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맹견사육허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42

아직도 테리우스 8.


BY 영악한 뇬 2003-11-15

 

 

 

..하고 담배 연기를 불어 내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속이 메스껍기도 했다.

 

소줏병을 이빨로 따서 단번에 들이켰다. 벌컥 벌컥. 소주한병을 숨도 쉬지

 

않고 다 마시고 나자 정신은 말짱한데 아니 더욱 또렷한데..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내 몸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위로 덜썩 쓰러졌다

 

 

 

히죽 히죽 웃음이 나왓다가

 

이내 그 웃음은 눈물로 변해 흐느끼기 시작했다.

 

 

혈연의 감옥. 떠날수도 끊을 수도 없는 혈연의 감옥 가정. 부모. 형제.

 

우리집은 원수들이 모인곳일까?.

 

왜 그렇게 끊임없이 으르렁 대는 것일까?.

 

국민 학생일때부터 보아온 부모의 폭력. 폭언.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싸움이 멈추게 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나는 미쳤어………….흐흑………..미…….치…………싶어………흐흐흑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으면 좋겠어………………엄마]

 

 

나는 말인지………눈물인지 ……..웃음인지 알 수 없는 기이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겨우 한쪽 팔을 들어 올렸다.

 

내가 엄마를 불렀던가?..

 

엄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에 나는 엄마를

 

불러댄 것 같다

 

엄마………

 

삿갓등이 쌓인 전구 아래로 허옇다 못해 시퍼렇게 보이는 내 가느다란

 

팔목이 보였다.

 

가느다란 팔목.

 

내 팔목이 너무나도 가느다랗다는 사실에 또 한번 눈물이 펑펑 솟아져 나왔다

 

 

나 역시 태어났을때는 저토록 죽을동 살똥 싸워대는 저들도 잠시 싸움을

 

멈추고 생명의 경이를 느끼며 나를 사랑했을 테지.

 

그러나. 지금은 의지할곳도 내 괴로움을 털어 놓을 곳도 없다.

 

내 몫의 사랑은 누가 훔쳐내 태워 버린 걸까?.

 

 

난 마치 바다 한 가운데 아무도 찾지 않는 섬 처럼 혼자 버려져 있는 것이였다.

 

이 지구상에 단 한명이라도 내가 이 어두운 지하실 속에서 내 20대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사랑하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그러나 . 사람은 결국 혼자 죽는다.

 

 

 

 

눈물은 마치 고장난 수도 꼭지 처럼 쉴새 없이 흘러나왔다.

 

나는 이빨을 사용해 내 왼쪽 손목을 고무줄로 묶었다.

 

모든것이 무중력 상태처럼 휙휙 그렇게 움직였다.

 

 

오른손으로 면도날을 치켜 올렸다.

 

어두운 불빛 아래로 면도날이 서늘하게 드러났다.

 

내가 지금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석윤아………..네 노래 소리가 듣고 싶다. 그러면 살고 싶어 질지도 몰라

 

석윤아……….마이크를 잡고 내 영혼을 태워 버릴 듯 노랠 부르는 네 모습이

 

보고 싶다.

 

석윤아 ………넌 날 아니?. 늘 히죽거리며 실수연발에 철없는 짓만 하고

 

다니는 내 진짜 모습을 아냐구?.

 

석윤아 ………내가 죽으면 넌 날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할까?.

 

엄마…….불쌍한 여자. 왜 그렇게 맞고 살아?.

 

엄마……어리석은 여자. 왜 헤어지지 못해?. 우릴 위해서라고?.

 

난 그걸 믿지 않아.

 

아버지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내 입안으로 개 자식이라는 세단어가 맴돌았다.

 

 

그것으로 마치 내 오랜 의식은 정지 되는 듯 나는 넋을 놓고 그 면도날을

 

바라 보고 있었다.

 

나는 면도날을 오른쪽 손목위로 가져가 살며시 칼끝을 피부위로 눌러봤다.

 

아프다

 

아직도 아픔이 남아 있다.

 

술에 취하고 담배에 취했지만 내 몸은 , 내 살은 아픔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아픈데……이 조그만 상처에도 아픈데어떻게 내 팔목을 그을수 있어?.

 

바보 빙신..바보..빙신…….난. 죽을 용기도 없다.

 

아니야!!

 

순간 핏줄 속으로 암모니아 같은 독한 분노가 부글 부글 끓어오르며

 

내 관자놀이를 향해 맹렬히 돌진햇다

 

나는 왼손에 잡은 면도칼을 내 오른손 손목을 향해 힘껏 내려 쳤다

 

 

초점을 잡을 수 없는 내 시선은 허공에서 맴을 돌고 있었다. 윙윙윙.그리고

 

나는 그대로 탈진 된 채 눈을 감았다.

 

 

 

 

 

 

 

………………..똑………………………………………

 

얼마나 지난 걸까?. 어디선가 물 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 소리에 눈을 떳다. 춥다. 너무 추워 이빨이 딱딱 부딫혔다.

 

한 여름 밤에 이토록 춥다니 이상 기후임에 틀림없다.

 

나는 내가 자살하려 했었음을 기억해내고는 내 손목을 보았다.

 

심하게 벌어졌군.

 

살과 살 사이로 뼈와 핏줄이 보였다.

 

 

언제부터 피가 흘렀는지 이미 피는 응고되어 이곳 저곳에 흥건히 핏자국을

 

남겨 놓고 있었다.

 

이렇게 피가 많이 흘렀는데 다행히 죽지는 않았네.

 

나는 벌떡 일어나 아직도 손목을 자를때의 고통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고양이 언니의 작업실을 나왔다.

 

왼손으로 오른손 손목을 움켜쥔 나는 추위에 벌벌 떨면서 거리를 걸었다.

 

도시의 끝으로 아침의 태양이 붉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태양은 내게 희망을 말하려는 걸까?.

 

 

 

 

어디로 갈까?. 따듯한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집의 따듯한 아랫목이 생각났으나 연이어 아버지의 고함소리 엄마의

 

우는 소리가 한꺼번에 그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 다시 들어갈 순 없어………..

 

 

갈곳이 없다. 참. 웃기는 소리다. 갈곳이 없다니. 사생아도 아닌 내가 갈곳.

 

가고 싶은 곳이 없다니.

 

나는  내 꼴에 한심해 하면서 통증이 이는 팔목을 떠올렸다.

 

그렇지.일단 약국으로 가서 ,

 

바로 눈앞에 약국이 보였다. 부지런히 약국 문을 여는 약사가 보였다.

 

[ 저,,,]

 

약사는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씩 웃고는 약국으로 들어갔다.

 

나는 약사를 따라 들어갔다.

 

[ 일찍 일어났네 왠일이냐 군대 갔다 오더니 사람이 달라졌나 보네 ]

 

약사는 내 머리 너머 누군가에게 그렇게 말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 저 녀석은 그때 술집에서 이제 복학했다고 말하던 덩치가 어마어마했던

 

이 창원?!

.

[ 아침은 먹고 나온거야?.]

 

[ 네. 약국 잠시 맡기고 들어가서 식사하고 나오세요. 이런 이른 시간에는

 

손님도 없쟎아요 ]

 

[ 그래 안그래도 그럴려구]

 

약사는 돌아서 들어가려다가 창원에게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 니가 예전처럼 다시 돌아 와 줘서 엄만 너무 기뻐 ]

 

! 엄마. 저렇게 소곤 소곤 다정하게 말하는 저 젊고 이쁜 여자가 엄마?.

 

이 창원과는 전혀 닮지 않았네!

 

빙그레 예쁜 미소를 짓고는 방으로 들어가는 약사를 보면서 나는 프론트로

 

나와 섰다

 

[ 저저 기억하세요?. ]

 

………”

창원은 나를 빤히 보았다

 

창원의 얼굴에서 고통스러운 표정이 언듯 스쳐간 것 같은데 이내

 

아무런 표정 조차 실리지 않은 눈으로 빤히 그야말로 허공을 보듯 무심히

 

나를 보았다

 

[ 뭐..기억 못해도 할 수 없고. 술집서 만났으니 뭐 할말은 없죠 붕대랑

 

약좀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자랑스럽게 내 잘린 손목을 불쑥 내밀었다.

 

 

상처를 보는 창원은 조금도 놀라지 않은 채 잠자코 내 손목에 붕대를 감아

 

주었다 아주 천천히 꼼꼼하게

 

[ 돈은 ..]

 

끝을 흐리는 내말에 창원은 그냥 씨익 웃기만 했다.

 

[ 그럼 . 학교 작업실에서 뵙죠 . 고맙습니다]

 

꾸벅 . 창원에게 인사를 하고 약국을 나왔다.

 

 

 

얼른. 학교로 가서 석윤이를 봐야 할 것 같았다

 

미안하다고 어제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물어 보고 싶었다.

 

 

 

2학년 작업실로 불쑥 들어선 나는 정순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내심 놀라 멈칫 하는데.정순은 아무말도 없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이젠 돌보듯 하기로 했냐?. 그게 나 한테는 편하긴 하지만………

 

수업 중이였다. 그런데도 석윤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 비상 ] 동아리에 있나?.

 

동아리로 가기 위해 돌아서 나오는 내 뒤에 창원이 서 있었다.

 

그 참여태껏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사람이. 왜 자꾸 부딪히는 거지?.

 

[ 수업 안 들어가세요?. ]

 

[ 너는 왜 안 들어가?.]

 

[ 전 잠시 가 볼 곳이 있어서 ]

 

[ 그래 부지런히 다녀라 시간도 별로 없는데………..만나고 싶은 사람 실컷

 

만나야지]

 

[ 네?. 시간이 없다니요]

 

무슨 시간이 없다는 거야?.

 

누구한테 시간이 없다는 거야?.

 

창원은 씨익 웃으며 돌아서 3학년 작업실로 들어갔다.

.

녀석 정말 알다가도 모를 놈이야……..

 

 

 

[ 비상 ] 동아리 문 앞에 와서 서자. 아니나 다를까 석윤의 노래 연습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빼꼼 문을 열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노래 연습을 하던 석윤과 눈이 마주쳤다 싶은데……..석윤은 눈길을 돌렸다.

 

……! 이런 화났나 보다.

 

다시 문을 열고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쩌지.어쩌지………..

 

다시 가슴이 뛰고 혼란스러웠다.

 

그렇다고 내 시선을 외면할건 뭐람……….

 

가슴속으로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 동안 동아리의 문이 열리고 석윤과 비상의

 

멤버들이 우루루 나왔다

 

[ 서……석윤아! ]

 

나는 석윤을 불렀다

 

 

석윤은  뒤로 잠시 돌아보더니. 내 얼굴을 보고도 나를 외면하고 지나쳤다.

 

화내지마.석윤아……..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내게 화를 내도 너만은 그래선

 

안되.

 

내가 살수 없어…….

 

그 자리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상실감이 밀려 왔다.

 

 

갑자기 세상이 귀챦아 진 나는 터벅 터벅 3학년 작업실로 왔다

 

어떻게 하면 멋지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까?. 머리 속에는 그 생각밖에 없었다.

 

3학년 반에는 실기수업 중이였다.

 

 

늘 오던 누드 모델이 와 서있었고 학생들은 작업에 열중해 있었다.

 

나는 슬며시 내 자리로 들어와 작업준비를 하는데 책상 위에

 

그것이 놓여 있었다

 

그것!

 

언젠가 석윤이 다듬던 피라미드 조각.

 

.아..그게 날 위한 선물이였던 거야.!!

 

녀석이렇게 날 놀래키려 구 날 외면했구나!

 

자기 모든 오해가 풀어지듯 난 행복해 했다.

 

-          이 속에는 시간의 문이 들어 있어. ………

  

 

나는 수업도 내팽개치고 2학년 작업실로 달려갔다.

 

2학년 작업실 문은 열린 채 학생들이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나는 문 뒤에 숨어 안을 들여다 보았다

 

석윤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 왔다

 

 

석윤은 교수님의 설명을 듣는 듯 마는 듯 자꾸 문 밖을 내다 보고만 있었다

 

녀석 뭘 기다리는 거야?.

 

그런데 왜 날 보면서도 아는 채를 하지 않는거야?!

 

나는 석윤이 나를 보는 것을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저렇게……….순식간에 사람이 변할 수가 있을까?.

 

석윤은 나를 보면서도 절대 아는 채를 하지 않았다.

 

[…………….]

 

뭐야……왜 저렇게 화가 난 거야?.

 

갑자기 자신이 초라해졌다 ! 니 자신을 좀 보라구

 

넌 마치 석윤이가 니 애인이라도 된 듯

 

넌 마치 석윤이가 네게 사랑한다는 고백이라도 한 듯이 굴고 있쟎아?.

 

.누구에게든 친절하고 환한 석윤이야.

 

너 한테도 마찬가지라구. 선배니까. 늘 대하는 선배니까.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잘 대해준 것 뿐이라구!

 

정신차려 유나희. 착각하지마! 착각 하지 말라구!

 

이제 원래 니 자리로 돌아갈 시간이야.

 

아니야뭔가 오해가 있을 거야

 

 

내 속에서 두 사람의 내가 싸워대기 시작햇다

 

나는 그 감정 싸움에 지쳐 힘 없이 나의 락커 안으로 돌아 왔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이 없었다.

 

모든 힘이 석윤의 외면 그 하나로 사라져 버렷다.

 

내 단 하나의 희망이던 석윤이가………………그래………너도 역시 남자 아니였니?.

 

나를 견딜 수 없었던 게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나중에는 지친거야…….

 

눈물이 나왔다.

 

울었는데……가슴이 쓰리고 아파서 울었다고 생각햇는데 얼굴위로 따듯한

 

눈물이 흘러 내리지를 않았다

 

이젠 눈물조차 마른 건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작업실 문이 열리고 석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저…….. 유 선배 아직 안왔습니까?. ]

 

..무슨 소릴 하는거야?.

 

몇번이나 나를 보고서도……이젠 나를 찾아 오다니?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 어제부터 보이지 않았어…….그애 늘 그렇쟎아 땡기면 미친듯이 흙 만지고

 

 아니면 ……! 나희 비밀 아지트 d있쟎아 그리로 가봐 그기서 담배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 비밀 아지트?. 유선배한테 그런 곳이 있었군요. 그기가 어딥니까?. ]

 

[ 바로 이 건물이랑 뒷 편 건물 사이에 그러니까…….벽과 벽 사이에 공간이

 

 있어……옛날에 손씻는 수돗가가 있던 곳인데 모두 허물어 버리고 폐허만

 

남은 곳이 있어 ..건물 뒤로 돌아가봐]

 

[아! 네. 그럼..]

 

석윤이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버럭 소릴 지르며 일어섰다

 

[ 석윤아 나 여기 있어! ]

 

재빨리 락커룸을 나와서자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 석윤이 문을 닫고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 석윤아! ]

 

나는 석윤의 뒤를 쫒아 달려갔다.

 

석윤은  비밀 아지트로 달려가고 있었다.

 

[석윤아! 나 여기 있어! ]

 

석윤은  내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달려 갔다

 

뭔가 잘못 되었어………………!

 

뭔가 이상하다구………..!

 

왜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느냐구?

 

불길한 느낌이 내 어깨를 짓누르며 심장이 뛰기 시작햇다.

 

 

 

 

[ 나희 선배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

 

석윤은 녹색 이끼가 전보다 더 많이 낀 부서진 담벼락 안에 절망적인

 

눈빛으로 서 있었다.

 

나희 선배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또 다시 석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석윤은 입을 벌려 말하지 않았다

 

그의 아름다운 입은 굳게 닫혀진채엿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석윤의 말을 듣는거야?.

 

뭔가………내 안의 뭔가가 잘못되었어

 

[.]

 

늘 내가 앉아 담배를 피우던 바로 그 자리에 석윤은 주저앉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나는 그런 석윤의 바로 앞에 서 잇었다.

 

그런데도 석윤은 나를 보지 못하다니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나는 불길한 마음으로 천천히 석윤의 앞으로 다가갔다

 

역시. 석윤은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유선배. 여기서 늘 이곳에, 이 차가운 콘크리트 조각 위에 혼자 앉아서

 

 담배를 피웠어?.

 

이 폐허속에 앉아서 도대체 뭘 생각하곤 햇엇어?. 나한테도 좀 알려주지.

 

그랬음 혼자서 그렇게 있지 않아도 되었을텐데……………유선배 혼자 앉아 담배

 

피우는 외로운 모습 생각하기도 싫어 ]

 

계속해서 석윤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석윤아.뭐가 잘못된거야?.

 

왜 나를 보지 못해?.

 

이건 꿈도 아닌데……….

 

 

그때였다

 

석윤의 핸드폰이 울렸다

 

[ 네 ]

 

[ 나야 정순이. 어디있어?.]

 

신기하게도 상대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어. 왜?. ]

 

[ 석윤아. 빨랑 작업실로 와 경찰이 왔어 . 경찰이 널 찾아 ]

 

[뭐 경찰이?. ]

 

 

석윤이 벌떡 일어나 2학년 작업실로 뛰어가기 시작햇다

 

나는 영문도 모른채. 경찰이 석윤이를 찿는다는 말에 기겁을 한채 허둥지둥

 

석윤의 뒤를 따라 달려갔다

 

 

 

[저정말 .유..나..희 맞습니까?.]

 

[ 네. 유나희 오늘 오후에 발견됐습니다. ]  

 

경찰의 말에 석윤이 휘청했다.  정순이 놀라며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런데  뭐가 발견됐단 말이야.?

 

[ 사체는 24시간이 지난 뒤 발견 되었습니다 ]

 

사체?……..누구의 사체.?

 

[ 유나희 소지품 속에 유일하게 나온 ………….]

 

경찰은 주머니 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석윤에게 보여주엇다

 

그것은 언젠가 내가 슬쩍한 석윤의 흑백 사진이엿다.

 

 

나는 황급히 내 주머니를 뒤졌다.

 

사진이 없었다

 

저 사진이 왜 경찰 손에 들려 있는거야?.!

 

[ 유..선배! ]

 

절망으로 부르짖는 석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너무 슬퍼서 내 심장을 갈갈이 찢어 놓앗다

 

도대체…………유 나희가 어떻게 된거야?.

 

 

 

[ 아직 모르겠냐?. ]

 

그것은 탈진 상태로 비밀 아지트로 돌아온 나의 앞에 문득 나타난 이 창원의

 

말이였다

 

[ 아직. 깨닫지 못했어?. ]

 

나는 반가움에 벌떡 일어났다

 

그는 유일하게 나와 눈을 맞추는 사람이지 않은가?.

 

[ 어서 ! 말해봐!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 놀라지마. 담담히 받아 들여 ]

 

[ 뭘 ……!! ? ]

 

[ 넌 24시간 전에 죽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