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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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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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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3-09-21

방학을 하고 일주일이 지난뒤 우현은 재형이를 비롯한 친구들과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가기전 까지 내게 온갖 회유와 협박을 했지만......집을 비운다는게 쉽지 않아 난 끝까지 고집했고....그런 내 고집을 잘 아는 우현인 나중엔 담엔 꼭 같이 간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여행을 떠났다.

그때 파티에서 본 이후로 간간히 모두와 만나게 되면 지원이 따라 나와서 함께 지냈는데 내가 우현이 여자친구 라는걸 인정은 하지만 자기가 우현일 맘에 품고 있는건 오래된 사실이니까 언제 우현이 맘이 바뀌어 상황이 변하게 될지 모르니까 자기에 대해서 너무 느슨하게 있지 말라고 했다.

잘 흐르는 물결도 바람에 따라 방향을 바꿀수 있듯이 우현이 어느순간 자기에게 필이 꼿힐수도 있을테니......그때가서 지금의 자기처럼 순순히 바라봐줘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요번 여행 같이 안가면 후회할 텐데 하며 떠보기도 했다.

한밤에 우현이 침대로 올라갈 수도 있다는 말에 재명이 우현이 대신 자기 침대을 내주겠다고 했고.......가리는 여자 없이 아무나 사귀는 넌 병옮을까봐 겁난다며 재명일 쏘는 지원이였다.

생각보다 .....여자치곤 쿨한 매력이 있는 지원이였다.

재형이 여친인 수현이도 함께 해서 5명이서 여행을 떠났다.

 

그사이에 난 윤수언니 전시회에 구경갔고.....미나와 함께 시내 여기저길 쏘다녔다.

우현이 매일 저녁 10시면 전화를 꼬박꼬박 해와서 미나가 함께 가자는 나이트는 여직 못가고 있었다.

 

저녁에 진수오빠가 집에 들렀다.

어머님 없이 오빠와 단둘이 저녁식탁에 앉아 있으려니......밥먹기가 쉽지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주머니도 괜히 신경이 쓰이는지.......주방에서 나가지 않고.....후식을 준비한다는 핑게로 안에 계셨다.

우리의 불편한 기색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수오빤 밥을 두공기나 먹구선 후식으로 생과일 크림을 해달라구 했다.

딸기를 얼려났다가 생크림을 넣고 믹서에 갈면 샤베트 비슷하게 나오는데 진수오빤 어릴때부터 밖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대신 집에서 만드는 과일 샤베트를 꼭 먹었다 했다.

아주머니도 오빠의 그런 식성을 아는지 밥 수저 놓기가 무섭게 샤베트를 만들었다.

차게 얼린 수박도 잘라 소반에 담아 식탁에 올려다 놓았다.

밥을 반도 체 못비우고 일어서는데 웬일인지 오빠가 날 불러세웠다.

 

"뭐..바쁜일 있어...?"

".........?"

"없으면 같이 먹고 올라가지.......안그래도 늘 혼자먹는데 집에 까지 와서 혼자면......내가 너무 가엾지 않겠냐...?"

 

늘 차게만 느껴졌던 사람이였는데.....

의외였다.

친동생인 연수.민수에게도 살갑게 대하는걸 보지 못했는데......

아주머님도 놀란 얼굴이였다.

 

"불편하면 .....올라가고...."
하는수 없이 다시 의자를 빼내어 앞에 앉았다.

금방 빙긋이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았다.

민수와 연순 누가봐도 남매라고 금방 알수 있을 만큼 닮았는데.......진수오빤 둘과 다르게 생겼다.

늘 딱딱한 얼굴만 봐와서 인지......지금 내앞의 진수오빤......낯설게 보였다.

아주머니가 내 앞에도 딸기샤베트를 내려놓았다.

꿀을 너무 많이 넣었는지.......평소보다 많이 달았다.

아마도 오빠의 입맛에 맞추어서 만들었겠지.....

 

"학굔 어때....? 잘 다니지....?"
"네...."

"남자친군.....있어...?"

"네...."

"그래...?제법이네.....같은 학교...?"

"네..."

 

'쿡'

갑자기 오빠가 수박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너 말야.....지금 경찰서에 붙잡혀 온 범인마냥.......내가 고문하는 형사같잖아......그죠 아줌마..."

아직 안에 계시던 아줌마도 오빠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계속 내가 걱정이 되어 긴장하고 있던 아줌마 였는데 오빠의 말에 긴장이 풀렸는지.....웃음을 흘리시곤 밖으로 나가셨다.

 

"세일그룹 막내하고 사귄다며....?"

아주머니가 나가자 마자 웃음을 거둔 오빠가 물었다.

우현일 알고 있나보다.

그때 파티얘기가 .....귀에 들어간걸까...?

 

"개인적으로 만나보진 않았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녀석.....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고 하던데...언제부터 사귀게 된거야...?"

"......고등학교때 같은반 이였어요....."

".....그랬구나......녀석이 먼저 사귀자고 한거야.....?"

"......네....."

".....알아본 바로는 녀석.....집에서도 어느정도 신임이 두텁고.....또래보다 생각하는것도 진지하다고 들었는데......그녀석 형보다 더 낫다고 집에서 신임이 굉장하다던데.....실제 성격도 그래....?"

".......가벼운 사람을 아닌것 같아요...."

"그래.....그렇담 다행이지만......."

 

잠시 아무말 없이 날 보던 진수오빤......거실로 나가자고 했다.

식당에 오래 머물러 있음 아주머니가 나머지 일을 못하시니까 자릴 비워주자고 했다.

괜히 가슴이 뛰고 무거웠다.

 

"우현이 어머님하고 논현동 막내고모님.......고교.대학 동창이야......아주 친한 친구사이지...어릴때 부터 서로 결혼해서 아이들 나면.....결혼시키자고 약속했고......우현이 형인 규현이 보단 우현이가 훨씬 나으니까.....더구나 민정이 우현이에게 목숨거니까.....둘을 붙여주기로 했나봐......혹시 알고 있어...?"

 

가슴의 쿵쾅 거림이 아까보다 좀 더 강도가 세졌다.

갑자기 얘기가 .......

안자 있기가 점점 힘이 들었다.

 

"많이 긴장하고 있는것 같아서 미리 말하는데........난 네 적이 아냐.......집에서 널 우리 가족으로 받아 들여진 순간 부터.....넌 내 동생이고 난 네 오빠야......네가 이렇게 긴장하며 뾰족하게 안자 있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

"............"

".....민정이 대학 들어가면 구체적인 얘기가 오고 갈거야.......아마도 너에 대해서 양쪽 집안에서 알게 되면 좀 시끄럽겠지.......짐작이 가지......?"

고개가 떨구어 졌다.

이문제가 다시 ......이렇게 빨리 내게 다시 다가올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민정이도......별반 다른말이 더는 없기에.......

어머니가 보기에 내가 말을 안듣는다고 생각이 되어서 오빨 통해서 내게 다짐을 받아두려 하심일까.....?

나로 인해 집안이 시끄러워 지는걸 사전에 막기 위해......?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네 행동보니까......괜한 억측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아까도 말했듯이 난 네 적이 아니야.네가 힘들면 기댈수 있는 아군이 되어 주겠다는 거야........너랑 우현이 맘만 확실하다면....이겨낼 수도 있을꺼야.막내 고모 성격이 만만치 않다지만......우현이 녀석이 강단이 있는 녀석이라면......승부를 걸어 볼수도 있다는 거지......그러니까 지레 짐작으로 겁먹지 말라는 얘기야.....알았어....?"

".....?"

"....지레 겁먹고 헤어질 생각같은것 하지 말라구.......넌 지금까지 너무 뺏앗기면서 살아왔잖아.....이젠 네가 가지고 싶은게 있음......가져도 된다는 욕심을 가지고 살아도 된다는 얘기야......혼자라는 생각 버리라구.....알았지....?"

 

 

그날 저녁....

진수오빤......내게 가끔은 밖에서 만나자고 했다.

우현이와 둘이서든......아님 윤수언니와 함께든......

내 삐삐번호 받아가면서.....오빠의 원룸 전화번호와삐삐번호를 알려 주었다.

웬일인지......

누군가 내편이 되어주겠다는 게 너무 좋았다.

더구나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생겨난 내 편.

가슴 한구석에 불안처럼 자리 하고 있던 민정이라는 존재가 조금은 가벼워진 밤이였다.

 

한달을 잡고 떠났던 우현이 10만에 서울로 왔다.

야유하는 모두를 제쳐두고 혼자서 먼저 온거였다.

유럽 어디쯤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우현이 에게서 전화가 온 한낮에......난좀 놀라왔다.

들떠서 나갔던 해외여행이였는데......

 

신사역 카페에서 우현일 만났다.

머리가 ....좀 많이 길었다.

안본지 겨우 보름인데......그사이 머리가 얼마나 길었겠냐마는......암튼 좀 부드러운 이미지 였다.

자리에 안자 마자 탁자위로 뭔가를 툭 꺼내 보였다.

가죽으로 만든 끈에 무슨 원주민들이 믿는 신 형상을 달고 있는 팔찌와 반지였다.

 

"호주 원주민 아오리 족의 전통 문양이래.......너 이런것 좋아하잖아...."
사실 금속류의 악세서리 보단......핸드메이드 가 더 관심이 가고 좋았다.

인도에서 들어오는 가방이나 다른 소품들......손으로 만든 수공예품을 좋아했다.

가방이며 작은 손지갑 까지도.....집시풍이나 히피풍 모양.....

우현인 좀 안좋아 하는것 같지만 난 좋았다.

남방의 단추를 목까지 꼭꼭 잠궈야 만이 직성이 풀리는 우현이완 달리 난 죽죽 늘어지게 하고 다니는 히피풍이였다.

가방도 .머리도.남방도.....안에 티를 받쳐입고 자켓처럼 남방을 걸치고 다녔다.

신발도 질질 ....끄는 형태도 다니고 있었다.

그게 편하고......좋았다.

 

대학들어 와서 달라진 내 모습과 행동에 우현인 첨엔 이해 할 수 없다는 얼굴이였는데....이젠 어느정도 내게 적응이 되어지는지.....요즘엔 별단 다른말이 없었다.

하긴.....뭐라고 말해도 들을 내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 인지......이율 달지 않았다.

늘 팽팽히 긴장되게 살아온 나였기에.......좀....풀어지게 하고 다니고 싶었다.

보는 사람이라도 느슨해지게......

어머님도 첨엔.....좀 놀라와 하시더니.......이것도 개인 취향이라면서.......아버지 앞에서만은 조심하라고 하셨다.

갑자기 변한 내 모습을 보고 언잖아 하실지도 모른다며......

그래서 일까....?

의도한건 아닌데......요즘엔 내 옷차림은.......정말 첨 과는 많이 달라 있었다.

같이 다니는 미나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우린 히피족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