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보름이 조금 넘었다
여전히 발전이의 다리는 딱딱한 깁스로 완전무장 되어있고
나는 매일 밤마다 달보고 운다
처음에는 그럭 저럭 큰 사고 아님을 다행이라 여겼는데
새하얀 깁스의 색깔이 바래가듯
내 마음도 이젠 처음 처럼 맑지가 못하다
사고덕에 신혼 여행도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변한 거라곤 단지 발전이와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뿐..
오히려 결혼 전이 훨씬 좋았다
지금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차리고
회사까지 발전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저녁이면 또 다시 저녁 차리고
집청소도 해야 하고
이게 뭔가~
오히려 일은 배로 늘고, 몸은 고단하고, 밤은 서럽게 길고
사랑을 쟁취한 댓가 치고는 너무 혹독한 맛을 보고 있었다
한 두 차례 발전이가 곁에 다가 오기도 했지만..
뭔 일이 닥칠지 몰라 절대 거부를 행사했다
항상 돌발 상황을 몰고 다니는 놈이라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보냈다
뼈가 붙는 데는 사골이 최고 라고
들통으로 보내주는 사골국도 이젠 넌덜 머리가 난다
애 낳은 산모도 아니고
발전이네서 또 우리집에서 번갈아 가며 고아주는 사골덕에
신혼 집에서 나야할 깨소금 냄새는 맡아 볼수도 없고
비릿한 내음만 진동을 한다
<도희야~ 힘들지? 나 때문에..>
<괜찮아.. 조금만 고생하면 되는걸 뭐>
<내가 깁스 풀면 집안 일이고 뭐고 다 내가 할께>
<니가? 그럼 지금 좀 해주지..>
<지금? 나.. 아직은 환자잖아>
<환자? 야!! 너 발 다쳤지 손 다쳤냐?>
<그래도..>
차라리 말을 말지 한마디 한마디가 다~ 얄밉다
그동안 봉사 아닌 봉사를 하게 됐지만
여지까지 노력한 봉사가 물거품이 될까봐 참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오늘 드디어 발전이의 깁스를 푸는 날이다
복숭아 뼈는 발을 자주 디디는 곳이라
보통 많이 더딘 편인데..
발전이는 다행스럽게 잘~ 붙었단다
하긴 꼼작도 않고 맨날 주는것만 낼름 받아 먹으며
거의 드러 눕다 시피 했으니 잘 붙고도 남겠지..
{이발쩐~ 봉사도 오늘로써 쫑이다 흥~}
깁스를 푼 발전이의 다리는 눈에 띄게 차이가 졌다
한달 뿐이 였지만 깁스한 다리 살이 엄청 빠져있었다
<너 다리 진짜 볼만하다>
<걱정마~ 운동하면 금방 살 붙어>
<그래?>
<그럼~오늘 깁스도 풀렀는데 우리 외식할까?>
<조오치~~>
결혼 하고 나서 처음으로 갖는 외식이였다
샹드리아가 멋진 레스토랑
입구에서 부터 흘러나오는 G선상의 아리아
와인 한잔 곁드린 부드러운 T본 스테이크
그간 누리지 못한 기분도 맘껏 즐기고
그리고 나서 느즈막히 집에 들어왔다
사실 깁스를 푸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기분이 들떠 있었다
뭐 밝히기 좀 그렇치만 오늘이야 말로 첫날밤을 보낼수 있을 꺼란 생각에
서로가 흥분을 하고 있었다
발전이도 역시 나랑 같은 기분인거 같았다
운전을 하면서도 내심 콧 노래를 불렀고
한 손으로 내 손을 조물락 거리며 간지럼을 피기도 했다
나 역시.. 싫지 않았고 이어지는 이 기분을 계속 간직하고 싶었다
드디어..
우리가 역사적인 잠자리에 들 시간
너무나 오래 동안 기다려 온 시간 인지라
나도 발전이도 서로 홍홍~ 거리며 베시시~ 웃기만 했다
<불 끌까?>
<응~>
형광등을 끄고 침대 옆에 있는 전등에 불을 켜자
야시시~ 한 분위기가 연출 됐다
발전이는 벌써 흥분을 한거 같았고
나도 가슴이 뛰는게 얼굴마저 화끈 거림을 느꼈다
<사랑해 도희야~>
<나두 사랑해>
그리고 나서 약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난 아무 죄도 없는 이불만 쪼끔씩 잡아 당기며 서먹한 이 분위기를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발전이가 조용히 나를 안아 주었다
{역시~ 남자였구나 이 발전}
넓은 가슴에 홍조된 얼굴을 뭍고 발전이의 고동치는 심장 소리를 듣고 있었다
천천히 머리를 어루 만지는 손길이 느껴졌다
심장 소리와는 다르게 그 손은 서두르지 않았다
내 머리칼 부터 목 뒷덜미 또 등으로 입을 맞추며 천천히 애무를 해 주었다
처음 느꼈던 발전이의 손길은 이내 따뜻함이 베어났고
등에서 배 안쪽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벅지에 닿는 것을 느꼈다
위에서 아래로 훑어주는 손길..
머리칼이 쮸삣 설 만큼 황홀했다
부드러운.. 그러면서 약간은 건조한 그런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살짝 입술을 벌려 다가온 발전이의 입술을 받아 주었다
타액이 감미롭게 내 입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한 손으로 흘러내리는 내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고
누가 먼저 랄것도 없이 우리는 딥 키스를 나누었다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나서
더 이상의 컨트롤이 안되는지 급하게 옷을 벗기 시작했다
약간은 소름이 돋아 있는 발전이의 맨 살을 만질수가 있었다
호흡이 가빠지면서 아드레 날린이 뇌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발전이의 손길에 나는 내 몸을 맡겼다
젖혀진 고개 뒤로 다시한번 뜨거운 입술이 목 기둥에 닿았고
봉긋 하게 돌출된 내 가슴위로..
가는 솜털이 솟아난 그 사이 사이로
천천히 애무를 해 주었고
그리고 나서 우리는 한 몸이 될수 있었다
내심~ 첫 관계가 허무하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이런 내 걱정은 다행이 발전이의 세심한 배려 덕에
통증이 따르긴 했지만 견딜수 있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발전이와 나의 사랑 행각은 밤이 새도록 지속되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너무 애틋한 .. 내 남자의 품에서 나는 오래도록 사랑을 맛 볼수 있었다
행복한 나의 첫 날밤을..
<발전아~ 일어나~ 출근 안해?>
<5분만.. 아니 10분만..>
<너 이러면 지각이야.. 지금도 많이 늦었어>
<그럼 너 먼저 나가>
<야~ 이 발쩐~ 너 안 일어날래?>
<5분만.. 5분만 더 잘께>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쓴 발전이의 모습이 마냥 귀여웠다
<그럼 밥 차릴때 까지 만이야>
<알았어 다 하고 나서 깨워>
아직은 솜씨 없는 음식 이지만 내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해서
아침상을 차려 주었고
어린 애를 달래듯 더 잔다는 발전이를 깨워 아침을 함께 하고 출근을 했다
<이따가 데릴러 올께 오늘 밤도 알지?>
<아이~ 몰라~>
나는 너무 부끄러웠고 지난 밤이 생각이 나서 얼굴이 금방 홍당무가 되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꾸만 아래가 간질 거렸다
이거 손을 델수도 없고
남들 보는 이목도 있고
화장실에 가서 괜시리 마렵지도 않은 소변을 보러 가는 것 처럼
들락 달락 하기만 했다
{왜이러지? 미치겠네..}
보통 첫 잠자리를 하고 나면 통증이 있다고 했는데
나는 통증보다 가려워서 미칠꺼 같았다
가려움 때문에 병원을 간다는 것도 그렇고
참자니 환장할꺼 같고
하루종일 이 가려움과 전쟁 아닌 전쟁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로 달려 들어갔다
옷을 벗고 내 중요 부위를 자세히 봤다
<이.. 이럴수가.. 이게 왜이래? 이게 뭐야? 도대체 왜 이런거야?>
벌겋게 부어오른 내 중요한 곳을 보고 나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첫 잠자리를 하고 나면 원래 이런가?}
별별 생각이 다 들고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화장실에서 꽁꽁 거리고 있는데..
<야~ 빨리 나와 빨리>
<아.. 알았어>
옷을 급하게 챙겨 입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뭐 하는게 그렇게 오래 있는거야?>
<아.. 아니야..>
이런 저런 말도 못하고 화장실에서 나와 혼자 쇼파에 어두운 얼굴로 앉았다
그때였다
<악~~~~~>
심상치 않은 발전이의 소리가 들렸다
{또 뭐야!!}
허둥지둥 잰 걸음으로 다가가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왜그래?>
내가 문을 열자 발전이는 급하게 옷을 올리고는 몸을 돌려 나보고 나가라고 한다
<뭔데 그래? 왜 그런데? 옷은 왜 벗었어?>
<그.. 그게.. 아무것도 아니야 .. 문 닫고 빨리 나가 있어>
<너 뭘 숨긴거야? 뭔지 말해봐!!>
<암것도 아니라니까..>
나는 얼머부리는 모습이 이상해서 뒤돌아 있는 발전이의 몸을 홱~ 돌리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바지를 확~ 잡아 내렸다
어머나~세상에나~ 세상에나~
나는 정말 재 때문에 죽을 맛이다
어제의 그 밤을 위해 선배한테 무슨 스프레이라나 그런 성인용품을 얻어서
그걸 잠자리 갖기 전에 고기에.. 고기에.. 뿌렸단다
인증 되지도 않은 불량 용품으로
엄청 중요한 그 거시기가 하얗게 살갖이 다 벗겨졌고
나는 그 때문에 질염이 생긴 거 였다
<너..너.. 이 발쩌언~~~~~~~ 내가 정말 너 때문에 못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