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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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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BY 마지메 2006-05-15

     (첫 키스)

그이와 만난지 한 두달쯤 됐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 만큼을 알 고 있었지만 이사람이 정말 날 좋아하기는 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느껴졌다.줄다리기 아닌 줄다리기를 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난 그 의구심을 풀어보기 위해 확인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그만 둔 상태에서 전에 함께 일했던 친한 동생을 만나기 위해서 잠심을 L백화점을 다시 찾았다.

매정에 갔었을 때 언니의 말엔 행사장에 있을 거라며 그쪽으로 가보라 한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그 사람도 그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못 본척 했다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들어서며 그 사람이 서있는 바로 뒤에 있는 아는 동생에게 반가움의 표현을 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아주 형식적인 가벼운 인사만을 남긴 체 동생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왠일이냐..지선아..나 만나러 온거야?”

“아니..경미 만나러..”

“아직도 화났니?”

“아니..됐어..”

“지선아 내가 미안해..미안하다구..”

“됐다구..”

“끝나고 얘기 좀 하자..”

“아니..나 약속있어..”

“그럼 친구 만나고 보자..”

“글세..미안..나 먼저 갈게..수고해..”


마침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동안 일했던 아르바이트 비가 나오는 날이다. 친한 동생인 경미와 난 끝나고 어딜깔까 고민 중이다.


“언니 끝날때까지 여기 있을거지..”

“응..한 1시간만 있으면 폐점인데 기다려야지..”

“우리 어디갈까? 뭐 신나고 재이있는데 없을까?..”


난 흘끔 그 사람을 처다보며 의식한다.

그 사람 또한 날 처다 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경미야 나이트 갈까? 이 언니 오늘 아르바이트 비 나오잖니”

“조치.. 그럼 언니가 쏘는 거야?..”

“당연하지..신천에 헤커라는 데가 생겼는데 죽인데..간만에 함 가보자..”

“좋아..언니 끝나고 최대한 옷 갈아 입고 나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알았어..빨리 나와 기다리게 하지 말고..”


그 사람도 우리의 얘길 듣고 있는 듯 하다..아니 분명 들었을거다.


잠시 다른 곳을 둘러 보려고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이지선..너 뭐야..”

“내가 뭘..”

“너 나이트나 갈려고 아르바이트 했어?”

“내 맘이야..내 돈으로 나이트 간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뭐..무슨 상관? 넌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앞에 두고 나이트나 간다고 하면 아무 상관 없겠어? 그래?”

“그래 무슨 상관이냐고..민석이 너도 너 하고 싶은 데로 하고 다니잖아..신경 꺼..”

“이지선”

“왜 자꾸 그래..오래 간만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 그래..”

“그래 그럼 2시간만 놀다가 나와 기다릴테니까..”

“뭐? 2시간?”

“그래..근처에 있을 테니까 적당히 돌다 나오라구,,”

“치”

“나올 때 전화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몰라..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기다리지마..”

“기다릴테니까 전화해..”



난 그렇게 그 사람의 맘을 조금 떠봤다..그래도 그런데 가는 걸 싫어라 하는걸 보니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건 아니네..

사실 지난주에도 나랑 약속을 해 놓고 친구 때문에 약속을 깬 그 사람이 너무 미웠었다. 친구도 중요한 건 알지만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 하찮은 존재인가 하며 조금은 마음이 틀어져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전화도 받지 않고 전화도 걸지 않았었다. 일주일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래도 조금은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사람이 근무하는 백화점에 와서 그 사람도 볼 겸 맘도 떠볼 겸 계획 아닌 계획을 세운 것이다.

나이트에서 난 신나게 놀았다. 정말 기다리고 있을 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으면 서도  신나게 놀았다.


“경미야..넘 신나지 않냐? 오래간만에 이런데 오니 좋긴 좋다..”

“언니는 촌스럽게..또 오자..”


난 생각했던 것 보다 술을 좀 많이 마신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어느 덧 11시가 넘어가고 있다. 여기에 들어 온지도 벌써 3시간이나 된 듯 하다.


“정말 기다리고 있나?”


난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다 놀았니?”

“뭐..”

“어디야?”

“근처에 있어..”

“진짜 데리러 올꺼야? 아님 더 놀다 그냥 택시타고 들어 갈까 하는데”

“헤커 앞에서 기다릴게..”

“알았어..”


그렇게 전화를 끊고 조금 망설이다가 나갈 준비를 했다. 사실 술도 상당히 마신 탓에 좀 취한 듯 하다. 동생은 아쉽다며 좀 더 놀다 가자고 한다.하지만 밖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그 사람을 생각하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괜실히 맘이 너무 불편했다. 계산을 하고 막 나가려는 순간 어떤 남자 둘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온다..


“저기요?”

“네? 저희요?”

“아까 두분 잼있게 노시던데 저..시간 있으면 2차 어떠세요?”

“네? 2차요?”

“언니..놀다가자..나 더 놀고 싶어..”

“그렇게 하지죠..저도 친구랑 둘이 왔거든요..그쪽도 두분이시죠..”


그러고 있는 데 갑자기 그 사람이 내 손목을 확 낙아 체고 끌고 가려한다..


“이지선..너 뭐하는 거야..”

“내가 뭘..”

“가자..”

“아..이거놔..놓고 얘기하라구..”

“경미씨 가요..데려다 줄테니까..”

“네? 언니..”


난 아 무말도 못 한 채 그 사람에게 질질 끌려갔다...

경미는 멍하는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아퍼..이거 놓고 가..”

“경미씨 집이 어디에요?”

“네..전 영등포..”

“어서 가요..데려다 줄테니까..”

“아니 택시타도 되는데..오빠 저 그냥 택시 타고 갈께요..괜찮아요....”

“아니에요 늦었으니까 데려다 줄께요..어서 타요..이지선 너도 어서 타..”

“민석아 우리집이 더 가까우니까 나 먼저 데려다 주고 경미네 집쪽으로가..코스가 그게 더 좋잖아..”

“알았으니까 타..”

그렇게 난 동생 경미와 함께 그 사람의 차를 탔다. 차가 없는 사람인데 오늘을 위해 누간가에게 빌려 왔나보다..경미는 그 때까지 둘이 무슨 사인가 내심 의심스러운 눈 초리로 가는 내내 날 바라본다..사실 경미에게도 말 하지 못했었다. 조금은 챙피했던 모양이다. 같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난 저런 사람 딱 싫다고 말했던 나 였는데 그렇게 말해 놓고 버젓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 좀 쑥쑤러워 했었나 보다.

한참을 가다보니 우리집 쪽이 아닌 경미네 집 쪽인 강변 북로를 타고 가고 있다..


“조민석..왜 이쪽으로 가? 우리집 쪽은 이쪽이 아니잖아..나 먼저 내려 주고 가라 했잖아..”


아무런 대꾸가 없다.

그렇게 좀 썰렁한 상태에서 어느덧 영등포에 도착했다..경미는 그렇게 내렸고 차를 우리집 방향으로 돌려 가고 있었다..

한참을 가고 있었을까 속이 너무 불편한 난 정말이지 참을 수 없었다.


“나 속 미식거려..토할 것 같아..”


그 사람을 차를 한강변 쪽으로 틀고 있었다..


“빨리 멈춰봐..토할 것 같다구..”


난 그렇게 울렁대는 속을 안고 차에서 내리자 마자 화장실 쪽으로 뛰었다.

같이 가자는 그 사람을 뿌리치고 갔다.


“괜찮니?”

“아니..아직도 조금 미식 거리는 것 같아..”

“바보야..술도 못 마시면서 얼마나 마셨 길래?”

“몰라..”

“차에 타..물이라도 사올테니까..”


어디까지 갔다 왔을까 한참 만에 물을 사들고 그 사람이 왔다


“자 마셔..”


차가운 물을 마시니 조금을 살 것 같았다. 정신도 말짱해 지는 느낌이다..

갑자기 조금은 챙피 한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을 떠 보겠다며 이렇게 무모한 짓까지 한 내 모습이 조금 우습꽝 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암튼 좀 그렇다.

조금은 미안한 맘도 든다.


“집에 가자..넘 늦었어..”


사실 난 이미 부모님한테 전화를 해 놓은 상태이다..친구네 부모님이 모두 여행을 가서 친구 혼자 있어 자고 올지도 모른다고..우리 부모님은 외박하는 건 절대 안된다며 대신 늦게 까지 놀다 오라며 허락을 하셨다. 지금 12시가 훌쩍 넘어 버린 시간이지만 그래도 맘은 노인다. 거짓말로 부모님께 말씀드려 좀 죄송하긴 하지만..


“이지선..얘기 좀 하자..”

“무슨 얘기..”

“너 아까 나이트클럽 앞어서 그 남자들이랑 2차 갈려고 했어?”

“왜..가면 안돼?” 민석이 너 없었으면 갔을지도 모르지..“


난 그만 맘에도 없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


“그랬구나..알았어..집에 가자..부모님 기다리시겠다..”


어쩜 집에 가는 내내 아무 말이 없다. 어? 이게 아닌데..내가 실수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몰래 살핀 그 사람의 표정이 굳어져 있다. 먹은 술은 이미 확 깬 상태이고 마음이 조금씩 초조해 지는 것 같다. 차리리 술이라도 덜 깨 잠이라도 잤으면 좋으련만 가는 내내 말짱한 정신으로 이런 싸늘한 분위기를 감당하기에 너무 불편한 맘이 들었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낫 익은 곳에 접어 든 것 같다..


“어? 다와 가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그저 앞만 보며 운전하고 있는 사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말 여기 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저기 앞에 세워줘..”


차가 멈춘다..


“나 갈게..오늘 고마웠어..”


차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그 사람이 날 끌어 당긴다..끌어 당기는 순간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이 닿는 느낌이다..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뭐라 표한할 길이 없다..

하지만 나 또한 그 다지 싫지만은 안았었나 보다. 아니 조금은 아주 달콤한 느낌 마져 들어 기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린 첫 키스 아닌 첫 키스를 했다.

첫 키스를 하기 전까지는 아주 근사한 곳에서 좀 특별하게 하고 싶었었는데 역시 생각되로 되는 건 아닌가 보다..좀 챙피 하기도 하다..술 냄새에 또..암튼 얼굴히 화끈 달아오는 느낌이다..


“지선아..우리 이제 그만 줄다리기 하자..”

“줄다리기?”

“그래..나도 너 맘 알고..너도 내 맘 아는데 우리 서로 아끼고 사랑만 해도 모자랄 시간이잖아..나 정말 잘 할테니까 우리 이제 그만 서로 줄다기 하기로 하고 사랑만 하자..”

“오늘은 내가 미안했어..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그만..됐어..좋은 것만 보여주고 좋은 것만 얘기 하기로 하자..”

“미안해...”

“이젠 바보같이 사람 맘 떠보는 그런 짓도 하지 말고..”

“응..”

“내가 미안하다..그런 맘 먹게 한 것 같아서..이제부터 그런 맘 먹지 않도록 내가 더 노력하고 잘 할게..사랑해 지선아..”


우린 그렇게 서로를 꼭 껴안은 채 달콤한 키스를 했다.

난 그의 마음을 확실히 느꼈다.

정말 날 아끼고 사랑하고 있음을..


그렇게 우린 두달 간의 줄다리기를 끝으로 서로를 아끼며 사랑해 가는 아름다운 연인이 됐다. 정말 사랑만 해도 아까운 시간들이다.

 

 

(프로포즈)  

어느날 이었던가.. 그이가 군대 제대를 한지  3개월이 조금 지났었던 때로 기억된다.

추위가 어느새 조금씩 사라지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 하는 듯 하다. 마음 만큼은 어느새 따뜻한 봄날이다.

큰 창이 있는 카페에서 창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창가에 앉아 별빛 처럼 반짝이던 자동차 불빛을 바라보며 우린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근사한 식사를 마친 뒤 그인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어떠냐고 한다.


“후식 아이스크림 어때?”

“응? 아이스크림?..그래 오랜만에 나두 먹고 싶어지네..”


그렇게 내 앞엔 아이스크림이 놓아져 있다. 삼색이 너무 잘 어울러져 있어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을 흐믓하게 해주는 듯 하다.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스픈을 꽂은 순간 뭔가 딱딱한게 느껴지는 것 만 같다. 난 안에 혹 초코렛 이나 아몬드가 들어 있나 하는 생각으로 안쪽을 보게 된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안엔 반지가 있었다.  너무 놀래 난 반지를 꺼내 들고 그이를 한참을 바라 보았다. 뭔지 모를 이 느낌 좀 놀래긴 했지만 기분 만큼은 너무 좋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 했었던 것 같다.

그인 반지를 내 손에 끼워 주며 내게 그렇게 속삭였다..


진실된 마음으로 너만을 사랑하며 너만을 아끼며 살고 싶다고..

내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그 누구보다 가득 넘치는 사랑을 주고 싶다고..

내 곁에 영원히 머물러 달라고..

서로 아끼며 진실된 마음으로 영원히 사랑하자고..

지금 이 맘 이 생각 영원히 간직하며 서로 사랑하자고..



그렇게 내게 프로포즈를 했다.


잠시 행복의 눈물이 난다.


정말 행복했었나 보다.

포즈를 받은 난 한달 후 양가 부모님의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 날짜를 잡게 됐다.


“난 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자긴 어때?”

“나도 좋아 더워지기 전에 하는게 낫겠다..”

“어른들이랑 상의해서 5월달로 날 잡아야 겠어..”

“그래 하루 빨리 했으면 좋겠다..”

“나두..아..떨려”

“지선아 사랑해..”

“나두 자기 사랑해..”

“부족한 날 믿고 따라 줘서 너무 고맙고 정말 사랑해..”

“아니야 철없는 날 늘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아껴줘서 내가 고마운걸,,


사랑 한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너무 달콤한 말이다.

난 이 달콤한 말을 듣기 조아라 하고 또 말하기 조아라 한다.

매번 전화 통화를 할 때에도 만날 때에도 늘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

그이 또한 내게 늘 사랑한다고 속삭여 준다.


백번 천번 들어도 너무 행복하다.


결혼식 전날..

우린 사소한 의견 충돌로 다투게 됐었다.

뭣 때문에 다투게 됐는지 지금에서야 생각해 봐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우리 헤어져..”

“뭐? 헤어지자고? 어떻게 그렇게 쉽게 그런 말을 해..”

“나 원래 이런 애야..됐다고..다 끝내자고..낼 결혼식도 없었던 걸로 하자고..”


난 뭐가그리 속상했었었는지 울며 그이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무엇 때문에 싸웠었는지 지금은 기억나질 않지만 뭔가 큰일이 있었었나 보다..


“지선아 미안해..내가 화내서 미안해..”


그인 나를 꼭 껴안은 채 나를 달래고 있다..


“됐어..됐다고..”

“미안해..내가 미안해 그만울어..”


결혼식 전날..그렇게 펑펑 울고 다음날 아침 부은 눈 때문에 곤욕을 치뤘다. 신부화장을 하러간 샾의 언니가 몹시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본다.


“신부 눈이 그렇게 부어서 어떻해요? 어젯밤 무슨 일 있었어요? 얼마나 울었 길래..어떻하나?


남들은 헤어지게 될 부모님 때문에 울었나 보다고 말한다. 종종 결혼식 전날 밤에 부모님 때문에 우는 신부가 많이 있다고 한다. 난 그게 아니었지만.. 사실 난 조금만 울어도 눈이 많이 붓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 당시엔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부은 눈 때문에 얼음찜질에 샾 언니가 무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행복했던 순간들 이었다.


행복했던 순간순간이 떠올라 미치겠다.

사랑했던 순간순간이 떠올라 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