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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의 추억 ( 9 )


BY 비우기 200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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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배성사는 내가 걱정한 것과는 달리.....아주 간단하였다.....

먼저 사제관에 가서.....신부님에게 인사를 하고.....

혼인 서약서에 싸인을 하는 것인데.....

서약의 내용이.....아내 소피아와 그 자녀가 성당에 다니는 것을.....

막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 었으며.....그것은 내가 얼마든지.....

지킬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내 이름을 적고 싸인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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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본당으로가서.....혼배미사를 보는데.....

우리가 제단 바로 앞에 나란히 서고....

그 양옆으로....증인이 서고.....

미사를 보는 내내.....신부님과...집사람.....두 증인은 아주 엄숙한데....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집사람을 따라서.....

무릅을 꿇었다...섯다를 몇 번 하고 나니.....

약 30분 만에 끝이 나는 간단한 것이었다.....

********

엄숙하게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님이.....식을 마친 후에.....

나와 집사람에게..... 결혼을 축하한다는 악수을 해 주고.....

증인들에게 수고 많이 했다는 말을 한 후에.....

얼굴에 장난기가 살짝 엿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

다음 주에 할 결혼식은 형식적인 것이고.....

오늘 한 이 결혼식이 우리 부부의 실질적인 결혼식이니.....

오늘 밤에 꼭 합방을 하라고 아주 친절하게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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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잘 알았습니다.....하고.....

아주 고마운 복음을 전해 들은 듯이 공손하게 절을 하였지만.....속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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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신부님도.....우리는 오늘 밤에.....절대로 합방을 할 수가 없는데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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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난 후에.......

신부님의 충고를 꼭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

몸으로 보이기라도 한다는 듯이.....

다시 찰떡같이 붙어서.....신부님이 눈치 채지 못하게.....

아주 다정한 잉꼬처럼.....성당을 나왔다.....

아마 그러한 우리 뒷모습을 보고.....그 신부님은......

아주 대단히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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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배성사만 하면 되는데.....또 쓰잘대기 없이..... 비싼 결혼식들은 왜 하누.....?h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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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말씀대로.....우리는 오늘 진짜 결혼식을 하였으니.....

거기에 합당한 피로연을 벌이기로 하고....시내로 나갔다......

우리 두 쌍의 부부는 둘 다 다정한 잉꼬처럼 하고서.....

목포에서 가장 그럴듯한 레스토랑으로 가서.....

샴페인을 곁들인.....칼질을 우아하게 하고.....

다시 두 쌍의 철떡 잉꼬가 되어서...목포 시내를 아주 조금 거닐다가.....

목포역.. 앞에 있는 캬바레로.....뒷풀이를 하러 갔다.....

우리는 그럴듯한 안주 둘에.....맥주를 십여 병 비우면서.....

몇 번의 부라보를 했고.....얼큰히 취한 우리 부부는......

비록 밑으로 합궁은 못해도.....

얼굴에 있는 것은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는 듯이.....

얼싸 앉고.....낄낄대며.....뽀뽀를 하기 시작하자.....

그 쪽 잉꼬도....살짝 입을 맞추다가.....춤을 추러 나간다.....

스텔라와 안드레아 부부는...둘 다 키가 늘씬하게 커서.....

부루스를 추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다.....

우리도 잠깐 나가...몸을 비비작 거리다가.....

집사람이 나의 물건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움칠하고는......다시 조심조심......자리로 돌아 와서는......

오늘 저녁.....우리가 할 일은 오직......

찰떡 궁합의 잉꼬부부에 합당하게.....

뽀뽀 연습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라는 듯이.....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어 가며.....뽀뽀를 하다.....

낄낄거리다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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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 머리 위로 무엇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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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야.....하면서 벌떡 일어나.....둘러보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그런데 옆에서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려.....

뭐야.....하면서.....내려다 보니....옆자리의 어떤 녀석이.....

빈 맥주컵을 들어 보이며...씩하고 웃는다.....아니.....

이 녀석이 나한테 맥주를 뒤집어 씨운 것 아냐.....

이 새끼를..... 하는 생각으로 뭐라고 하려고 하는데.....

집사람이 내 바지를 살짝 잡아 당긴다.....그래서.....

다시 눈을 조금 더 크게 뜨고 살펴보니......

옆 자리에는 너댓명의 사내들이 앉아 있는데.....

모두 그 사이사이에 여급차림의 아가씨들을 끼고서.....

나를 쳐다보며.....낄낄거린다.....아니 지들도...옆에 지지배가 있으면서.....

나에게 왠 시비야...하는 생각을 하며...좀 더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앉아 있는 사내들이 다.....우리부리한 떡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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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여기서 뼈를 묻어 말어.....하는 생각을 하는데.....

집사람이 나를 끓어 당겨.....주저 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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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술이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서서 성질을 내려다가.....갑자기 주저 앉게 되면.....

더 취기가 올라 세상이 온통 몽롱해진다.....그러면서....

해브작거리는데...집사람이 나를 감싸 안으며.....

손수건으로 머리와 얼굴을 닦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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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병만 있으면.....저 친구들하고 한 판 해볼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플로어를 보니.....스텔라 부부는.....

아직도 춤을 추는데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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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5는 무리이겠지.....더구나...나는 오늘 가운데 다리에.....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옆자리를 보자...어라...이 놈들 봐라.....

그 새 다 도망갔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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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그 지방에는.....여수에서는 돈 자랑 말고.....

순천에서는 인물 자랑 말고....목포에서는.....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는데.....

그 녀석들은 바로..... 그 목포의 주먹에 해당하는 녀석들인데......

항상 목포역 주변이나.....그 당시의 목포 출신 인기가수인......

남진....이의 집 근방에서 얼쩡거리는 녀석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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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텔라 부부가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

꺼림직한 뒷풀이를 그만 끝내고....함께 집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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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그 추억의 골방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당당하게 이부자리를 두 벌을 깔고.....

쌍쌍이 그 속으로 들어가.....

낄낄거리며.....윗 궁합 맞추기를....두 쌍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한참 요란스럽게 해 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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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방에서 장인 영감의 잔기침 소리가 다시 들리고.....

장모님이 쪽문을 열고...부엌으로 들어 왔다.....

물을 가지고...다시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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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z 날 아침.....

내가 요새 일이 밀려.....일거리를 가져왔다는.....

나의 말을 기억한 새각씨가.....동생을 시켜.....

오전에 출발하는 새마을호 기차표를 끊어 왔고.....

그래서 나는 가지고 간.. 비밀서류가 가득들은 책가방은 아예 열어 보지도 못하고.....

다시 대전으로 올라오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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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열차 안에서.....이번 작전은 성공인가.....하고 생각해 보니.....

비록 초반에 한번의 만세를 불렀지만.....

그런데로 모든 것이 나의 의도대로 된 것 같았다.....

에이...그 놈의 목포 떡대들하고...1 대 5로.. 한 판 붙어서.....

여기저기 좀 깨졌으면...아예 멀고 먼 제주도로..

신혼 여행을 갈 수도 없게 되니.. 더 좋았는데......에이.....참.....

사촌 오빠가.. 싸게 해 주었다지만..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가는 신혼 여행...... 경비가 만만치 않을텐데......

여행을 좋아해.. 전국 각지를 친구들하고 놀러 다니면서도.. 제주도는 신혼 여행 때에 가려고.. 아껴두었다는데.. 그런 소망을 그냥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뭉게버릴 수도 없고..

나는 새로운 걱정거리를 어떻게 해결할까.. 궁리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서대전역이라는 안내 방송에 놀라.. 후다닥 일어나.. 어기적거리며 역을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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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공 : 비우기 ( http://www.beug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