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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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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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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저 깊은 바다


BY 강지산 2004-02-05

"부산이 집인가요?"
병환이 먼저 입을 물었다.
"아니에요 놀러왔어요"
"네"
"일은 다 보셨어요?"
"아뇨 내일까지 해야됩니다"
"전 내일 올라가요"
"그러세요"
"전 서울이 집이에요"
"전, 인천입니다"
"네"
저녁을 마치고 둘은 약간은 차가워진 바다를 걷고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여자의 머리카락에서 쓸쓸한 기운이 보였다.
어색함을 쫓듯 여자가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묻질 않으시네요?"
"후 후 후 물어야합니까?"
"그건 아니지만..."
"저, 궁금한 게 있어요"
"뭔 데요?"
"아저씨 시요"
"네"
"그거보고 싶어요"
"별로 좋은 시 아닙니다. 보여 줄만큼"
"그래도 보고싶어요"
"음"
"보여줄 거죠?"
"......"
"조금 있으면 겨울인데, 아저씨는 결혼 하셨어요?"
"......"
"......"
"그만 가죠"
"벌써 요?"
"늦었어요"
"......"
여자가 가만히 따라온다.
"저 먼저 갈게요"
자동차 문에 키를 꽂는 병환의 등뒤로 여자가 말한다.


"제 이름은...... 혜란이에요"
"......"
"유 혜란"
"네"
"시 보여주세요"
"......"
병환은 차에 탔다.
혜란이 옆자리에 앉으며 두리번거린다.
"없네요? 노트요"
"네, 숙소에 있어요"
"네"
"그럼, 전. 먼저......"
천천히 혜란이 내리고 병환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인천에 돌아온 병환은 일과에 묻혀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신입 교육이다, 간부 교육이다 뭐다 해서 정말 바빴다.
벌써 부산에 다녀온 지 이 주일이 지났다.
"팀장 님? 전화 왔는데요"
팀원인 미스터 최가 알려준다
"누군데?"
"모르겠는데요. 여잔 데요"
"여자?"
"네"
"알았어"
"네, 전화 바꿨습니다. 오 병환입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근데 누구시죠?"
"벌써, 잊었어요?"
"저... 혜란 이 에요. 기억나요?"
"혜란. 글쎄요?"
"서운해라. 부산에서요. 몰라요?"
"아!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세요?"
"기억하시네요?"
"네, 기억합니다"
"시간 있어요?"
"지금 바쁜데요"
"그래도 시간 내주셔야해요"
"저 지금 아저씨 회사 빌딩 밑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