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사색이 되어있었다. 소리를 지르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정신없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연이가 진정시켰다.
"자.. 잠깐만.. 저기집애.. 살았을지도 몰라.."
떨리는 몸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았지만.. 비록 어둡지만 저아래 보이는 희정의 실루엣은 죽은시체 바로 그것이어다.
"어 어떻게 된거야?" "죽은것 같애"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수연은.. 역시나 차분하고 영리했다. 리더다운 아이였다.
"진정해.. 아무도 몰라. 그리고 아무도 저아일 밀거나.. 저아이를 죽게한 사람은 없다구. 우리가 저아일 죽인게 아냐. 저년 혼자서 선택한거지. 병신같은년. 죽는것까지 열받게 뒤지네. 하여간 재수없는 년은.. 우리만 입다물면 돼. 우리만 확실하게 입다물면.. 그냥 비밀이 되는거야. 저년 괴롭힌게 어디 우리뿐이야? 쟤 한명이라도 우리반애들이 안건드려본애 있냐고. 그렇게 따지면 모두 공범이야. 그리고 우린 옥상에 안올라 온거야. 잊지마."
차분하고 똑부러진 수연의 말에 모두 마음을 잡을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수연의 지시대로 뿔뿔이 흩어져서 교실에 따로따로 들어갔다. 영악한 아이들은 완전범죄를 꿈꾸고 있었다. 어찌보면 그아이들이 직접 희정을 죽인것은 아니니까.. 아이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세상엔 완전범죄란건 없고.. 희정을 죽인 근본적인 원인은 아이들이였다.
시체가 발견되고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암암리에 옥상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소문이 반아이들귀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그러나 그아이들 역시 희정을 괴롭힌 사람중의 한명이므로 아무도 그사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한반 아이들 모두가 공범이 되는 상황이였다. 가엾은 희정의 죽음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어차피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별다르게 관심받는 아이가 아니였으므로..
학교의 일상은 빨랐다. 벌써 몇개월이 흘렀고 이제 그일에대해 어떤 죄책감을 갖는다던가.. 가끔 희정의 생각을 해주는 그 어떤 아이도 없었다. 그렇게 희정은 완전히 아이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5-
"다녀오겠습니다" 수연은 활기차게 학교로 출발했다. 수연은 학교다니는게 즐거웠다. 친구도 셀수없을 만큼 많았고.. 학업성적은 여전히 뛰어났고..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옆 남학교에서부터 원정와서 구경할 정도였고.. 가끔 그 재수없던 희정이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별다른 죄책감도 갖고 있지 않았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했다. 수연은 살아가는 자체가 기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