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경선은 헬스장에 갔다.
한,두시간 땀을 흘리고 씻고 나면 잠도 잘오기 때문이다.
모두들 직장인들로 헬스장은 꽉찼다.
여자들보다 거의 남자회원들이 많다.
경선은 먼저 런닝머신을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잠깜 멈추고 내려서려는 순간 누군가 손을 잡았다.
성훈이었다.
"어머! 성훈씨 어쩐 일이세요?"
"하하 경선씨 스케줄을 제가 다 알잔아요."
"설마 날 미행한건 아니겠죠?"
"아닙니다.원래 전 새벽에 잘오는데 오늘은 저녁시간이 비어서 온겁니다.
근데 경선씨가 눈에 확! 띄더라고요."
"그러셨나요? 제가 앞서간것 같네요.ㅎㅎ"
"경선씨는 이시간에 오시나봐요."
"예, 새벽엔 출근준비한다고 정신없죠."
"우리 운동마치고 시원한 호프한잔씩만 할까요?"
"무슨 술이예요....운전하셔야 하잔아요."
"경선씨가 재워주세요.하하"
"농담하지 마시고요. 제가 왜 성훈씨를..."
"아닙니다. 사실은 저도 이사왔습니다. 305호 삽니다."
"예? "
"지난 주말에 이사왔습니다. 경선씨 사장님이 방이 비었다면서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셨군요..근데....그래도 너무하다..."
"뭐가요?"
"아닙니다. 그냥...."
경선은 점점 불안해 졌다.
자꾸 경선주위로 다가오는 성훈의 마음을 이해 할수가 없었다.
헬스장을 나와 경선과 성훈은 근처 호프집으로 갔다.
"경선씨 자주 보니까 좋네요...아침에 보고 저녁에 보고...."
"좋긴 뭐가 좋아요. 난 성훈씨 볼때마다 간이 콩알만해 지는데..."
"하하!! 뭐가 그리 무서워서..내가 잡아먹나요"
"그래도..."
"걱정하지마세요. 경선씨 마음 아플만한 행동 하지 않아요.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동생처럼 편하게 얘기하고 차마시고....
그럼 되잔아요."
"말이야 쉽죠..."
"그런가요? "
간단하게 호프한잔씩 마시고 경선과 성훈은 나란히 원룸으로 향했다.
"경선씨는 203호죠?"
"네..모르는게 없네요."
"하하 그정도야 기본이죠."
"정말 짖궂은 남자야...성호씬...."
"어....그럼 또 키스한다"
"아고 무서워라...나 먼저 갑니다."
2층복도로 사라지는 경선을 성훈은 흐믓한 표정으로 바로보았다.
''''경선씨...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성훈은 마음속으로 외쳐보았다.
방으로 돌아온 경선은 성훈을 볼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성훈의 눈을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것 같았다.
''''내가 왜이러지? 정말 왜 이러지?.........''''
어김없이 토요일이 돌아왔다.
퇴근후 경선은 집으로 가기 위해 반찬통이랑 이것저것 짐을 챙겼다.
그때 전화가 왔다.
"네.."
"경선씨 윗층입니다."
"아..예....어쩐일로? 지금 제가 짐싼다고..."
"집에 가시계요?"
"예...아이들도 봐야하고..."
"오늘 일찍 오시면 안될까요?"
"왜요? 전 내일 올껀데요."
"사실은..."
"왜요? 무슨일 있나요?"
"오늘 제 생일이거든요. 같이 저녁이라도 먹고싶은데..."
"참...곤란하네요. 어쩌죠?"
"경선씨 일찍와서 저하고..."
"성훈씨 애인만나시면 되잔아요."
"사실은 그 여자하고 헤어진지 좀 되었어요.
곧 다른 남자하고 결혼한답니다.
내가 가진게 없다고 그쪽 부모들이 결혼 못시키겠답니다."
"그런게 어딨어요?
먼저결혼얘기 꺼낸게 누군데 참 황당하네요."
"그건 괜찬아요. 어차피 사랑해서 하는 결혼도 아닌데...
경선씨 일찍 와주실수 있죠?"
"글쎄요...일단 집에가서 상황을 보고 전화 드릴께요."
"예...기다릴께요. 전화주세요."
"성훈씨. 그럼 ...다녀올께요."
"예. 조심히 다녀오세요."
"예.."
전화를 끊고 경선은 참...남감했다.
주말만큼은 가족들과 보내기로 했는데 자꾸 계획에서 어긋나게 되었다.
남편과 아이들 시부모님 모두에게 미안했다.
조금씩 성훈의 자리가 커지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