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38

마지막 시련일까?


BY 유진 2003-06-27

 

 산부인과를 찾았다. 수술을 받기위해 난 사고난 경위를 이야기하고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입원해서 치료받았던 병원에서 떼어준 진단서를 보여줬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운내라고 걱정을 해준다.

그리고 진료를 받던 병원으로 연락을 해서 확실한 경과를 알아야겠다고 했다

내 상태는 이미 임신 5개월 째 접어들고 있었다.

예전보다는 훨씬 회복이 된 것 같았지만

눈은 여전히 잘 보이지 않았다.

의사는  처방한 약을 주면서 아침에 9시까지 오라고 했다.


이튿날,

나는 준비를 하고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함께 산부인과를 찾았다.

의사는 진찰을 해보더니 아직 좀 더 있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가 지나고 저녁이 돼도 아무반응이 없었다.

배가 많이 아플거라고 했지만 아무 것도 느낄 수없었다.

밤 12시까지 지나  새벽 1시가  돼어도 반응은 오지 않았다.

진찰을 하던

갑자기  의사는 다급한 소리로 분만실로 나를 옮겼다.

‘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네요. 아줌마가 위험해져요 ’

이건 또 무슨 소린가?

“ 이 정도의 시간이 가면 많이 아파야하는데...”

“ 그럼 어떻게 하시려구요?”

“ 강제로 태아를 꺼낼 수밖엔 없네요”
“ 강제로 꺼내다니요? 예!!”

“ 아직 환자의 상태가 회복된 상태가 아니니 마취도 시킬 수없으니  참 큰일이군요,

 이젠 어쩔 수가 없답니다.”

그냥 의사의 지시대로 하기로 하고 수술이 시작됐다.

너무 아파 참을 수가 없었다. 생살을 찢는 아픔은...

차라리 남편의 매질이 덜 아픈 것같았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막 소리를 질렀다.

숨이 차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 차라리...차라리 죽여주세요. 너무 아파요...”

“ 조금만 참으세요. 잠시면 됩니다.”

한참을 실랑이 하면서 드디어 일을 끝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 엉? 뭐야 또 있어요!”

또 한 번의 고통을 맛보아야했다.

난 쌍둥이를 임신한 것이었다. 아들 쌍둥이 5개월 만에 세상밖으로 죽어서 나온 아이들

세상 빛도 못보고 그렇게 가야만 했다.

나는 지치고 지쳤다. 정신도 잃었고...

회복실에 실려온 나는 끝없이 눈물로 밤을 새웠다.

살아야할 가치도 없는 인간이다 난...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정말 이대로 살아야하나?

하루를 병원에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조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 두 어달이 지나도록 눈은 그저 잘 보이지 않았다.

어렴풋이 형체만...

 

며칠 후,

엄마더러 심부름을 보내달라고 했다.

어떻게 가려고 그러냐구 물으신다. 그렇다고 맨날 누워있을 수는 없었다.

집 앞에 조그만 슈퍼가 있었다.

뿌옇게 보이는 눈으로 그 슈퍼를 찾아서 갔다.

내가 사려는 치약과 칫솔을 찾느라고 헤매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주인이 이상했던지 뭘 찾냐고 묻는다.

“ 아~ 예 치약하고 칫솔이여”

“ 여기 있어요”
“ 감사합니다”

난 계산을 하고 슈퍼를 나와서 

더듬거리며 걸으면서 생각한다.

''''''''내가 왜 이러지? 살고 싶어서 내가 이러는가? 기막히는군...''''''''

집에 도착 했을 땐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같았다.

엄마는 날 더러 당분간은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아무 말 없이 난 건넌방으로 들어가서 다시 누웠다.

 머리에 통증은 자주 일어났다.

너무 아파서 견딜 수없으면 이불을 쓰고 울어버린다.

난 엄마한테 화풀이를 한다.

왜 살려놨냐고 마구 대들었다.

“ 내가 어떻하면 되겠니?”

“ 죽여줘요 차라리”

정말 살기 싫었다. 왜 이리도 내 앞엔  험난한 산만이 놓여있는 가?

의미없는 삶은 더 이상은 싫었다.

이젠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데... 희망도 없는데...

아니 애초부터 희망같은 것은 없었다. 오기와 복수심만으로 7년의 결혼생활을 ...

난 사정없이 밟히고 망가졌다. 이렇게 죄악을 가득한 인간이 어떻게 무슨 얼굴로

세상을 살 수있을까?


조금은 안정을 되 찾은 듯 싶다. 내 시력도 많이 좋아진 것같다.

 어느날 아침, 아버지께서 출근을 하시면서 내가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오셨다.

“ 좀 어떠니?”

“ 괜찮아요”

“ 미안하다”

“ 왜요? 뭐가 미안하죠? ” 여전히 내 말은 가시가 박힌듯하다.

“ 내가 그런 놈인 줄 알았으면 결혼시키지 않았을거야”

“ 그런가요? 내가 이런 꼴로 있으니깐 이젠 보기싫다 그건가요?”

“ 왜 이러니?”

“ 미안한 것으로 다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아버지는 힘없이 나가시고 난 또 혈기를 부리고 있었다.

내가 병원에 있을 때 이미 이혼수속을 밟고 있었다.

법원에서 통보 올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어서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며 나의 장래의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았다.

뭘 할 수 있을까?

질기디 질긴 내 목숨...

수 없이 죽을 고비를 넘겼어도 살아있는 것을 보면...

 며칠동안 고민 끝에 서울에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가서 예전에 배우고 닦은 기술로 먹고 사는 것은 걱정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지난 악몽은 다 잊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는거다. 그래야해....

누구도 믿지 않는다 오로지 나 자신만을 지키며 산다고 다짐해본다.


 12월 중순 쯤이었을까? 어느 정도 회복됐고 기운도 났다.

난 갑자기 의상실 언니가 생각이 났다.

서울 가기 전에 만나보고 싶었다.

천천히 오랜만에 발걸음을 떼면서 걸었다.

마치 구름위를 걷는 것같이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다.

15분 거리를 난 한 시간을 걸은 것같다.

의상실에 도착하니 문은 닫혀있었다. 아무도 살지도 않았다.

살림 집을 찾으니 그 집도 남이 살고 있었다.

난 작은언니 사는 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가보았다.

작은언니도 결혼을 해서 아들이 있었다.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를 보더니 언니 너무 반가워했다.

“ 아니 이게 누구야? 진아 맞지?”

“ 언니~”

난 힘없이 웃고 서있었다.

“ 어서 들어와 어서”

“ 언니? 근데 큰언니 의상실 안해 어떻게 된거야?”

“ 우리 언니 죽었어 작년에...”

“ 헉! 왜 언니가 죽어? 무슨 일이야?”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 그 인간 때문에 그렇지 형부말여 맨날 술먹고

언니를 맨날 패더니 속병들어서 몇 년고생하고

작년에 죽었는데... 아마 형부도 죽었다는 것같애 간에 문제가 생겨서...“

“ 으 응? 그럼 성아는?”

“ 성아는 네덜란드로 6살 때 입양 됐어 부부교사한테 가슴 아픈 일이지...”

“ 그랬구나”

사실 내가 의상실에서 일할 때 언니는 맨 날 남편한테 폭력에 시달리고 살았다.

“ 넌 어때?”

“ 음... 나도 그렇게 됐어 며칠있다 서울가려고 언니 생각이 나서 온건데...”

“ 어째서 착한 사람들이 그리 당하고 사는 것인지 너도 마찬가지구...”

그러면서 언니는 갑자기 민수 이야기를 꺼냈다.

“ 말도 말아 너 결혼하던 날 제대를 한 것 아니겠니... 와서 어찌나 우는지 볼 수가 없을 정도였어”

“......”

“바보 울긴 왜 울어... 남자가...”

그러면서 언니는 민수가 지금 결혼해서 딸 낳았다고 말했다.

홧김인지 몰라도 나 결혼한 다음 한달도 안돼서 결혼을 했다고 한다.

“ 그렇게 빨리?”

“ 그 아이도 제 정신 아니더라구 아무나하고 한다고”

그랬구나......

못난 나 하나 때문에 여러 사람 신세를...

“ 엊그제도 시장에서 만났어. 얼굴이 많이 그을렀더만....”

장난삼아 민수한테 “ 유진이 안 보고 싶냐” 하고 물었단다.

소리 없이 빙긋이 웃으면서 “ 진이 잘 살겠지? ” 하더란다.

언니는 날 더러 정말 바보 같다고 한다.

끝까지 버텨보지 그래서 민수하고 결혼하면 얼마나 좋았냐구 말한다.

“ 다 지난 이야기야 언니 그만하자”

“ 나 갈게~”


새로운 삶을 위해서 난 또 모험을 해야 할까?

숱한 세월을 살아야할 이유조차도 모르고 산 내가 잘 해낼 수있을까?

조금은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틀 후, 예전에 정분이와 연락이 되어서 내가 일 할 자리를

그 아이가 주선을 해줬다. 세월이 많이 간 것을 실감했다. 정분이는  

그렇게 고생하고 배우더니 지금은 완전 기술자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사흘 후, 그 애가 소개 해준 직장을 찾아서  옷 몇 벌과 돈 20만원을 가지고

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