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제2화
그떄 모인 사람들 뒤로 뒤늧게 도착하는 철규의 친구중 한 사람.
화면을 클로즈업하여 한번 볼까요?.
친구: ( 작은 소리로 ) 아…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현관을 올라서는 친구. 무심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어느 한곳에서 눈이 딱 멈춥니다.
친구:저 여자는?!!!!
친구의 표정. 경악모드로 변합니다. 친구의 눈이 멈춘곳은 다름아닌 미스노!
친구가 놀란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친구의 눈빛은 미스노를 아는듯 하는데 말입니다
( 나중에 결정적인 반전의 단서를 제공해줍니다)
< 저녁>
모두가 돌아간 뒤. 시어머니. 철규. 팔을 걷어 붙이고 열심히 설겆이를 하고 음식 정리를 하고 집안을 치웁니다.
거하게 술에 취한 미스 노. 쇼파위에서 코를 골며 잠들어 있습니다.
철규:(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하다가) 엄마 힘들지?.정말 힘들다… 상미도……. …
상미도…철규, 이제서야 상미의 힘들었을것 같은 입장을 조금이나마 생각하는군요.
이래서 사람은 남의 입장이 되어 봐야 안다고 할까요?...
아뭏던, 철규, 조금씩 상미를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시어머니: 됐다 이눔아. 나도 젊어서 시집살때 추석 명절날은 내 다리 뉘다리여 했었다. 시집 살면 다 겪는거지 뭐! 니 마누라만 겪냐?.
그건그렇고 내가 그시기 간수 잘하랬지?. 어디서 함부로 흔들고 와서 이꼴을 겪니?.
내 60평생을 살면서 이런 꼴은 첨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꼴 겪겠냐?.
나원 억장이 무너져서…
철규: 아! 내가 그러고 싶어 그랬나?. 술이 왼수지 !......인제 안그럴께. 엄마
시어머니: 그나저나. 아까 작은 집서 해온 소고기 전, 우리 진이가 좋아하던 거였는데…( 갑자기 시어머니 눈시울이 빨개집니다) 고년( 상미) 집나간지 한달이 넘었지?.
손자 손녀가 보고 싶은가 봅니다.
철규: 상미. 엄마가 현명한 사람이 되고 내가 아버지가 어떤건지 깨닫지 않으면 안올거래..
시어머니:뭬야?! ( 눈꼬리가 치켜 올라갑니다) 건방진것이!! ……..( 힘 빠지며) 정우는 기저귀 뗄때가 됐을텐데….
철규: 아직까지 정우가 아빠하는 소리는 듣지도 못했네…
시어머니:진이가 할매 할매 하는 소리가 귀에 쟁쟁해…정우 이젠 말도 제법 할텐데…
철규:애들 보고 싶지?.
시어머니:( 끄덕 끄덕)(별안간 철규의 뒷통수를 퍽! 치며) 뭐?! 상미가 암으로 죽어?!! 퍽! 퍽! 퍽!
정말 화가 난듯 시어머니 들고 있던 국자로 철규를 마구 패댑니다.
( 미스노: ( 허연 다리를 쇼파 등걸이 위로 척~ ! 걸치며) 어머니, 마늘은 얼마나 넣을까요?....음냐 …음냐…파는요?....( 잠꼬대도 협박조로 하는군요))
철규:( 버럭 화를 내며)아! 아퍼! 엄마도 상미 미워했쟎아?! 계모가 생모보다 훨 나을수도 있다면서 상미 한테 마구 욕해데던게 누군데?...?! 진이 백일때 상미 흰색 원피스 입고 손님 맞는다고 “ 니 백일이냐?! “ 그랬지?! 사람들 앞에서 말이야…지금 생각해보면 그떄 상미 되게 기분 나빴을것 같아
시어머니:맞장구 친 놈은 누군데?.
철규:엄마니까 편들었지 내가 엄마 편 안들면 또 들어누울께 뻔하니까 그랬지!!
시어머니:내가 언제 들어누었다고 그래?.
철규:뻑하면 드러눕쟎아! 상미가 말대꾸 한다고 드러눕고, 상미가 늦게 일어난다고 드러눕고, 친정에서 생일날 봉투 조금 챙겨준다고 드러눕고….
시어머니: 에이고~ 허리야…머리야…손자 손녀 보고 싶어 내가 몬 일어나겠다.
시어머니 벌써 드러누워있군요.
시어머니: (소곤거리듯, 혹은 자신에게만 말을 하듯 중얼거립니다 ) 상미야…니 빤스도 새거 사줄꼐..집으로 들어와라…
시어머니의 눈가에 언듯 눈물이 어립니다.
<다음날. 책방 >
“ 현명한 시어머니가 되는 법 – 아줌마 닷컴 출판사 “
를 집어 드는 손.
시어머니. 돋보기를 눈에 끼우며 책장을 넘깁니다.
<현명한 시어머니가 되는 몇가지 철칙>
1. 새벽 4시 부터 일어나 일부러 소리를 내며 며느리의 정신건강을 해쳐서는 안된다
시어머니: 헉! ( 뜨끔! )
이거 완전히 시어머니가 심통 부린게 바로 고대로 나와 잇네요, 현명한 시어머니 되는 법 “을 쓴 작가가 누굽니까?. 정말 귀신같은 투시력입니다.
2. 아들의 속옷이든 며느리의 속옷이든 구멍난 속옷은 평등하다. 고로 구멍난 아들의 속옷을 가위로 잘라 버릴때는 며느리의 것도 함꼐 버려야 한다
시어머니: 허억!!! ( 간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 변명하듯 ) 돌아오면 새거 사줄건데…
3. 추석이나 명절때에는 초대된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음식을 한가지씩 해오라고 하고
며느리와 다 함꼐 논다. 명절 놀이가 다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가고 나면 며느리와 아들이 정답게 어깨를 붙이고 설겆이를 한다. 이때, 잔소리를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4. 아기가 있는 집안은 반드시 아기의 기저귀는 남편이 갈도록 만든다. 부부가 행복해져야 시어머니도 행복해질수 있다.
시어머니: 허걱! ( 책을 퍽! 덮습니다 ) 이거 어떤 뇬이 쓴거이가?.일일이 맞는 말이군!
시어머니. 두려운 눈으로 책 표지안을 살며시 들여다 봅니다.
여자 작가 군요 . 작가 이름이…
5. 아들이 돌아올 시간에는 반드시 과일을 먹으며 며느리와 함꼐 앉아 진실 게임을 한다
6. 손자 손녀들 앞에서는 엄마인 며느리의 권위를 인정해준다.
등등…
시어머니. 책을 탁-! 덮습니다.
프론트에서 계산을 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 아가씨 그책 표지 안보이게 책 까풀 좀 해줘요. 아. 이것도 포장해줘
“현명한 며느리가 되는 법 – 아줌마닷컴 출판사 “ 이군요. ( 이 책은 절대로 시집살이는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 도합 육년같은 그런 내용은 아닙니다)
아가씨: 네에.
시어머니. 씨익 웃습니다.
어쩌면, 상미에게 심통을 부리고 험한 말로 상처를 주고 한것도 ..어쩌면,,,
철규 엄마에게는 며느리가 처음이라 그런지도 모르죠. 원래 누구든 처음에는 모든것에 서툴지 않습니까?...
상미도 첨 며느리 해본거고
철규도 남편 첨 해보는거고
시어머니도 며느리 처음 맞아 보는거고
모두 가정이라는 이름속에 발을 들여놓은 완전초짜 신입생들이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실수가 많은게 아닐까요?. 미움이 아니라 서툴러서 그런건지도 모를일입니다
그럼 상미의 추석날 아침은 어땠는지 볼까요?.
<준의 오피스텔 >
쿨. 아침 부터 리모콘을 잡고 이리 저리 무심한 표정으로 채널을 돌리고 있습니다.
모두 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시계 방향으로 맴을 돌며 몸부림을 치는 정우. 진이.
준이랑 꼭 껴안고 잠든 상미.
준이의 뒤에서 준을 감싸안고 잠든 인성.
상미. 티비 뉴스 소리를 들으며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상미: 오늘 추석 맞니?!
쿨: 응.
상미: 야아~ 추석이 맞구나… 추석 아침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도 있는거구나
준: ( 졸리는 목소리) 상미야 더 자.
상미: 와아~ (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주위를 살피며 ) 정말 평화롭고….고요하다….
준: 쿠울 쿨—
상미: 이야아~ 명절날 아침이 이렇게 편하다니….이거 꿈꾸는거 맞지?.
상미. 준의 볼따구를 꼬집습니다.
준: 아얏!
상미: 음…꿈은 아니구나..
스르르 다시 잠기는 눈을 감으며 도로 눕습니다. 그런데….
상미:( 벌떡 일어나며 ) 헉!
준: 왜?.
상미: 나 맏며느리 쟎아?!!!
준: 그런데 왜?
상미: 차례상 차리고, 청소 하고, 설겆이 하고 손님 집에 갈때 까지 시중 들어야 되는데….내가 없으니…시집서 어쩌고 있는지 몰라..
준: 걱정도 팔자야. 오늘은 그냥. 집에서 푹 쉬어.
상미: 아냐 ,,,안돼… 시어머니, 혼자서 친척들 다 못치를꺼야…마음이 안편해
준: 너 머리채 쥐어 잡고 흔들던 그 무서운 할머니가 걱정이 되긴 하냐?!
상미:….
준: 차라리 애들 데리고 친정집에나 내려가. 너 추석이고 설날이고 일한다고 바빠서 친정집에 찾아가 보지도 못했다면서..
상미: 그래…그때도 얼마나 혼자서 많이 울었었다구…..차례 지낸다고 퉁퉁 부은 다리, 혼자서 주무르면서 우리 진이는 커면 절대 시집같은거 안보낼거라고 맹세하곤 했었는데….혼자 친정집 가면 뭐해?.
괜히 엄마만 걱정하지…
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상미: 건데…건데 말이야..
준:…?
상미: 으….핫!! 하하하하하하하! 우와~ 기분 좋다! 나 자유야! 자유! ( 펄쩍 펄쩍 뜁니다 . 공중으로 점프까지 하는군요)
상미. 준의 어꺠를 잡고 마구 흔듭니다.
상미: 몇년만의 자유로운 추석이니?! 야아~ 나 처녀 시절로 되돌아간것 같아
상미. 쿨을 마구 흔듭니다.
모두: ( 의아해서 웃어야 할지 시큰둥해야 할지 감이 서지 않는데…)
갑자기 멍해지는 상미……우울한 얼굴로 아이들을 내려다 봅니다. ( 이거 모… 조울증 증세 시촌가요?)
그렇습니다. 언제나 결론은 아이들입니다.
상미: 우리 똥강아지들…추석날이면 친척들 주머니에서 한장씩 빼주는 천원짜리 받아 쥐는 재미에 추석을 얼마나 좋아했는데……
안스러운 얼굴로 아이들을 내려다 보는 상미.
준, 쿨,인성 모두 주섬 주섬 지갑을 꺼내 와 천원짜리를 꺼내 듭니다.
추석 하루 내내 웃었다 시큰둥해졌다를 반복하는 상미.
밥먹다가 : “오늘 추석 맞니?. 야아 정말 평화로운 추석이다”
이빨닦다가 : 이거 추석 아침 맞지?.
정우에게: 정우야 오늘은 엄마가 일안해도 되는 추석이란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가: ( 화장실 내부를 감동스러운 눈길로 둘러 보며) 정말 고요한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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