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로 인생을 내 이름 처럼 도도하게 살고 싶었다
근데 발쩐이를 만나고 부터 도도한 내 이름에 먹칠을 당하고 산다
프로포즈 까진 너무 좋았는데..
진짜 가슴 뛰며 그 순간 즐겼는데..
내게 그런 흉한 꼴을 보여줄 줄이야..
사랑이고 나발이고 오점을 남긴 이상 더 이상은 정말 더 이상은
내 자존심이 용서치 않는다
사랑이고 뭐고 그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 모조리 안보고 살꺼다
두고 두고 내 얼굴 상상하며 웃을꺼란 생각만 하면..
아~ 상상하기도 싫다
매번 술안주에 씹힐 화재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그 자리에 있지도 않겠지만 벌써부터 얼굴이 화끈 거린다
창피하고 쪽팔려서 어찌 그 수모를 감당한단 말인가
나 도도희 자존심 하나로 28년을 버틴 여잔데
더 이상의 수모는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이 도도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상황 종료 하는 수 밖에
이미지를 빛날때 유지하고 간직하리라
잠시 구겨지긴 했지만 이쯤에서 회복면 된다
사랑이 대순가?
잊으면 그만이지..
잊는게 대순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테지..
까지껏 잊어버리자 여지껏 뭐 사랑없이도 잘도 버텼는데 뭘~
근데..
안보고 살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할꺼라 생각했는데..
사랑이 뭔지.. 안된다 비참하게 그게 안된다
정말 자존심 팍팍!! 상한다
발전이가 전화로 그렇게 빌고 애걸 복걸해도
가차없이 외면했던 난데..이젠 내가 매달려야 할 판이다
요놈이 계속 날 달래줄꺼라 확신했지만 몇번 전화하고 찾아오는 시늉만 하고
이내 포기를 한거 같다
아~ 나 왜이러냐
내쪽에서 매달릴꺼 생각하니 진짜 미치겠다
전화를 해? 말아?
이런 식으로 머리쓰기 싫은데..
잠시 바람이나 쐬야겠다
잡지책이라도 보면서 기분전환이나 할셈으로 외투를 입고 집을 나섰다
우리 동네는 주택가 이긴 하지만 상가들이 형성되지 않은 관계로
책을 빌리려면 대로변에 있는 아파트 상가까지 나가야만 했다
{여러가지 불편하게 하는 구만..}
쫄래 쫄래 잰 걸음으로 책 대여점 있는 곳으로 외투를 바짝 웅켜 잡고 걸어갔다
근데!!!!!!!!!!!!
눈에 익은 뒤통수가 보인다
{저거저거.. 저 뒤통수 많이 보던 뒤통순데?????}
나는 전방 30M에서 부터 뚫어지게 그 눈에 익은 뒤통수를 쳐다봤다
{어라? 저 옆에 있는 뒤통수 저것도 눈에 익은데..}
나는 더욱 빠른 걸음으로 그 두 뒤통수를 더욱더 뚫어지게 쳐다 아니 꼴아봤다
{이럴수는 없다..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그 눈에 익은 다른 뒤통수는 다름아닌 마구희의 뒤통수였다
정말로 자존심은 둘째치고 서러워서 못살겠다
어째 연락이 없다 했지..
몇일이나 됐다고
그세 마구희랑 만난단 말인가
책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마음 같아선 정말 그 두 사람 앞에 떡~하니 서서 눈을 부라리며 째려보고 싶었지만
아니 아니 발전이의 뺨과 구희의 뺨 까지 갈겨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까지 하면서 내 존심을 구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책을 빌리러 가던 발걸음의 방향을 바꿔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마구 달렸다
숨이 차고 가슴이 터질정도로 집으로 마구 달렸다
대문을 닫고 내 방으로 쿵쾅거리며 들어와서 이불을 덮어 쓰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도희야~ 왜그래?"
거실에서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엄마가 방으로 따라 들어온거 같다
"엄만 몰라도 돼"
"뭔데 그래? 왜그러는 거야? 무슨일 있어?"
"엄만 몰라도 된다구 나좀 그냥 내 버려둬~~"
"아니 뭐 때문에 그러는데 엄마한테 말좀 해봐"
"싫어 말하기도 싫어 자존심 상해"
"그럼 왜 우는건데 말좀 해봐 응? 도희야~"
"말 안해 나 혼자 있게 해줘 "
엄마는 거의 좆겨 나다 시피 방을 나가셨다
한참을 울고 나니 어느정도 안정이 됐다
그리고선 서서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내 이 년놈들을 가만두지 않을꺼야
마구희 요년 남자들 앞에서 항상 내숭만 까고
내가 니년 실체를 다 불어 버릴테다}
순간 야비한 생각까지 들었다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되서 어떤 결론을 냈다가도 또 다시 번복하고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올라 머리를 또 굴려보고 ..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발전이한테 전화를 걸기로 마음을 먹었다
{좋아~ 이 발쩌언~ 너 죽었어}
수화기를 들고 발전이의 핸드폰으로 차근 차근 번호를 꾸욱 꾸욱 눌렀다
<여보세요~>-친절한 음성이였다
<...............>
<여보세요옷~>-약간 짜증난 목소리였다
<...............>
<여보세욧!!!!!!>-승질난 목소리였다
<발쩐아~>-애절하게 튀어나온 내 목소리
아~이게 아닌데.. 이렇게 말할려고 한게 아닌데..나도 모르게 발전이의 목소리를 듣는순간
이름을 처량하게 불러 버리고 말았다
<도희?>
<응... 나 도희야>
<왠일이야? 무슨일 있어? 이시간에....>
내가 듣고 싶었던 목소리.. 이 말투..
근데..갑자기 돌변한다
<너무 늦었다 나중에통화하자>
이판 사판 공사판이다
<발쩐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앙앙앙~~~>
나 이럴려고 했던게 아니였는데..
그만 눈물이 주책맞게 흘러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발쩐아~ 나 너 없으면 안될꺼 같아... 용서해줘.......... 발쩐아아~~~~~~~>
하며 거의 죽자살자 매달리며 속내를 까발렸다
다행이 그 이후로 발전이는 내게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도도한 내 인생에 숨기고 싶은 최악의 상태로
간직하고 싶진 않치만
그럴수 밖에 없는 추억으로 장식하고 말았다
그날 이후로
발전이는 두번다시 마구희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구희에게 여러차례 전화가 왔다고 하지만
어떻게 피했는지 만나는 낌새를 느낄수가 없었다
아~~~~~~~~~
사랑이 뭔지..
도도희~ 꼴 좋다 꼴 좋아
하지만..
사랑을 다시 찾아 행복하다
이젠 발전이랑 다시는 싸우지 말아야지
고개숙이는 일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하니까
다시~~~~는 이런일은 없을꺼다
내가 누군가
도 도 희 아 닌 가
참말로 사랑이 뭔지..
내가 먼저 매달릴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