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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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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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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BY 이마주 2004-09-21

 

미은이는 계속 전화를 받지않았다.

화가나도 무척 많이 모양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서운함이 일었다.

 

집안을 왈칵 뒤집어 놓은 동생의 가출사건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서 연락이 안된 것을 가지고 이렇게 화를 줄은 몰랐다.

전화도 이메일도, 심지어는 가게의 알바까지 며칠을 쉬고있었다.

 

웅주형이 지나칠 정도로 나에게 많은 호의를 베풀고있는 것을 알기에 어느정도 병석이의 일이 수습된 지금은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미안함으로 느껴졌다..

그래도 오늘은 일시작전에 미은이의 집으로 찾아가 봐야할 같았다.

 

영화에서 처럼 아버지와 병석이의 문제가 시원스레 해결되길 바란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나 병석이가 조용히 신경전을 오래 벌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다행스레 학교문제는 특별활동 기간으로 처리가 되어 문제가 없었지만 오히려 예상밖으로 훨씬 긴장감이 생겨난 아버지가 동양화를 하겠다는 동생의 말에 동의하지 못하시기 때문이었다.

곧 있으면 병석이의 레슨이 끝나기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돌아올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감정은 몹시도 불편해져 계셨다.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자주 집에 들락거리고 있었던 나로서는 아버지의 결정에 반감도 혹은 동질감도 느끼며 선생님과 모처럼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처음엔 유산의 소식에 제자이며 아들이기도 나에게 몹시도 부끄러워 하셨고 많이도 우셨다.

항상 그렇듯 모든 갈등엔 끝이 있는 처럼 난처하도 서로에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선생님과 나의 자리를 가까이 만든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는 오래도록 소파에 앉아계셨다.

병석이가 전화로 꽤나 조른 모양이다.

아버지입장에서는 동양화를 하려는게 병석이가 현실도피의 방식으로 채택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으신 모양이었다묘하게도 녀석이 그림에 취미를 가지게 시점이 성적이 불안스럽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때였기에 공부에 대한 불안감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스스로 합리화 시키는 느낌을 받으시고 계시다고 하셨다..

 

"병근이 너랑도 진로 문제 땜에 많이 어려웠던 , 너도 알지? 그래도 기대에 어긋나게 하진 않아서 아들이지만 고마웠었다."

 

아버지는 다행스럽다는 얼굴을 하셨지만 마음은 다시 출렁거렸다.

아직도 당신은 선택이 잘한 거라 여기시는 모양이었다.

내가 군에 자원했는지 어떻게 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아버지는 모두 잊으신 모양이었다.

난처한 낯색을 오히려 선생님이셨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떻게 해요? 병근이가 사실 적성이랑 진로을 놓고 얼마나 고민하고 괴로워 했는지 잊으셨어요? 군에 그렇게 빨리 것도 이유가 있었던 아시는 분이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

 

"그래도 말을 들은게 한거 아닌가? 아직 복학을 안해서 그렇지, 이제 졸업만 해봐. 다른 보다는 훨씬 직장잡기도 수월할테니."

 

"아버지..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면…."

 

갑자기 휴대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미은이였다.

아버지의 어리둥절한 얼굴을 뒤로하고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여보세요? 미은아?"

 

동안 숨소리만 들릴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역시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을 알았지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데에도 머리속으로 진땀이 송글송글 맺혀지기 시작했다.

주머니에 넣어놨던 담배를 입에 물고 참을 피우고 있은 다음에야 미은이의 목소리를 들을 있었다.

 

"~ 오빠 어디야?"

 

", 잠깐 집에 왔어. ?"

 

"나도 집이야.."

 

"안그래도 조금 있다가 너희 집에 갈려고 했어."

 

말이 없었다.

 

"… 우리 집에 오려고 했던 사람이 아직도 오빠집에서 떠났단 거야? 바에는 출근안해? 이제 시간이 얼마나 남았다고…"

 

맞는 말이었다.

사실 미은이네 집앞으로 갔다가 다시 바로 갈려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동생일 때문에 아버지랑 그랬어. 지금 빨리 갈께. 얼굴만이라도 보자."

 

미은이의 불규칙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많이 생각해 봤는데 우리 당분간 안 만났음 좋겠어."

 

"?"

 

"그냥… 당분간 그러는게 좋겠어.그럼 끊어."

 

일방적인 통고였다.

곧이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전원을 꺼놓은 상태였다. 가슴이 답답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미은이를 좋아하고 미은이도 좋아하는데, 단지 며칠 일이 있어서 소원했던게 이런 전화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미칠듯이 억울한 마음이 들게 했다.

 

인터폰을 눌렀다.

 

"병근아, 집밖에서 인터폰을 하니? 어서 들어오렴."

 

"선생님, 지금 가봐야 하거든요.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

 

길로 지하철 역으로 뛰어갔다.

미은이의 집까지 꼬박 40분이 걸렸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나를 붙들고 방문자 명단을 작성하는데 5, 일층까지 엘리베이터가 내려와서 미은이네 까지 올라가는 기간이 4.

전화를 끊은지 49 만에 미은이의 집앞에 서있다.

 

보안경이 뚫린 아파트의 문앞에 운동화를 신은 발을 통로에 디디고 서있었다.

집이라고 했다. 미은이는…

문뒤에는 미은이가 있는 것이다.

시계를 봤다.

아무런 움직임도 갖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곳에 서있은지 3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52분이 넘어가고 있다. 미은이의 목소리를 들은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가 않는다.

이미 셔츠는 땀으로 젖어있었고 몸은 점점 평형 감각을 잃고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손을 들어 초인종을 누르려는 순간 ,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앞집 사람인듯한 사람이 훝어보며 문을 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다시 빨려들듯 속으로 들어갔다.

멀미가 났다.

일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바닥에 쓰러지듯 앉았다.

 

"바보, 바보, 바보"

 

머리를 벽에다 쿵쿵 박아대었다.

일층에 도착한 승강기 문이 열리고 아까 경비아저씨가 불안한 시선으로 본다.

 

"학생, 왜그래? ?"

 

아무 말도 하지않은채 나는 전철역으로 뛰어간다.

아까 처음 우리집앞에서 미은이를 향해 뛰어갈때는 일초라도 빨리 그애를 보고 싶어서 갔던 것인데 결국 곳에 가서 미은이를 만나지 못하고 이렇게 도망을 치고 있었다.

무엇으로 부터?

미은이가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 말은 머리속을 온통 수갑으로 채워놓은 , 거역하기 어려운 이미지로 박혀버린 기분이었다.

 

땀으로 범벅된 들어선 바에서 반긴 Sunny누나였다.

누나는 허부적거리며 들어선 보고 몹시 놀랬고 바텐에 고개를 박고 숨을 헐떡거리는 나에게 물을 가져다 주었다.

 

"병근아, 무슨일이야? 세상에 온통 땀에 젖었네? 왜그래? 해봐.."

 

"누나…. 미은이가 당분간…. 만나지 쟤요. "

 

누나는 나지막이 '저런' 이라고 말하고는 이내 말이 없어졌다.

참을 그렇게 바텐에서 실성한 사람처럼 누어있던 나에게 누나가 잔의 칵테일을 만들어 왔다.

 

" 바텐더 일을 하면서 말이야. 알렉산더라는 칵테일이 마음에 들었어. 이거 영국 에드워드 7세가 결혼기념으로 왕비인 알렉산드라에게 헌사한 술이라고 하더라.. 향도 좋고 달콤하고, 근데 병근아, 내마음을끌었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사람을 위한 술을 만들었다는 왕의 마음때문이었어. 무언가 특벽하고 그녀만을 기리기 위한 일을 하려고 했던 남자의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마음..

가끔은 여자들은 그런 낭만적 환상을 갖게되기 마련인가봐. 온건히 남자가 나만을 바라보고 , 나만을 생각하고, 나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를… "

 

눈을 들어서 누나를 바라보았다.

누나의 눈빛에서는 뭔가 아련한 아쉬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미은이의 맘을 조금은 상상할 있을거 같아. 동생일로 숨가쁘게 힘들고 바쁜 동안 누구보다도 걱정한 미은이였거든. 날마다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근데 니가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다음에도 미은이가 우선이였다기 보다는 가게일을 걱정하는 모습에 아마 많이 속이 상한 같아. 미은이가 당분간 보지말라고 진심이 아닐거야. 그건 ..오히려 자길 많이 바라봐 달라는 아닐까?"

 

"누나 그런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었던 사람같아요, 그래요?"

 

Sunny누나는 웃었다.

 

"많았지. 웅주씨한테 우리는 그저 사람을 같이 추억하는 동지일 뿐이라고 말할 때 마다, 시간동안에도 한결같이 말을 웅주씨가 부인하길 바랬었었어..

그럼 이해할 있겠니? 병근아, 마음이 향하면 그걸 믿어봐.

미은이랑 , 정말 좋은 연인으로 함께 성숙할 있을거 같아.

이제 니가 미은이를 감싸줄 때가된거 아닐까?"

 

미은이의 마디에 모든 사고체계가 마비된 그저 맥없는 바보로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왔었다.

하지만 여자들의 마음은 역시 여자들이 아는 모양이다.

그저 애의 말을 고지 곧대로 들었는데..

역시 바보같은 녀석이다.

알렉산더를 앞에 두고 벌떡 일어났다.

 

"병근아, 와그라노?"

 

웅주형이 어느새 가게에 내려와 있었다.

 

", 오늘 하루만 봐줘요. 지금 미은이한테 가요. 내가 사랑하는 미은이 한테요. , 고마워여. 누나같은 사람이랑 연인이 거요. 지금 간다구요."

 

뒤에서 어리둥절한 웅주형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들을 수가 없었다.

이번엔 다시 가서 미은이를 안아줘야 겠다. 미은아, 기다려.

 

 

 

알렉산더(Alexander)

 

브 랜 디 …………………… 30ml

크림드 카카오 화이트 …… 30ml

크림 ………………………… 30m

 

쉐이커에 재료를 넣고 잘 흔들어(Shake) 칵테일 글래스에 걸러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