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이지만 주인의 성품이 어떤 분이신지 알수 있을정도로 정돈된 집을
바라보며 웬지 긴장이 되었다.
"영미씨, 긴강되요" 안스럽게 쳐다보는 철민씨를 바라보며 괜찮다는 미소를
지워 보였다.
"긴장 풀어요. 좋은 분이라 영미씨한테 잘 해 주실거에요."
"어머니, 저희 왔습니다." 툇마루를 열심히 닦고 계시던 이집 안주인 앞으로
시어머니가 되실분은 닦고 있던 걸레를 던져버리고 두손을 벌리면서 우리를
반가워 하셨다. 난 마루에 올라서면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왔다.
"어머님, 절 받으세요." 난 다소곳이 첫인사를 드렸다.
"아이구, 그래 이 먼데까지 온다고 욕봤다. 사진보다 더 이쁘네."
연신 벙글거리시면서 "그래, 내가 시원하거 내올테니 잠깐만." 서급히 일어나서
부엌으로 향하는 어머님을 따라 일어나면서 "제가 도와드릴 일은..."
"아니다. 앞으로 이집사람되면 평생해야하는데 오늘은 내 손님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된다." 하시면 아들을 쳐다본다.
"그래요. 영미씨 오늘은 가만히 있어요." 나는 못이기는척하면서 다시 앉았다.
쟁반에 식혜를 가져오신 어머니는 영미앞에 놓으면서 재촉하신다.
"어여, 마셔봐. 내가 영미온다고 해 놓은거야." 난, 잘마시겠다는 인사를 하고
한목음마시며 "정말 맛있네요." 하면 더 마셨다.
장차 며느리가 될 영미에게 맛있다는 칭찬을 들으신 어머니는 새색시처럼 너무
좋아하셨다.
"이렇게 이쁜 영미가 나이많고 곰같은 우리 아들이랑 결혼해줘서 정말 고마워"
"어머니, 무슨 말씀을요. 제가 좋아서 결혼하는거에요."
옆에서 아무말없이 빙긋 웃던 철민씨는 자신의 모친손을 잡으며
"어머니, 아무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영미 만나려고 이때까지 혼자 였나봐요."
"그래, 장모님 되실분은 너가 마음에 들어하시니"
"네, 나이차이가 있어서 걱정은 하셨지만 지금은 좋아하세요."
"아휴, 그저 귀한 딸을 이렇게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조만간 연락드릴테니깐 서울로 한번 나오세요. 상견례도 해야하고 날도 잡아야
하니깐요." 아들의 말을 듣고 계시던 어머니는 눈시울을 닦으면서
"난, 너가 평생 결혼도 못하고 늙을지 알았는데"
"어머니, 앞으로 제가 철민씨한테 잘하고 부족하지만 어머니한테도 잘할게요.
그리고, 철민씨가 그러는데 시동생되실분을 당분간 같이 지내야한다고..."
"아! 그래 철민이한테 들었어. 미안하다. 철민이 밑으로 남동생이 있는데 걔가
지금 미국에 있어. 3개월후에 나온다고 하는데 지 말로는 혼자 살수 있다고
하는데 1년만 너가 데리고 있으면 안될까?" 내 눈치를 보시면 아들을 쳐다보신다.
"걱정마세요. 영미씨도 괜찮다고 했으니깐" 그제서댜 환하게 웃으시며 영미의
손을 잡으며 연신 고마워하셨다.
"지도 눈치가 있으면 1년안에 장가갈거다. 내가 복이 많다."
영미는 따뜻한 어머니의 손길이 싫지안았다. 처음에는 시동생을 데리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불쾌했지만 자신의 결정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철민씨는 한마디 던진다.
난 빙긋이 웃으면서 "그대신 철민씨가 저한테 잘 하셔야해요."
"그럼요. 무슨 일이든 시키면 다 할게요." 하면 내 손을 잡는다.
정말 곰같은 남자다. 연애기간이 짧았지만 그 흔한 키스조차 부끄러워서 못하는
이남자. 프로포즈할때도 가볍게 볼에 입을 맞추면서 같이 살고 싶다고 한 이남자.
어쩌면 순수한 이모습에 나이차이가 10살이나 나도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둘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