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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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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우연


BY 어둠의딸 2004-05-12

  민혁은 들어오는 비현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  평범한 여인은 아니였다.  건장한 사내를 수도로 내려쳐 쓰러지게 할정도라면 결코 평범한 여인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민혁과 비현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필연을 가장한 우연으로 자신들이 만났다는 것을 느끼고있었다.  서로의 반려다. 

  하지만, 비현은 남자에게서 켤코 여자를 소유물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거만한 남자특유의 동물적인 냄새를 맡았다.

  둘은 서로를 느끼면서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있었다.

  치명적이다. 치명적인 만남이다.

 

  " 앉으시죠, 서 민혁입니다.  "  민혁의 일어에 비현과 현영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 현영아 앉아라. 설 비현입니다. 여긴 제 친구 나 현영양"  그녀는 간단하게 말하고 쇼파에 앉았다. 

  "  무슨 일로 그러죠? "  현영이 호기심을 참지못하고 민혁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물었다.

  " 클럽에서 손님들이 피해를 보면 안되기에 저희측에서 오늘 일에대해 사과를 들입니다."

그의 말에 비현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대부분 그런일을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는 않을 텐대요, 제가 느끼기로 저기 서있는 사람 보통의 솜씨이상을 지니고 있어니까. 무엇인가 하실얘기가 있습니까?"

  비현의 말에 민혁은 말없이 서 있는 자신의 보디가드에게 현영을 대리고 나가라는 눈짓을 하자 그가 다가왔다. 

  현영은 민혁이 비현과 있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순가을 포착하고 말없이 이어나 보디가드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갔다. 

 

  두사람이 나가고 나자 민혁은 비현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가까이에서 보는 비현은 기내에서와는 또다른 느낌이였다.  매끄러운 피부와 투명하다못해 모든 것을 비출것같은 심안의 검은 눈동자, 푸른빚의 긴머리를 목에서 동여매고 있는 모습이 그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았다. 

  " 당신, 지금 느끼고 있지? 나와 같은 느낌, 비현당신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 왜일까?

결코 쉬운 감정이 안닌데, 어째서 당신에게 그것도 처음보는 당신에게 느껴야하지?"

  민혁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칼에 손을 뻗었다.  들꽃의 향기와 섬단같은 매끄러운 느낑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뱉어냈다. 

  "  손치워. 당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지만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  그녀는 민혁의 손을 쳐내면서 일어섰다.  하지만 민혁은 일어서는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 당겼다.

그 여파로 비현의 몸이 앉아있는 민혁의 무릎에 앉게 되자 일순 그녀는 당황했다.

  " 도망가나? 당신이 도망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마, 나 형영 그녀가 두일 그룹의 외동딸이더군. 당신 일본이름이 뭐지? "  그의 물음에 비현은 자신이 이름을 말하는 순간 영원히 이사내에게서 벗어 나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 당신에게 알려줄 맘 없어, 놔."  그녀가 일어서려하지만 그럴수록 민혁의 품으로 더욱 파고드는 형상이 될 뿐이였다. 

  민혁은 한팔로 비현의 두손을 거머쥐며 또다른 팔로 그녀의 뒷머리를 잡았다.  비현은 이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다가 올 수록 도망을 가고 싶지만 잡힌 팔과 멀리를 빼낸다는 것이 결코 싶지 않았다. 

 

  민혁의 키스는 여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차갑지도 않았다.  비현은 어느듯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열어 그를 환영하는 자신을 느끼고 경악하면서도 결코 그를 밀쳐낼 수 없었다. 

  민혁은 비현에게 키스를 하면서 한쪽팔을 놓아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그녀가 반항할 것이라 생각 했지만 어외로 비현 그녀는 자신의 키스에 응하고 자신을 열어주고 있었다. 

  비현은 자신의 허리에 닿았던 그의 손이 차츰 자신의 가슴을 감싸자 그제서야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각이 되었다. 

 

  민혁은 그녀가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알았다.  서서히 놓아 주면서도 비현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  사과할것이라고 생각하지마,  난 당신을 원해, 기내에서 보는 순간 무엇인가 느꼈지만 지금 느끼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군,  내일 저녘이나 하자.  데리러 갈테니 기다려. " 

민혁은 비현을 놓아주며 얘기를 했다.

  " 서 민혁씨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너무 앞서 가는거 아냐? 당신이 여태 만나던 여자들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버려, 난 만만한 상대아냐."  비현은 민혁의 자신감이 왠지 모르게 자신을 당혹하게 만들자 그와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  도망갈 생각 하지도마, 나가지 대려다줄테니."  비현은 그가 다가와 자신의 팔을 잡고 나가자 팔을 빼려 했지만, 그럴수록 그의 팔에는 힘이 들어가 자신의 손목을 마치 수갑을 찬듯이 꽉재는 것이였다. 

  그들이 나오자 현영이 다가왔다.  비현의 모습을 보며 현영은 친구가 천적을 만났음을 알았다.  한편으로 재미있고 한편으로 남자가 불쌍했다. 

  "  서회장님, 아니 민혁씨 비현이 길들이기 어려울텐데, 권투를 빌어요"  현영의 말에 민혁은 비현이 그녀의 한국어를 알아 들은 듯이 얼굴이 굳어 지는 것을 보았다. 

   비현은 친구의 말을 듣고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 보지만 친구는 빙긋이 비소를 짓고는 앞서 나갈 뿐이였다. 

 

 

  오피스텔에 도착하자 비현은 샤워를 하고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넣었다.  늦어 죄송하지만 현영을 만났다고 하자 할아버지도 더 이상 말씀은 하지 않았다.  머리를 말리기 위해 화장대에 앉아 드리이기를 틀자 어디선가 휴대폰이 울렸다.  비현은 자신이 아까 벗어놓은 청바지에서 나는 소리가 나자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전화기를 보았다.  자신은 아직 휴대폰이 없었다.  하긴 필요도 없었다.  질긴 밸 소리에 하는수 없이 폴더를 열었다.

  " 왜 이제야 전화를 받아. "  화가 났는지 민혁이 소리를 쳤다.

  " 제장 당신이 뭔데 신경질이야. "  비현은 그의 말에 화가 나서 쏘아 붙였다.

  " 이제부터 전화하면 즉각 받아 알았나?  젠장 한번은 애교로 넘어 가는데 이제 전화하면 잘받아 그리고 오피스텔을 아니까 도망갈 생각 아예하지도마. 마유끼 신지로양." 그의 마지막말에 비현은 헉하고 숨이 일순 막히는 것 같았다.

  " 어떻게 알았어요, 내이름"

  " 당신이 한국어 한다는 것도 알아, 당신 친구 현영이 말이야 신유, 그러니까 내 보디가드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야기 많이 했더군, 덕분에 당신에 대해서 내가 더 많이 알게 되었지만.  피곤 할텐데 잘자고, 내일 7시 까지 갈테니 준비해."  일방적으로 자신이 할만만 하고 끊기는 전화,   비현은 현영이 자신 앞에 있었다면 한대 쥐어 박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걸려온 전화에 대고 저 남자도 한국어로 얘기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비현은 침대에 누워서 서 민혁의 얼굴이 낫설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도데체 그를  어디에서 보았을까? 한번 보면 쉽게 잊어버릴 사람은 절대 아니였다.  조각상같이 깍아 놓은 듯한 이마에, 사람으로 하여금 거역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눈빛에,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 낼것 같은 단호한 느낌의 입술이 여자들로 하여금 그를 거역하기란 신을 거역하는 것 만큼 힘든 카리스마를 풍기고 있었다. 

  비현은 그가 나설지 않다는 것을 가슴 밑에서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