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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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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울다..


BY 핑키~ 2003-06-24

 

 

       매끈하게 잘 빠진 흰색 고급승용차 한대가 빗길을 달린다.

     어딘가에서 한참을 달려온듯..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국도를 따라 오던 차는 인적이 뜸한 작은 길모퉁이에서 멈췄다.

 

     "흑흑....흑...아닐거야...이럴수는 없어.."

 

     단아한 외모..세련된 옷차림의 그녀..한은주..

     누가봐도 아무 걱정없이 공주처럼 살아온것 같은 그녀가..

     그녀가 지금 울고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 소연이 전해준 말은 그랬다.

     

     "사장님..좀 수상해..

      이런말 할까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은주야...마음 단단히 먹어..

      어제 사장님 그리고 이미라 단둘이 여행떠난거야.

      다른 스탭들한테는 화보 촬영차 간다고 했지만,

      내가 비행스케줄 알아본 바로는 그래.

 

      다른 사람 아무도 없더라..

      1등석 그것도 옆좌석 단둘이..

 

      은주야...너한테는 출장간다고 했다며?

      여보세요? 

 

      은주야..너 울고있니? "

 

    

     한은주, 결혼 5년차 주부..아이는 없다.

     5년전, 세영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었다.

     연극배우가 되고싶었던 그녀였지만, 숫기없는 조용한 성격으로

     배우가 되지 못했다.

 

     결국 연예 기획사에서 일해보고픈 마음에 입사하게 되었고,

     입사동기인 소연을 만나 단짝으로 지내던 차였다.

 

     지금의 은주 남편 최동준..

     그 시절 그는 아버지 밑에서 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부친의 가업을 잇기위해 일을 배우는 상황 이였고,

     한눈에 반한 두 사람은 열애끝에 5년전 결혼을 했던 것이다.

    

     시댁쪽에서 결혼을 많이 반대했었다.

     친정쪽이 많이 기운다는게 이유였다.

     게다가 외아들이였던 동준은 모 기업 회장딸과 혼담이 오가던 차였다.

 

     그러나 결국 동준이 밀어부쳤고, 시아버지는 2년전 돌아가셨다.

 

     은주는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었다.

     5년이 흘렀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불임치료도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동준은 늘 걱정이 없었다.

    

     걱정하는 은주의 어깨를 감싸며 말하곤 했다.

     "자식 안생기면 어때? 우리끼리 즐기며 사는거야.

      은주야..너무 조바심 내지마..

      니 몸 축날까봐 난 그게 더 거정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은주는 동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다.

     자신을 끔찍히 사랑해주는 동준이 너무 고마웠을뿐이다.

     

     그런데, 남편의 외도를 느낀건, 2달전이였다.

     워낙에 바쁘고 출퇴근시간이 일정하진 않았지만, 외박은 않던 남편이였다.

     그런데 외박이 잦더니, 몇일만에 들어온 동준의 셔츠에선

     고혹적인 여자향내가 났다.

 

     이상했다.

     은주가 가진 향수중엔 그런 향이 없었다.

     얼마나 근접했으면 향이 그토록 오래가는걸까...   

 

     은주는 여자의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그리고 다정히 통화하는 동준이 모습에서..

     얼핏..스쳐가는 얼굴 하나가 있었다.

 

     이미라...이미라.....이미라....

 

     신인배우..신인가수..섹시한 외모를 앞세운 앨범은 두달만에 동이났다.

     시골에서 상경한 이미라는 밤무대에서 일하고 있었다.

     신인배우 물색중이였던 동준의 눈에 띄어 데뷔를 하게되었고,

     결과는 대박이였다.

     대박 파티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었다.

 

     화려한 화장..악세사리.. 

 

     "사모님..반가워요.."

     카랑카랑한 그녀의 목소리는 은주을 압도했다.

     어쩜 그렇게 섹시할수 있는지..

     어쩜 그렇게 당당할수 있는지..

 

     

     잠시 세워둔 차에서 은주는 진정하는 중이였다.

     ''울지말자..내가 왜 이렇게 슬퍼해야 하는거지?

      울면 지는거야..

 

      나쁜 인간들..

      두고봐... 내가 약하지 않다는걸 보여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