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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11

동우


BY 순데렐라 2004-08-26

"강희야...연락 받았어?"

"어...무슨 연락?"

"이번 주에 중학교 동창회 한다던대? 같이 가자..."

"싫어... 고등학교 동창회도 안가는데 내가 중학교나 챙기게...?"

"소식 못들었구나.. 너의 몸종이였던 걔도 온다던데..."

"걔가 누군데??"

"모른 척하기는... "


모른 척이 아니라..
정말 몰라..알수가 없어^^


"그러니깐.. 너 꼭 와야해.. 얘들이 너희 둘의 재회를 궁금해하고 있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어디..타임머신을 타고 가볼까나...
어디..과거..과거...가깝고도 먼 과거..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때 였을까...

"안녕.. 난 최강희라고 해. 나는 00초등학교를 졸업했어.
그리고.. 성격은 활발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며 또...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오게 되어 참 기뻐..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싶어. 내가 키가 좀 크다고 어려워 말아 줬으면 해.
참. 나의 장래 희망은 재벌 사모님이 되는 것이야"


어디선가부터 시작된 웃음 소리
이것들이.. 비웃어...


"뭐야.. 내말이 웃겨?? 너희들 나한테 잘보이는게 좋을거야??"

"그래.. 강희한테 미리 잘하면 좋겠구나. 강희는 말을 아주 잘하는구나.
강희 들어가고.. 다음은 40번 김지연 나와 "

 


딩~동~댕~동~

"오늘은 하루 종일 수업시간마다 자기소개하다 시간 다 보내겠네^^:"

"그러게.. 번호도 뒤 번호라서 기다리기도 짱나~"

"지연아.. 넌 왜 장래희망 얘기안해?"

"야.. 너가 왕 오버하는 거야. 뭘 그렇게 튀려해."

"뭐.. 내가 뭘 튀는데??"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너의 공주병을 알아봤다니깐..."

"이런.. 공주병이 아니라.. 나 공주 맞아^^"

"??.. 중병이다!"


내 초등학교 단짝 지연은 중학교에서도 같은 반 되다..  징그러버~
그리고 키가 비슷하게 껏던 우리는 그렇게 번호도 앞뒤

 

"야.. 우리반에 만세기업 막내아들 있다는 소리 들었어?"

"아니.. 금시초문인데.. 누구..누구야??"

"하긴 그럴만도 하지.. "

"지연...왜..그런말한대??"

"걔가... 좀.. 그렇네^^;"

"왜? 빨리 말해봐... 뭐가 어떤대??"

"앉은 번호가 1번이래..우리반에서 키가 가장 작고.. 얼굴이..영~"

"잉~"

"너와는 극과 극이지.."

"그러게.. 1번이면.. 어디야.. 저기.. 남극동네! ?..그래도.. 어디..누구래??"

"저기..저기 있는 얘 보여?  이름이 한심환이래. 너 좀 어렵겠는데....^^"

"무슨소리... "


앞으로 바로 출동^^
나의 걸음 소리...
앞에서 놀던 아이들의 응시...


"누가.. 한심환이야..너니?"

"어..... 그런데......"

뒤를 돌아보는.. 한심환..
이름처럼 얼굴이 좀 한심해서 죄송합니다군!!!!
키는 그렇다치고 얼굴은 잘난 구석 또는 개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수 없는 그런 아이
하지만 돈이 돈이 된다니....

난 재벌 앞에서는 어린 양도 될수도 있다네...


"안녕..."

"어..안.. 녕... 그런데.. 왜 무슨일...인데?"

"아니..나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ㅠㅠ"

 

그래 친해야해..
안그럼.. 어째.. 어떻게든.. 친해서...
꿈을 이루는 거야.. 벌써부터 흥분되는군^0^

" 내 이름은....."

"최강희.. 알아.. 아까 자기소개하는거..."

"그래.. 맞다.. 머리는 좋은가봐..^^ 나 어려워 말고 뒷동네도 놀러와.. 알겠지^^"

"으..응..."

 

이렇게 알게된 우리
심환이와 나는
엄청난 입 방아에 찧히면서도 친한 사이가 되다.

 

심환이는 날위해 모든 엄청 잘했고, 항상 같이 다니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마님과 머슴부터해서... 봉잡은 꺽다리 신데렐라, 봉잡은 찐따왕자..등등
커플 이름을 붙여주었다네..

나 그중에 맘에 든건.... 하나 있다면.. 실과 바늘... 나 바늘.. 심환이 실~
이정도는 돼야지...

 

 

"심환아.. 매점가자.. 배고파~"

"뭐..먹고 싶은데???"

"아냐.. 오늘은 내가 사줄게.. 저번에 너가 알려준 시험예상문제가 어찌나 잘 맞던지....
나 이번 시험은 포기 상태였거든..^^  역시.. 심환이는.. 공부는 짱이라니깐...
어쩜... 그렇게 쪽지게니.. 빨리 매점 가자.."

"어"

"김밥이랑 라면이랑 오뎅.. 어때? 이렇게 먹자!"

"그래."

 

 

중학교 3학년
 반이 달라졌어도 우린 함께했다.
심환이의 조용한 성격과 튀지 않는 면 엄청난 공부벌레에 모범생...
나와 반대되어 그런지 싸울일도 없고...
만나면 만날수록..... 빠져..빠져...

 

 

"뭐.. 미팅.. "

"그래.. 이제 중3인데.. 지금 안하면 중학교때는 미팅이란 추억이 없잖아.."

"됐어.. 난 심환이가 있잖아.."

"어머.. 정말 사귀는 거 맞구나!"

"어.. 그럼 몰랐냐??"

"설마했다야.. 그래도.. 너거 너무 아까운거 아냐??"

"아니.. 심환이가 얼마나 귀여운데.. 나한테는 누구보다 멋진걸...
또 공부는 얼마나 잘하냐......그리고 가장 좋은건....
심환이의 듬직한 성격이랑 날 생각하는 맘이 최고라는 거지...."

"아이구.. 아주 미쳤네.. 누가 걔 너처럼 생각하겠냐? 그리고...
강희 너한테 심환이가 정말 그게..다야?"
 
"사실......돈도 딴 애들보다 된다 어쩔래..^^"

"넌.. 나이도 어린게.. 돈 타령은~ 너무 없는 티내는거 아냐??"

"뭐.. 너 말다했어.. 무슨 티~"

"아니.. 너가 자꾸 미팅하자면 팅기니깐..."

"야.. 내가 원래 미팅이란 걸 싫어해.. 만남은 다.. 인연이 있는데..뭘 그렇게 억지로 만드냐..."

"이번엔 고등학교 오빠들이란 말이야...그래도 생각없어.."

"없어.. 나 심환이 만나러 매점 가야해.. 그만 너희 반으로 가주라.."

"야.. 재벌오빠도 나온다던데...."

"뭔..벌~ 김지연.. 재벌이 모두 죽었냐.. 미팅이나 다니게.."

"왜.. 이번엔 강남에 있는 학교 오빠들이랑 하는거란 말이야.. 약속 잡는데.. 힘들었다."

"그래서..."

"이래도.. 안나올 꺼야.. 너만한 인재가 없단 말이야^^"

"그래서..."

"나와라.. 의상은 내가 협찬해줄께"

"그리고......"

"하루만 짝만 맞혀주면 안되겠냐??"

"그럼....."

"오빠들이.. 5명이나 나온다잖아..."

"그래서.."

"야.. 최강희.. 됐다.. 내가 미쳤지.. 그래도 우정이라고 찾아왔건만..."

"우정...그래...그럼.. 우리 심환이한테 물어보고..."

"됐다.. 아주 쪽박을깨라..깨..."

"됐다니..나 간다..."

"최강희..우정을 이렇게 배신해라.. 이 배신자여~"

 


나..최강희는... 
우정을 배신할수 없기에 그 미팅에 나가다...

 


무슨 미팅이 이렇게 지루해...
이런 김지연 뻥쟁이...
어디 심환이보다 괜찮은 넘이 눈씻고 찾아도 안보이네....
하여튼.. 믿은 내가 바보지...
아.. 심환이랑 약속까지 깨고 왔건만....

 


정말 말처럼 자리만 채우고 왔네..
벌..
뭔벌.. 정말 빈곤의 극치였다..
왠일이니.. 더치페이가 뭐야... 얘들도 아니고...
하여튼... 내가 미쳤지..
미안.. 심환아..
내가 지연이땜시롱...

 

하여튼..
이번일로 심환이가 나에게 딱! 임자란걸 다시 느꼈네..
보고싶은 심환~

 

하지만 그 미팅 소문이 학교에 떠돌았고 심환이 귀까지 들어갔네^^;
심환이는 많이 신경쓰는 눈치는 아닌데..
자세히 묻지도 않고... 날 안 좋아하나??? 질투도 안한다 이거지....  

"심환아...화안났어?"

"어..왜 내가 너한데 화가나..?"

"내가 미팅나간 얘기 들었다면서.."

"......"

"그게 나갈려고 나간것이 아니라.. 이것들이 짝만 채워달라고 해서 나갔었어.
정말이야. 난 파트너도 안정하고 그냥 그렇게 같이 있다가 집에 왔어."

"......."

"야..말을 해 말을... 무슨 남자가 그러냐??"

"뭘..."

"질투나지.. 화나지... 말해봐.. 응 "

"내가 너한테 어떻게 그래.나 들어가야해..다음 시간 체육이라서 준비해야해.."

"잠깐...못 그러는 건 뭔대??"

"......."

"됐다. 내가 너한테 뭘바라냐."

"강희야.. "

"왜.."

"너가 아니라면 난 믿어..."

"그치..그런거지.. 너가 많이 화났음 어떻하나...나..걱정 얼마나 많이 했다고..."

"나..먼저 들어간다.."

"어.. 오늘은 집까지 바래다 줄래.."

"알았어..이따 수업 끝나고 보자.."

"어.. 체육수업 잘해..심환아... 나 이따라도 또 너희반에 갈께.."

"......."


  여름 방학이 되기 전 날인가...

"야..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야.. 최강희...넌 니 애인 소식도 모르냐?"

"내 애인? 심환이.. 왜..심환이야 지내반에 있는데....무슨 소식이 여기까지 왔대.."

"이런.. 무딘녀... 벌써 알 사람은 다아는데..."

"뭘.. "

"심환이 오늘 유학 갔된다. 어쩜.. 유학준비하면서 너한테 아무말도 안했냐?"

"어...유학..뭔소리여...."

"심환이네 반 현지가 알려주던데 오늘 아침에 조회시간에 심환이는 출석도 안하고
유학 갔다면서 섭섭해하지 말고 잘되어서 돌아오길 바라자라며
선생님이 조회시간에 전했다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야....심환이 어제도 아무일 없이..."


맞다...
어제 심환이가 집에 가면서 한 말이 생각이 났다.


"강희야.."

"왜.."

"넌 내가 어디가 좋아?"

"어.. "

"정말 우리집이 부자라서 그게 좋은 거야?"

"아니..뭐 그렇다기보다..."

"난 사실을 알고 싶어. 난.. 널 정말 좋아하거든."

"야.. 새삼스럽다.. 나도 당근이지....
벌써 이렇게 지낸지 3년이 되어가는데 묻는 것도 우습다 "

"그럼 강희 넌 나랑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는 건대?"

"언제.. 글쎄..그러게.. 어... 정말 난해하다.. 그치.." 

"........."

"야.. 그런 어려운거 말고.. 우리 방학하면 뭐할까? 이제 도서관은 그만가자..
지겹다.. 어쩜.. 공부벌래아니랄까봐서 그 지겨운 도서관에서 방학내내 사냐.."

"그래.. 알았어"

"어..왠일이냐.. 공부에 관해서는 할말이 많던 너 가. 그렇게 쉽게 답하니깐 이상하다..."

"아니... 참...강희야. 어디가고 싶은 곳 있어?"

"글쎄.. 바다가 보고 싶다."

"뭐...바다..."

"됐다.. 놀래지 마라.. 누가 가자고 한대.
그냥 드라마에 주인공들 따라해 봤다.
왜 누가 물으면 바다라고 답하는 여자가 많잖아.헤헤헤"

"......."

"그냥.. 도서관말고 딴 곳이면 다 좋아."

"그래..."

"어..정말..... 바다라도....가줄꺼야..."

"아니.. 아직은 못가.."

"그럼 그렇지...됐어. 안바래..."

"하지만.. 꼭 다음에 너랑 처음으로 갈게.."

"그럼.. 딴얘랑 가려했어?"

"아니.. 하지만.. 나..너렁 가고 싶어.."

"나도 그래.. 오늘 이상하다.. 왜이렇게 진지하냐?"

"아냐.. 그냥.. 참.. 강희야..만약에 여름방학동안.. 내가 보고 싶으면..."

"왜..여름 방학동한 가족이랑 어디가?"

"아니.. 그냥 만약에라고했잖아..그럼.."

"야..한심환...방학내내 출석도장 찍으러... 우리집으로 와.."

"뭐..."

"그래야.. 여름방학 동안 너가 보고 싶을 일이 없지... 안그래?"

"그렇구나... "

"뭐가....그래.."

"내가 너희 집으로 오면 되는구나..."

"그럼... 너 매일 데려다줘서 우리집 잘 알잖아..
나 엄마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니깐... 심환이 너가 와서 놀아줘..알았지..."

"강희야..이제...들어가..."

"어.. 너도 조심해서가.. 내일 봐.."

"강희야..."

"너..왜그래.. 너.. 나한테 뭐 바라는거 있어?"

"어.... 아니..그게 아니라...."

"자...."

"뭐... 뭐... 하자고..."

"뽀뽀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냐? 자.. 내가 눈감고 있을께..해..."

"아냐.. 나 간다..."

"(심환이...이마에 쪽~)귀여운 거... 집에 조심해서 잘가..."

"강희야..안녕~"

"안하던.. 인사는... 그래..안녕이다..내일보자.. 나 들어간다..."

"어....잘있어...."

 

이게 마지막 대화 일줄이야..
말도 안돼.
내가 좋아하냐는 질문에 답변을 잘 안해서 그런가...
그럼..이마의 뽀뽀가 너무 싫었나....


이런 천하에 나쁜 놈
그래도 같이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한 시간과
매점같이 다녀준 시간에  집 오가던 시간이 어딘데..
그건 생각도 안하고 그렇게 말없이 그것도 나 몰래...
어디..어딜 갔다 이거지..  말도 안돼.. 심환이가 설마...


에라....
그래 잘먹고 잘살아라.
나도 너같은 놈 다시 돌아와서 만나달라고 애원해도 안만나...ㅠㅠ
심환아..넌 어디에 있니.. 잘있니??      

 

 

 

이렇게 떠나 한심환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그렇게 오랜 시간 나에게 아무연락도 없던 너가......
이제와서야 만나야 할까.. 말아야 할까...
벌써 시간은 5년이나 흘렀는데....

 


그래..
결정했다.
만나지 말자!!! 
잊자.. 잘살겠지..
돈많은 부자니...
나 같은거..
유학간 그날부터 쭉쭉빵빵 미녀들 틈에서 나란 존재는 벌써 잊었을꺼야..
아니.. 비행기 타면서...
그래.. 재미있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잊었을꺼야..

 

그리고...나...
키크고,  잘생기고,  성격좋고,  너무 온순하지 않으며 
너무 여자한테 잘하지도 않으며 힘좋고
건강하며 특히 말없이 뒤돌지 않을 남자
지금 나의 이상형이잖아.......
한심환은 절대..아냐!!!!
갠 추억일 뿐야...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야. 일요일인데 뭐하냐?"

"어..낮잠 잘 시간이잖아.. 왜 낮잠을 깨우고 그래."

"최강희..정말 동창회를 안오냐?"

"어..넌...잘다녀왔어.. "

"그래..그런데...... 한심환도 안 왔더라..."

"정말...그래.. 아..그럼 가볼껄...
하긴.. 한심환이...그렇겠지..  어디...내가 올까봐서 나 무서워서 오겠냐?"

"그러게.. 그랬나보다... 하여튼.. 자던 잠이나 더 자라.."

"어.. 그래.. 또 전화하자..."


김지연...
이건 꼭 달콤하게 잠을 자고 있을 때 초를 치더라..
그럼 그렇지...
한심환 자기도 인간이면..
뭔가.. 찔리는게 있겠지.. 벌써 다 잊지는 않았겠지..

아....
잠도 깼고 한가한 일요일 잠깐 외출 좀해볼까...
그냥 세수 말고 모자나 쓰고... 난 왜 이렇게 이쁜거야..헤헤헤
오늘...간식 좀 사와야겠다.
집에서 놀기도 힘들다!!!

 

 

 

"누구세요?"

"......"

"왜 남의 집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요?"

"여기 사나봐?"

"네..그런데요?"

"어디 1층? 2층?"

"초면에 반말하시는 댁은 누구신데 뭐가 그렇게 궁금하대요?"

"아.. 미안.. 난 옆집에 이사온 사람인데... 슈퍼가 어딘지 물어볼려구."

"네.. 그럼 그렇게 말씀하시죠. 제 손을 잘보셔요.
쭉가다가 왼쪽으로 돌아요.
그리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서 다시 왼쪽으로 보면 거기에 슈퍼가 하나 있어요."

"그래...."

"뭐..또 물어보실게 있나요?"

"몇 살이야?"

"네...나참.. 그러는 댁은 몇 살인데?"

"나.. 20살"

"그래.. 아휴.. 난또.. 키가 엄청 크길래.. 나이 좀 먹었나 했더니..
나보다 어린 놈이.... 초면에 반말은.. "

"그래... 너도 말 놓아."

"야.. 누가 너 보고 말놓으래.. 이 동네에서 조용히 살고 싶으면 나한테 잘보여.
이 동네는 내가 잡고 있거든.
너가 키가 좀 크다고 날 내려본다고 우수워 보일지는 몰라도 내가 깡하면 최깡이거든"

"그래서....."

"어.. 그러니깐... 내가 나이로도.. 누나잖아......"

"몇살인데?"

"21살..."

"겨우 한 살 많네!"

"겨우라니... 내가 꺽다리 너보다 밥을 먹어도 365그릇은 더먹었겠다.."

"나이 많다고...자랑하냐......."

"뭐.. 야..이게 정말....."

"그러지 말고.. 너 이름은 뭐냐?"

"나참..내가 처음 본 너한테 그리고 싸가지가 바닥인 너한테 이름은 왜 말해야하는데...."

"어.. 내 첫사랑이랑 키가 비슷한거 같아서..."

"뭐.. 첫사랑.. 니 첫사랑이 어떻고저떻고 남의 집앞에서 이제 좀 비키지
그리고 피차 기분상하지 말게 왠만하면 마주치지 말자고.. "

"옆집인데..그건 힘들텐데.."

"하여튼.. 난 들어가야 하니깐 그만 니집에 가던지 슈퍼를 가던지 해줄래...."

"이름이 뭐냐니깐...."

"왜..내...이름 알아서 뭐하게???"

"그래도 옆집인데 통성명은 정도야.. 아직 동네 사정도 모르고.. 아냐...너가..도움이 될지......"

"난 별도움 도움안되거든.. 그냥 앞집이나 뒷집 아님 건너집 사는 사람 이름이나 물어봐."

 

이 꺽다리 같은 넘이 웃는다...
키가 커서 얼굴이 잘 보이진 않지만.. 웃음 소리가 들린다..


"야.. 비웃냐.. 너 나한테 잘보이란 말 뻥으로 듣나본대..."

"자주 보자.."

"뭐.. 내가 널 왜 또봐.."

".........."

"야..."

"왜..."

"아니... 그래도..사람이 말을 하면.. 듣고..가......... 야지.. 야... 나쁜넘....
이런 왕싸지가 사람을 무시하네...
키는 멀때까지 커서 얼굴은... 하여튼....무슨 키가 그렇게 커..
나도 옛날에는 키하면 알아주었는데.. 이게 뭐야 크다 말았으니..
얼굴이 아무리 이쁘면.. 뭐해..키는... 160cm 중학교때 그때랑 똑같으니..
흑흑...한심하다.. 불쌍토다... 최강희... "

 

과자 먹으며 수다 중

 

"그래서.. 그렇게 많이 변했냐? 어.. 그래.. 지연이 우리집에 와라 나 심심하다.
와서 얘기해주면 안되냐 중학교 동창들 애기 듣고 싶은 말이 많다.
너 우리집 안온지 벌써 두 달이 넘어간다....그래 아무도 없어.
술 한 잔 찐하게 하자... 알았어. 맥주 사둘게..
과자는 지금 빵빵해..그래.. 어서와..기둘릴께^^"


지연이가.. 온다니..
집을 좀 치워볼까..

그리고 술..
그래 간만에 술이 빠지면 설렁하지..

안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허전한 집인데...

 


"야. 또 보내.."

"누구.....아.. 꺽다리"

"뭐... 꺽다리..."

"어..아니.. 이름도 뭐르니.. 그냥..."

"왜 내가 반갑냐~!"

"이게 어린게 자꾸 기어오르내?"

"참...너 아까 바로 뒤에 있는 슈퍼를 대빵 어렵게 알려줬더라."

"뭐.. 아차차.. 맞다! 난 운동삼아서 그렇게 돌아가서 말이지..
내가 나 다니던 길만 착각했다."

"그래...그럼.. 사과 정도는 해야지."

"사과..무슨 사과.. 그러는 넌... 초면에 반말하고 어린게 까부는거 왜 사과안하는데..."

"뭐.. 지금 그 억지가 말이되냐?"

"그럼.. 말이지.. 소갰냐??  됐으니깐 가던길이나 가셔. 나도 지금 친구가 집에 온다기에 바빠."

"꼴에 남자친구를 집에 들이나보내?"

"뭐..꼴..야 꺽다리 말다했어?"

"뭐.. 꺽다리..너가 너무 작은게 아닐까?"

"야.. 어휴..그만하자.. 그만해.. 그래 초면에 내가 미안했으니깐 길좀 비켜줄래.
더이상 말장난 하기 싫거든. 가던 길이나 가셔."

"옆집사이에.. 친하게 지내지는 못해도....참.. 이름이 뭐랬지..?"

"그래..그렇게 조금은 정중하게 묻는다면.. 난 최강희라고 해.."

"참 중국집 전화 번호 아는거 있냐?"

"야..너...아주 사람가지고 노는게 고단수구나.."

"가지고 놀다니.. 누가.. 뭘..."

"꺽다리랑 싸우면 3년이 재수 없다는 말이 있거든.그러니깐 내가 참는다..그만 가라.."

"그런 말 난 처음인데.. 요즘 생겼난 말이냐??"

"왜 내말이 웃기냐.. 비웃냐.. 아..휴~ 저기 전봇대 보이지.."

"어디..."

"저기.... 그래..거기....잘 봐봐..
그리고 그 전봇대에 음식점 전화번호 있으니깐 알아서 찾아봐."


자....
줄행랑이다!

 


"어머머.. 정말... 옆집 드디어 이사왔구나!"

'응.. 그런데 정말 재수 없다니깐.."

"야.. 얼굴은 어때? 나이는? 키는? 성격은?"

"다 알 필요도 없고 그냥 빈 집일때가 편해. 무슨 옆집은 옆집이냐. 꺽다리 왕재수지.."

"얼굴을 좀 보지 그랬어. 잘생기면 모든게 용서가 되잖아."

"그 놈 얼굴.... 처음에 볼때는 생각없어 못보고,
두번째 볼때는 꼴에 오토바이를 타는지 헬멧을 쓰고 있잖아."

"어머 멋있다.."

"멋있기도 하겠다. 상상해봐라..헬멧을 쓰고.. 들려오는 음성이라.. 재수 없다..
그리고.. 꿈깨라 연하야"

"엥.. 몇살인데?"

"20살이래.."

"그럼.. 그렇게 연하도 아니내."

"혼자 산데??"

"미쳤냐 그런걸 묻게?"

"오늘 불러서 같이 놀까?"

"야.. 됐다.."

"왜.. 너희 엄마 출장가서 3일 뒤나 오신다면서"

"야.. 안그래도 그래서.... 혼자 있는데 옆집은 저런 싸이코지..
지연아 오랜만에 왔으니.. 방학도 했겠다. 나랑 같이 우리집에 있어주면 안되냐?"

"이런... 생각 좀 해야겠다"

"뭘..넌 대학도 나 따라 왔으면서 또 뭘생각하냐? 그냥 날 따라주라~"

"야.. 내가 무슨 널따라 대학을 와.."

"아냐.. 너 친구 없잖아.. 나 밖에..."

"그러는 너는?"

"그래.. 나도 너 밖에 없어.. 지연아.. 그러니깐..
나랑 같이 있자.. 술은 원하는 만큼 다줄께?"

"흠~"

"내가 아까 옆집 그넘한테 중국집 전화 번호 알려달라는 거 있지도 않은
전봇대 앞에 세워두고 날랐단 말이야...
만약에 그 싸이코가 또 화나서 벨이라도 누르면 어째.."

"그래.. 옆집 얘가 올지도 모른다고.."

"아니..."

"좋아.. 그럼...같이 있어줄께.."

"어..."

"옆집에 멋쟁이... 언제 올까??"

"아니.. 온다는게 아니라... 하여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