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의 침묵이 흐르며 ,그들은 알수 없는 무언의 대화를 하고 있었다 .
손이 떨려올 만큼 둘의 대화는 말없이 이어졌다.
"괜찬아요?...."
"후후 .....그럼요 ..내가 안괜찬을께 모 있다구요 .
벌써 ,예전에 그렇게 됐어야 한건데요 ..모.."
그녀는 남자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잠시 후회 했다 .
미련도 ,아니 사랑도 남아있지 않은 남자의 ,남편이었던 남자의 재혼소식.
그런 얘기를 꺼낸 자신이 우습게 보일꺼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
" 조금 더 먹지 그래요 ..하루종일 굶었잔아요 ..그러다 정말 큰일나요 ...자 ...어서 "
남자의 그녀에게 ,엄마가 아기를 먹이듯 수저를 들어, 남자 자신이 맛깔스럽게 끊인 순두부 한수저를 떠주었다 .
"..괜찬은데 ...내가 먹을께요 ..."
그녀는 남자의 배려에, 잠시 짧은 거절을 했다 .
하지만 ,남자가 그녀를 위해 계속 같은 반복을 하더라도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자 ..가만 있어요..내가 좋아서 하는거니까 ..."
남자는 참으로 열심히 그녀를 챙겨 주었다 .
한 30분에 저녁을 마친 그녀는,남자에게 커피 한잔을 권했다 .
" 조오쵸 ...한잔 주십쇼 .."
남자의 말투는 잠시 그녀에게 미소를 만들게 했다 .
그녀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남자.
남자가 바로 그 였다 .
" 많은 생각이 있으시겠네요 ...근데 그분 참 오래도 기다리셨네요 ..."
그리곤 남자는 말을 멈추웠다 .
남자는 생각 했다 ,.
지금 그녀에게는 아무런 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것을 .
" 자 ...저 이제는 손님 잘 드신거 보고 ,또 그릇가지고 돌아갑니다 ..."
"...가시게요?.."
"그럼요 ...배달왔음 밥그릇 찾아서 가는게 당연하죠 ...허허 ...이제 드셨으니 ,저 그릇가지고 물러납니다 ..
계산은 월말 결산이나 ,년말 결산으로 해주세요 ...."
남자는 그렇게 그녀를 떠나갔다 .
같이 있기를 그녀는 바랬었다 .
애써 아무렇지 않은듯했지만 , 아마도 그녀에게는 남편의 그림자가 느껴진건지 ..
밤은 깊어갔다.
"따르르릉 ........."
전화벨 소리에 그녀는 간신히 눈을 떠 알람시계를 보았다 .
새벽 2시 ..
'이시간에 누구지 ....'
그녀는 마지못해 들으려 했던 수화기로 손이 가다 ,문득 아들에게 무슨일이 생긴,그래서 취하는 전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여보세요...."
전화를 받는 그녀의 목소리는 급했다 ,.
" 아 ..주무셨었네요 ..저는 지금 은 근무중 이시겠구나 하고 전화 한건데 .."
남자였다 .
남자가 이른시간에 그녀의 잠을 깨운것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아들신변의 전화가 아님을 알고 가벼운 숨을 몰아쉬었다 .
"아 .....네 .근데 안주무셨어요?...."
"네 ...잠이 안오네요 ..저랑 전화 하셔도 괜찬아요?"
"후후 ,,,이미 깨워놓구선 ...괜찬아요 ."
사실그랬다 .
이제는 다시 잠을 못 청할것 같았다 .
"........"
"말해요 ...나랑 대화 하려고 전화 한거 아니였어요?..."
"........'
"......."
" 저 ....오늘 쓰러지신거 ,남편분 의 재혼소식때문에 그러셨던 거였나요?.."
".........아니요 ..."
"아 ...그럼 됐어요 ..."
그녀는 남자에게 자신이, 그소식과는 무관한 어지럼증이라고 말햇다 .
"그럼 됐구요 ......
저 ......."
남자는 무언가를 자꾸 그녀에게 전하려는 듯했다 .
"네 .....말씀 하세요 ..."
"저기 ..지난번 새벽녁에 저랑 약속하신거 기억하세요?.."
"네?..."
"저 ......"
남자는 자꾸만 말을 더듬거렸다 .
"네 ...말해봐요 ."
그녀는 남자를 채근했다 .
"네 .....서로 부담 없이 만나자고 했죠?...
근데 ..저 고백하고 싶은데 ..그쪽을 많이 알고 싶어요 ..
제게 그자리좀 내 줄래요?....."
그녀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
숨이 차 올랐다 .
"..그말 하려고 지금 전화 한거예요?"
남자의 물음에 대답을 하며 그녀는 ,지금 남자가 전화기를 들고 쩔쩔매는 모습이 상상 됐다 .
"...왜요?..나를 알구 싶어요?.....어떤 나를?..."
그녀는 그랬다.
지금 그녀속에는 많은 ,아니 다른 그녀가 많다는것을 ...
"나 지금 ..당신과 입마추고 싶어요 ...당신을 알기위해서 ...내게 다 말해줄래요?....당신 의 마음을 ..그리고 당신의 아픔도 ....나 ...당신의 한자리가 될수 없을까요?..."
남자는 언젠가 부터 그녀를 당신이라 부르며 ,그녀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 줄것을 바라고 있었다 .
"어떤 뜻이예요?.."
"뜻 없어요 ...그냥... 당신을 사랑할것 같아요 ..
나 ..받아줄래요?..."
남자는 지금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있었다 .
남자는 그녀가 받아주기를 바랬다 .
아니 받아주지 않을 지도 몰랏지만 ,그녀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었다 .
그녀의 지나간 시간들이 어쨌던 ,상관 없었다 ...
이제 부터 남자는 그녀의 남자가 되기를 원했다 .
새벽이 흘렀다 ..
그들의 시간도 흐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