그려 그려두 살아서 멀쩡한 게 너무 좋은 디 왜 이리 눈물이 주착없이 나오냐? " 눈물도 눈물이지만 코도 더 흘렀다. 손수건이 이미 홍건하다.

 

버스가 정거장에서 서고 내릴 사람은  내리고 복잡하던 버스안이 내내 한 적 해졌다. 언니는 코를  나머지를 푸르릉하고 푼다.

"야야 니가 없어졌는 데 식당은 왜그리 바뻐지는지..그래서 멀대도 부르고 식구하나 더 구할까 햇는디 니가 오니 나 왜 이리 좋냐? 전화라도 하고 오지 그랬냐? 떠벌이두 멀대두 니 걱정 얼매나 했는 줄 아나?"

 

안 보아도 다 안다는 둘리 아줌니 얼굴에 전에 없던 미소가 그득하다.

" 내가 그럴려구 했는디..글쎄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 나?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도 맹추지 전화번호를 모르더라구...킥킥...언니 나 그때 상태가 안 좋았잖어?"

 

그러긴 그러네..늘 언니가 챙겨 주지 않으면 어디에다 버려도 찾아오지 못 할 텐데.노심초사하게 만들어 하루가 어떻게 갔는 지 모를 때였다. 그러고 보니 둘리 아줌마는 여기 주소도 전화번호도 모르고 살았었다. 식당에 전화가 와도 생전 수화기를 먼저 잡은 것을 못 보고 누구에게 편지 한 통 보낸 적이 없었다.

 

해후를 하는 동안 우리가 내릴 정거장에 섰다. 또 장을 본 것을 바리바리 챙기고 둘리아줌마는 마늘 한 접이 든 봉지를 들고 걸어서 가는데. 이쁜옷하고 마늘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나도 헤헤 웃엇다.

" 둘리 아줌니보고 떠벌이아줌니가 뭐라구 할까유?" 나는 그게 젤 궁금했다.

둘리아줌마 오빠가 다녀간 날 떠벌이아줌마가 그랬다.

오빠가 있는데 징역이 끝나도 뭐하러 여길 다시 오겠냐고 했었다. 

 

식당현관 앞에 들어서는 데 오후인데도 왠 손님들이 그득하다.

참을 내가는 시간도 아닌데. 저녁이 될려면 멀었고.

멀대 아줌마가 우리를 먼저 봤는 지 문을 열어준다.

 

" 같이 오는 아가씨는 누군 겨?"

멀대 아줌마가 먼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