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는다.... 갑자기 힘이 빠진다....
요즘들어 사람들은 자기만의 공간 속으로 사라지는걸 느낀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떠있는 듯한 느낌, 그 싸함이 느낀 이윤 거기 있나보다.
- 다녀왔습니다.
모친 빨래를 게다말고 나를 이상하게 본다.
- 밥은?
현주애는 많이 컸지?
- 응....
난 모친님에게 셋째 애를 가졌다는 소리 못했다... 아니 안했다.
언제부턴가 !!
갓 스무살 이었을땐, " 어느 대학 갔어?"
스무살 중반땐 " 어디 취직했니?"
이십대 후반쯤엔 "시집갔어? 신랑은 머하는 사람이야?"
삼십대 초반에 " 아인 몇이니?, 몇살이야? 학교 갔어?" "동생 안봐?"
등등 끝이 없을것 같은 질문들 속에 아무 대답할 수 없음을 느낄때....
방으로 들어간다.... 화장대 앞에 앉은 나.
한숨이 터져나온다. 아~휴
경주야! 경주야!
모친님이 깨우는 어김없는 소리... 오늘은 이름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내 이름 듣는다.
힘겹게 일어나고 부스스한 얼굴로 시계를 본다.
오후 두시...
아무 느낌없다.
꼬르르륵~~
역시 인간은 먹구 살아야한다....
모친님 : 지금이 몇 신데 여태 자니? 한심해.
나? 반찬이 뭐가있나 두리번 거린다.... 역시 풀밭이군!!
모친 : 날이 이렇게 좋은데, 집구석에나 있구. 쯧쯧쯧 너두 가엾다.
부친 : 나두구려! 그래도 우리 딸이 제일 이쁘니까!
난 저 녀석이 시집 간다고까봐 무섭다구?
역시~ 우리 부친밖에 없으여.... 많이 많이 사랑해여.......
나 그에대한 보답을 해드려야지!
아빠앙~~
모친 : 이그! 저 놈의 꼬맹맹이 소리 (째려보며) 당신이 그러니까 나이 값도 못하구 맬 어린애
처럼 굴지. 난 몰라! 당신이 책임져!
어무이여~ 항상 제 가슴에 비수를 꽂습니다 (ㅜ.ㅜ)
부친 : 그러지 말구, 혜주부터 시집 보내면 되쟎아?
그래도 아부지가 있어서 웃을수 있으여...^.^
- 똥차가 비켜야 새 차가 나가지! 아빤, 어제 나한테 그랬구선?
아니! 저, 저 년이.... 아빠?
부친님! 어디 가십니까? 제 얼굴 좀 보시와요!!
아! 어제 오늘 믿는 도끼에 발등 엄청~ 찍혔다 - _-a
모친 : 너 어디나가?
혜주 : 날씨가 이~렇게 화창한데 우리 그이랑....
모친 : 일찍 들어 와!
아니 그걸로 끝나면 될걸... 왜 저를 째려보십니까?
모친 : 너두 빨리 나가!
네 애인 찾아가란 말이야! 알았어?
도저히 못 참겠다..... 벌떡 일어선 나, 해서는 안될말을 해 버렸다.....
나 : 치사해! 뭐.... 나가라면 못 나갈 줄 알구?
사실 갈 곳이 없는데, 밖에 나가바바... 더워 죽겠는데 붙어다니는 것들...
눈꼴 사나워 어떻게볼까? 걱정이 앞선다....
아! 신이시여!!
비라도 내려주시와~요!
폭풍우가 휘몰아치게 해~ 주시와요!!
난 너만 보면 머리가 아파!
어릴 땐 똑부러지더니 애가 점점 멍해지는 거 같애.........
이년아! 이제 시간 없어! 나이가 있으니, 아들 하나 밖에 낳을 시간 없는거 알기나 해?
모친님의 대사를 끝까지 다 듣고서야 나왔다 (>.<)
우씨~ 날씬 왜 이렇게 좋은거야?
매표소 앞의 연인들.... 난 째려볼 수 밖에 없다.
앞의 연인들은 남들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꼭 껴안고....
어라? 저것들 머하는거야? 눈이 휘둥그레....
남자가 입에 키스를 하자 여잔 남자를 쎄게 껴안는다.
이봐요! 나 뒤에 있어요... 나라구요.... 내가 보구 있어여... 여긴 길가라구여....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 -;;;
내가 비켜야지~ 저쪽 그래 저리 가자....
어라? 이건 또 뭐꼬?
남녀가 꼭 껴안고 있다...
아니! 저것들은 덥지도 않나? 왜 이렇게 더운거야?
내가 영활~ 안 보구 말지... (ㅠ.ㅠ) 드러워서!!
끼리끼리 짝지어 다니는 연인들....
왜 오늘따라 내가 큰소리 쳐 가지구 이런 골은 봐야하나 싶다.
옥고(옥탑방의 고양이) 가 흐른다.
입가에 미소돈다.... 아니 반가울때가 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