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점심무렵 이였다.
소연은 퇴근을 준비하며, 감기몸살로 벌써 몇일째 고생하는
은주를 생각했다.
시상식 이후로 은주는 더 말이 없어지고, 우울해 보였다.
소연으로서는 알수없는 일이였다.
[이미라..나쁜것..착한애 하나 잡네..잡아..]
소연은 사장실을 바라보았다.
분주한 동준의 모습...비수라고 꽂고싶은 심정이였다.
"따르르릉..따르르릉.."
소연은 은주에게 전화를 넣었다.
"콜록..여보세요..?"
"뭐하니? 약은 좀 먹었어? 밥은?"
"훗..정신없다 한가지씩 물어.."
"칫..지지배..1시간후에 나와있어..우리 온천이라도 다녀오자."
"뭐? 갑자기 무슨 온천엘.."
"그냥..바람도 쐴겸...기분전환도 하고,목욕도 하구..오케이?"
소연과 은주는 모처럼 고속도로를 탔다.
쌓인눈으로 속도는 내지 못했지만, 은주는 모처럼의 나들이가
즐거웠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와 우동을 사먹고 다시 온천으로 향했다.
"지지배, 고맙다. 니 덕분에 바람도 쐬구.."
"바람뿐이니? 어디? 크큭..때도 밀고...우하하..니 등 밀어줄께.."
"그래, 후훗..."
"그래, 웃어라..활짝 웃어..넌 웃는 모습이 이쁘잖여.."
[고맙다..소연아..이 은혜 잊지 않을께..]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소연이 이런데 와서는 몸보신 하는거라고 부득이 우겨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은주는 자기를 생각하는 소연의 마음인걸 알았다.
[사랑할때 감기쯤은 병도 아니였는데..훗..]
호텔방에 둘이 누워 오이를 얼굴에 더덕더덕 붙여놓고
수다를 떨 무렵..은주의 핸드폰이 울려댔다.동준인줄 알았다.
받기 싫어서 무시했다가,계속 시끄러워서 꺼냈다.
모르는 번호가 발신으로 찍혔다.
"여보세요?"
"저어...우진이에요...끊어진줄 알았는데.."
"아, 네......."
"감기는 좀 어떠세요?"
"뭐..괜찮아요.."
"......... 내일 뵐수 있을까요?"
전화를 끊고나니 소연은 호기심에 어느덧 오이를 다 떼고 은주옆에
다가와 앉아있었다.
"누구니? 응? 너..혹시.....정우진 아니야? 맞지? 그렇지?"
"응.."
"어머머멋..정말..그랬구나.."
"어떻게 알았어?"
"훗...척하면 척이지..시상식때 사실 알았다.."
"정말?"
"그래, 우진의 소감에서 널 향한 그 눈빛..잊을수가 없더라..
우하핫...멋져..와우..외모만 멋진줄 알았더니..
그래, 어쩔거니? 응? 만나기로 했니?"
"어쩌긴 뭘 어째..지금 내 모습 몰라서 그래?"
"니가 뭐 어때서? 야..내가 다 흥분되네..크큭..만나봐..
둘이 잘되면 좋겠다..정말루...후후훗.."
은주는 별 느낌이 없었다.
우진이 좋은 사람인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어지길 바래본적도 없다.
아직은 동준의 아내이고 할일이 남아있다.
설사 이혼했다고 쳐도.인기 스타의 아내가 된다?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였다.
신기한듯 마냥 낄낄거리던 소연은 피곤했던지 금새 잠이들었다.
은주는 소연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창가에 섰다.
조용히 눈방울들이 날리고 있다.
[ 우진..우진..정우진..왜 내 곁에 있는거죠?
당신이라면, 상처받지 않은 순수하고 더 좋은 사람 만날수 있을텐데..
난 당신짝이 될수 없잖아요..
난 더이상 힘들기 싫어요..난..]
다음날,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였다.
소연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휴게소에서 내렸다.
오는길에 커피한잔 부탁하고는 은주는 잠깐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후, 다급한 소연의 목소리에 은주는 눈을 떴다.
"어머나..은주야..이것 좀 봐봐.."
"왜?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니?"
"얘는..그것보다 더 신나는일이다..하핫.."
뭘 가지고 그럴까..은주는 얼른 소연이 가져온 신문 1면에
눈을 가져갔다.
헉..이럴수가..
[ 섹시가수 이미라..L양 비디오 주인공이였다.]
나이트시절 사귄 남자와 합의하에 비디오를 찍었고, 동거하던중,
생긴애기를 낙태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