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동준이 전화를 했다.
식사를 하고 좀 늦을것 같다는 내용..
은주는 전화를 끊고나서 바로 외출준비를 했다.
동준이 미라와 같이 식사를 하리라는 예감이 틀리길 바랬다.
은주는 동준을 무너뜨리고도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이제라도 돌아오길 바라고 있었다.
소연과 약속을 했다.
장소는 은주네 언니가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 이였다.
"언니, 나 왔수.."
"그래, 최서방은?"
"응? 언닌..최서방부터 찾고 그래?"
"여기서 만나기로 한거 아냐?"
"아니야, 소연이랑 만나려구..저쪽에 있을께..주문은 나중에 받아."
언닌, 요즘들어 은주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다.
말수도 줄고, 전화연락도 줄었고...혹시..?
"얘...너..혹시 임신 아니니?"
"언니도 참....아니야..가서 일이나 보셔..신경 끄고.."
소연에게서 조금 늦겠다는 전화를 받고 책을 읽던중이였다.
"저기..사모님 맞으시죠? 세영..."
"네?"
은주는 좀 놀랐다.
눈앞엔, 정우진이 서있었다.
정우진...그는 세영 엔터테인먼트에서 잘 크고있는 신인이였다.
얼마전 주말드라마에 캐스팅 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깔끔한 마스크로 뭇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기 시작한 연기자였다.
모델 출신이였던 우진은 키도크고,휜칠했다.
처음 이미라 대박파티때 인사만 한번 나누었을 뿐이였다.
"어머..우진씨..반가워요..여긴 어떻게..."
"네,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요..사모님도 약속이 있으신가봐요?"
"네, 그래요..후훗...좀 놀랬어요.이런곳에서 인기 연예인을
만나다뇨..."
"과찬이세요.. 여긴 세번째인데, 사람도 북적이지 않고,
누굴 만나기 편하더라구요.."
"네, 그렇군요..요즘 바쁘시죠? 남편에게 얘기 많이 들었는데.."
"네, 주말극 끝나고나서 캐스팅 제의 많이 받고있는데,
좀 쉬고 싶어서요."
"그래요..쉬는것도 중요하죠..참..연기 잘 하시던데..
저도 팬이에요..후훗.."
"어?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어머낫..!! 우진씨! 여긴 왠일?"
소연 이였다.
"엥? 여기서 두분이 만난거얌? 크큭.."
"그래.."
"흐미..이런 스타를 만났으면 얼른 싸인을 받아야징..
우진씨..내일 여행 떠난다며? 매니저한테 연락 해봐요.
아까 할얘기 있는것 같던데.."
"네, 그럼, 또 뵐께요..."
"그래요.."
"은주야..우진씨..넘넘 멋지지?"
"훗..그래, 멋지네.. 나이는 몇이래?"
"응, 우리보다 2살 아래..난 기획사에 있으면서두 저런 스타들 보면 가슴이 떨리는거 있지..크큭.."
"훗..그러냐? 얼른 하나 잡아..."
"칫..지지배..오늘 니가 사는거지?"
은주는 소연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텅빈 집, 썰렁함이 느껴졌다.
아이라도 있었다면 덜했을까..?
훗...은주는 세수를 하고 누웠다.
마침 TV에서 우진이 나오는 드라마 마지막회가 나오고 있었다.
정우진..
매너있고, 수수한 사람..
저녁때 만났던 생각이 문득 났다.
기획사에 일하면서도 연예인 보길 돌같이 했던 은주였는데...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진건지..
이젠 다른곳으로 건너간 동준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쓰렸다.
은주는 TV를 켠채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