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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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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곳은 도려내라


BY 봉지사랑 2003-11-14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고 만 그녀의 자존심은 어디에서도 다시 되찾을수는

없는듯 했다. 그렇다고 계속 자존심을 찾아 안주하듯 울먹이고 있을수는 더욱

말도 안되는일!....  그녀는 이제 상처를 추스리기 위한 또다른 성격적 선택을

과감히 해야겠다고 맘을 먹고 있었다.

어느날 이었다. 

아가씨들이 모두 뛰어 나가고 없는 즈음~~  상식적으로는 이런 조그만 시골에서

웬놈의 아가씨가 그리도 많냐고 누구든 의문이 생기겠지만 여기는 외지에서

많은수의 유동인구가 흘러가고 잠깐씩 머무는곳이라 세명도 몸이 열개씩이면

좋을것 같은 상황이었다.

점차적으로 그녀도 조금씩 내용을 알게 되었다.

이건 아가씨들이 장관이 부럽지 않을 만큼 월급들을 챙기려면 홍길동

마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해도 다리가 찟어질 지경이라고나 할까!......

조금씩 알면 알수록 그녀는 기가 막힌 현실이 눈앞에서 영화속 자막 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음을 차츰 깨닫고 있었다.

어느새  지서배달은 그녀가 도맡아 가는것이 당연시  되어 버렸다.

그녀는  그렇지만  불만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주어진 현실적 어려움이 그녀를 더욱 견고 하게 해주고 

앞으로 살아가는데에 크나큰 도움이 될것을 너무나 확신 하고 있었다.

항상 위기를  기회로 삼고  눈물 묻은 빵이라도 달게 먹고 일어나야 한다는

오로지 한가지 일념으로 그녀는 앞만 보고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날도 역시 지서에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그녀는 이제 자청해서 지서로 배달을 갔다.

이제는 커피를 주문하면 비싼 인삼차를 마셔야 갈수 있다고 배짱도 내밀만큼

그녀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게  달라져 있었다.

지서에 들어섰다.

지서에는 만중이가 차를 주문했고  지서 순경들은 밥들을 먹었는지                             

입을 쩝쩝 거리며   지서위 옥탑방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한순경이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거기 철수 왔다 갔죠?  누구 하구 나갔어요?....."

그녀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만중이가 또 말을 걸어왔다.

"철수  윤양 데리고 나갔죠?.....  몇시쯤 나갔어요?...."

그 녀는 잘라서 얘기 했다.

"다방 아가씨들 밖에 나가서 죽어 가지고 들어와도 나는 아는게 없으니

나한테 묻지 말고 그렇게 궁금 하면 본인들 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그녀는 그 들이 마시고 난  찻잔을 챙겨 가지고 되돌아 오고 있었다.

저녁때쯤 되었을까?...........

윤양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는 낮에 지서 에서 있었던 얘기 조차

함구 한채 무슨 비밀이라도  되는듯 한 마디도  묻지도 하지도  않았다.

잠시후 철수가 들어섰다. 

철수는 그 동네에서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자로  언청이 였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저 놈의 인간이 어디가 좋아서 윤양은 그렇게 붙어 다닐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철수 가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 있을 즈음 만중이가 들어섰다.

그들은 합석을 하고 앉았다.  그녀는 만중이가 철수에게 물어볼지 그것이

궁금 해졌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아줌마!  이리좀 와 봐요, ...."

철수는 유감 스럽다는듯이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방으로 가서  윤양더러 나와서 손님 수발 하라고 불러냈다.

하지만 철수는 그녀를 가리키며   "주방!,  당신 부른거야!...."

반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마음을 단단히한채 철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저를 부르셨나요? 손님!...."

"그래요 ,불렀시다.  아줌마!  아까 지서에 배달 갔었어요?..."

"그랬는데요,  왜 뭐가 잘못 되었나요?...."

"지서에 배달 갔으면 간거지 왜 남이 누구하고 나갔다는둥 쓸데 없는 소리

지껄이고 다니는 겁니까?...."

"................."

그녀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말을 할수가 없었다.

"앞으로 한번만 더 지껄이고 다니면 가만 안둘테니까 입조심 하세요...."

그녀는 완전히 죽을죄를 진 한심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철수 앞에 앉아 있던 만중이는 굳게 입을 다물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만중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꼿꼿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만중이는 자리가 불편 했는지 일어서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한마디 했다.

"여자들 주둥이만 사구일색인줄 알았더니 남자들 주둥아리는 사구일색에

없는말 지어내기까지 하는 싸구려 주둥이로 구먼. 왜 가시려구? ......

해명을 허셔야지 않아요?....."

그녀는 만중이에게 나긋하게 뱉듯이 말을 시켰다.

그리고 "너!  야 김철수!  니가 어느년하고 뭔 지랄을 하든 내가 왜 너한테

관심을 둬야 하는데? 너  김철수!  착각 하지마! 너는 니가 무슨 배우라도

되는줄 아나본데 나는 너같은 인간 추럭으로 줘도 그 추럭 조차 싫어..."

"진짜 꼴값을 하고 있네,  야! 김철수! 주제 파악하고 까불어 임마!...."

그녀는 완전히 돌아 있었다.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마음을 가다듬을수

조차 없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주방쪽으로 걸어갔다.

바로 뒤에서 그녀의 머리를 향해서 물컵이 날라왔다.

쉬~`이~`익~~~~~~~~~~~

그녀는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나서 옆으로 흔들렸다.

바로 그 순간이 그녀에게 물컵을 피할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 되어 버렸다.

팍~~~ 퍽........ 하며 사기로된 물컵은  주방벽을 때리며 바닥으로 흩어져

산산히 흩어졌다.  그녀는 멈춰섰다.  그리고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깨어진 유리컵을 일회용 비닐 봉지에 쓸어 담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것을 들고 집으로 와 버렸다.

그리고 지서에다가 전화를 했다.

"여기 000 다방인데  한경장 그 자식 주둥이 싼자식 올려보내요....."

그녀는 전화를 끊고 기다렸다.

잠시후 그녀의 집에 순찰차가 올라오고 다방 주인 여자는 놀라서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은채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녀는 담담히 그들을 맞이 했다.

"아니 이모 왜 손님하고 싸우고 그러는거야?......"

다시 한번 그녀는 머리가 띵해 왔다.

그러나 그녀는 흘기듯 주인 여자를 쳐다보며 강하게 말했다.

"다방 계속 하고 싶으면 주둥이 다물고 있어, 누가 뭘 어쨌다고 내용도

모르며 함부로 나불거리고 있는거야?.  너는 입 닥치고 있는게 좋을꺼야."

그녀는 깜짝 놀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야!  한경장!  너 경찰 맞냐? 경찰이라는 놈이 여기 이런 불법 다방

정리 안하고 뭐 하고 있는거야.  너두 그 잘난 옷좀 벗어볼래?..."

그녀는 완전히 독이 올라 있었다.

"아니 근데  이모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뭘 왜 그래!  그리구 내가 어째서 이모가 되는데?  웃기고 있어 정말...."

"니네 사람 잘못 봤어. 인간이 다 똑 같은 인간 인줄 알아?....."

그녀는 아까의 상황을 잠깐 머리에 떠올려 보았다.

실로 너무나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어금니를

깨물고 참았다.  그녀는 일어서서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그들도 물론 그녀의 뒤를 따라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다방으로 갔다.  거기에는 철수 는 없었다.

그녀는 철수를 부르라고 했다.  그리고 의자에 가서 앉아 있었다.

주인 여자는 어디에서 가져 왔는지 청심환 한알과 냉수를 내밀고 있었다.

"이게 뭡니까?  혹시 독약은 아닌가요?...."

그녀는 일부러  주인 여자를 향해 그런 끔찍한 소리를 했다.

주인 여자는 깜짝 놀라며 무슨 그런 소리를 하냐고 정색을 했다.

그녀는 뭐 이정도 소리 가지고 그렇게 놀라냐며 아까 그녀가 겪은 꼴을

당하면 댁은 벌써 뗏장 이불 덮었겠다며 일부러 비아냥 대듯 지껄였다.

이윽고 철수 가 왔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리고 앞자리에 앉으려는 철수 에게 턱으로  저쪽  옆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모두들 둘러서서 그녀의 돌연한 행동에 당황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녀는 한경장을 쳐다보았다.  한경장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한경장!  내가 여기 있는 김철수가 윤양하고 아침부터 그것도 날마다 뛰어 나갔고

오늘도 어김없이 일수돈 얻어서 뛰어 나갔다고 말 했어 안했어?  똑 바로 말해."

그녀는 이제 일대 다수로 아이들과 살아남기 위한 신경전을 벌여야한다는것

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자신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기회로

삼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

여기 있을 사람은 다 있으니 솔직하게 말해,  너는 기분 나쁘겠지만 인생의

나이로는  내가 너보다는 한참 선배일껄. 경찰놈이니깐 정직하게 말해자식아...."

그녀는 외쳤다.

주인 여자는 경찰을 건드린다는것이 불안 했는지 끼어 들고 있었다.

"아니 왜 이러는거야?  왜 이 난리 까지 치는거야?  어유 미치겠네...."

"너 정 화옥!  너 야말로 다방 계속 할 생각 이면 입 다물고 있어. 나쁜 년!.."

그녀는 완전히 악에 받친 사람 같았다.

"유리컵이 내 머리통에 와서 산산 조각이 났다면 내 애들 정화옥 니년이

책임질 자신 있어?  아니면 주둥이 닥치고 굿이나 보구 떡이나 쳐먹을 준비나 해..."

모두들 그녀를 말릴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았다.

한경장이 미안하다고 하며 마음좀 누그러 뜨리랜다.  정화옥이도 참으랜다.

그녀는 이제 철수 의 표정을 살폈다.

어쩔줄 모르고 눈을 내리 깔고  앉아 있었다. 

눈치 빠른 정화옥이가 중계에 나섰다..

"화경아빠! 듣고 보니 화경아빠가 우리 이모 한테 잘못 했구먼, 빨리 빌어요..."

그녀는 이제 완승을 거두려 하고 있었다.

철수가 사과를 해왔다.

그녀는 한마디 했다.

"진정한 사과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고 나는 여자래도 내가 잘못하면 땅바닥

에 무릎꿇습니다. 정말 여기서 잘못했다는게 진심이라면 땅바닥에 꿇어요."

그녀는 완벽한 한판승을 거두지 않으면 더 우스운 꼴이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주위에 여러 사람의 권유로 김철수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한마디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얘기 했다.

"김철수씨! 나는 이제 여기 지역민 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제가 저기 아가씨들 처럼 내맘대로 떠날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나이를 먹어도 한살 이라도 더 먹었는데 그렇게 함부로 하셔서 되겠습니까?

나는 여기 놀러온것도 아니고  단지 내 두 아이의 엄마노릇을 잘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한것 뿐 입니다. 앞으로 나도 잘 부탁 드릴테니 이런 잡음

이제 만들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녀는 이제 자신의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있었다.

화가 복이 된다는 소리가 있다.

그녀는 지금 그것을 깨닫고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