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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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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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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속에서의 삶


BY 유진 2003-06-25

 

 어느 날, 남편은 서울서 동창회가 있다고 날더러 자기가 입던 점퍼를 빨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세탁기도 없고 더욱이 탈수기하나 없는데 그걸 말리기는 쉽지 않았다.

어쩔 수없이 빨기는 했지만 말리는 것이 문제였다.

당장 내일아침이면 갈텐데...

정말 큰일이다.

친정에는 있었지만 가기 싫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서 서울 간다고 옷을 내놓으라고 한다.

하지만 옷은 마르기커녕 물도 안빠졌다. 동태가 되어서 옷걸이에 걸린채

매달려있었다.

남편은 막 성질을 내면서 다짜고짜 화를 냈다.

친정가면 탈수기 있을텐데 가서 해오면 어떠냐고...남편은 뻔히 내가 싫어할 줄 알면서도 일부러 더 그러는 것을 난 안다.

다른 옷을 입고 가라니깐 싫다고 성질을 낸다

그럼 어쩌라는 말이냐고 했더니

느닷없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해댔다 . 그러면서 따귀를 한 대...

너무 황당하고 기막혔다.


그냥 참아 넘겼다.

서울을 간지 일주일이 다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정말 막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사건건 참견하는 친정부모님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하든 나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다.

나간지 일주일째 되던날

친정아버지가 부르신다.

사위를 찾고 계신다.

“ 지금 없는대요”

“ 어디갔니?“

“ 친구네나 갔겠죠”

“ 들어오면 좀 보자구해라”
“ 네 ”

또 하루가 가고 있었다

불러도 오지않으니 다시 친정아버지께서 또 오셨다.

어떻게 된거냐고...

사실은 서울 갔다고 오늘은 올지 모른다고 했다.

“ 언제 갔는데 오늘 올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해!”

“ 제발 모른 척하세요”

" 차라리 이혼을 해라!"

" 뭐라구요! 내 인생에 이래라저래라 하시지 마세요!"

" 이거이 사는거냐?"
" 이제와서 그런 말씀하실 자격이 있나요?"

" 너를 위해서야 싹수가 노랗다"

" 함부로 평가하시지 마세요! 난 절대 이혼안해요. 내가 망가져서라도

 엄마아버지앞에 마지막 내 모습 보여드릴꺼에요.이혼을 해도 내가 알아서 할겁니다!"

아버지는 날 다시한 번 쳐다보신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더니 얼마후,다시 오셔서 시집에 전화를 하셨다고 했다

정말 사람 환장하겠네...

“ 왜들 그러시는거에요?”

“ 나간지 며칠 됐는데 안오니깐 전화했는데 왜 그러다니?”

“ 왜 참견들 하시는 거냐구요?”

“ 시부모님들한테 말씀드려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예? 정말 이래서 내가 말하지 않는거에요 정말 지겨워”

한 두살 먹은 사람도 아니고 사사건건 참견하면 더욱

망가진다고 말씀드렸다.

일은 더욱 복잡하게 돼버렸다.

 그 이튿날, 시아버님께서 오셨다.

어떻게 된 일이냐구? 놀라서 말씀하셨다.

난 제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는 ‘네가 무슨 잘못이냐 그놈 잘못이지 행동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는데...“

시아버님께서는 날 무척 예뻐하셨다.

항상 오시면 대견하듯 바라보셨고 아껴주셨다.

그나마 내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시부모님의 사랑 때문이었다.

아버님께서 오신 날 저녁 때,

약속이나 한듯이  남편이 돌아왔다.

아버님은 막 화를 내시면서 행동을 어찌 했길래 장인이 전화를 하셨냐고

난리를 치셨다.

아무소리 없더만 날더러 아버지한테 말했냐구 묻는다

“자기 찾으시다가 이틀 동안 안보이니깐 물으셔서 이야기했어“

“ 그렇다고 어디다 감히 전화를 해”

이젠 막 나가고 있었다 말도 함부로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튿날 시아버님께서는 가셨다.

가시자마자 남편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 너같은 년은 죽어야 돼”

너무 기가 막힌다.

“ 야! 너희 집에서 날 사람취급하지 않는대 내가 널 어떻게 사람으로 보겠냐 엉!"
난 다 사실이니깐 암말 하지않았다.

‘그래 날 차라리 죽여라 그러면 나도 편할 것같다’ 는 생각했다.

난 반항하지 않았다. 그냥 맞아주었다.

“ 너희 집에서 나한테 해준 것이 뭐 있냐? 살림살이를 제대로 사줬냐 아니면

내 양복을 제대로 해줬냐! “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 너도 같은 속물이구나 잠시라도 널 달리 정직한사람으로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어’

틈만 있으면 술을 마셨다 거기다 동네어귀부터 술주정을 하기 시작하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괴롭혔다.

모두가 내 탓으로 돌렸다 내가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어서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날이 갈 수록 폭력과 욕설은 끊이지 않았다.

너무 괴롭고 죽을지경이었다.

친정집에도 가끔 가서 행패를 부리기도했다.

그러다  결혼 1년 만에 친정은 시내 쪽으로 이사를 가셨다.

정말 다행이다.

이젠 내가 마음먹고 무슨 일이든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면 농가에서는 일이 많다.

배추농사를 짓는 집에서 김장배추를 짚으로 동여 주는 일을 옆집아줌마와 가서

도와주고 일당을 벌었다.

한 번은 남편한테 말을 해서 밥을 좀 얻어서 채소를 심어보자고 했다.

나 혼자라도 하고 싶었다.

단 하루도 이런상태로는 골병들기 딱 인 것 같았다.

마침 아는 분이 100여 평 되는 밭이 있다고 해보라고해서

그 이튿날부터 동네아줌마가 도와주신다고 해서 그분과

밭을 갈아주실 아는 아저씨를 모시고 함께 그 밭으로 갔다.

남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일은 도와주지 않아도 속이나 차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삼분의 일 정도는 무우를 심고 절반은 고추모종을 사서 하루종일 심었다.

한달 쯤 지났을까 너무 날씨가 가물어 채소가 자라질 못할 정도로

그랬고 이번엔 장마가 들었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없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렸다.

난 밭 고랑에 앉아서 정신없이 울었다

며칠이고 계속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었다.

거의 일 주일은 내린 것같다.

밭에 있는 무우는 거의다 비에 젖어 썩어있었고  그나마 고추는 괜찮아 보이는 것같았다,

난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다.

고추농사라도 잘 지어서 만회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생전 해보지도 않던 밭일이라서 정말 힘들고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밭이라면 텃밭도 싫다.

고추는 낮에 가서 딴다 그리고 저녁에 골라서 바구니에 담아서 아침이 되면

조합에 가서 경매에 부친다

 밭하고 집은 좀 멀었다.

그 밭을 빌려준 주인동생이 자기네 빈방에 와서 농사 지을동안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에게 물었더니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아침에 도시락을 싸서 가지고 밭으로 향했다.

낮에는 부지런히 고추를 따서 묵을 집 마당에 펼쳐놓고

또 밭으로 가서 일하고...

저녁식사를 거기서 해먹고 고추를 골라서 담는 작업을 했다.

두가지로 나눠서 담았다.

그리고 아침일찍 리어카에 담아서 조합으로 가지고 가서 물건을 풀어놓고

경매가 끝나면 오후에 다시 가서 고추값을 받아와야했는데...

난 한 번도 돈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끝물까지 따는동안 난 맨날 빈손으로 터덜거리고 와야했다.

미리 남편이 와서 돈을 타가지고 가서 하루종일 술을 마시고 들어오고

그야말로 사람같지 않은 짓을 서슴없이했다.

남은 것은 상품가치 없는 고추 가져다 스레트 지붕위에 말린 것뿐이다.

더 이상은 나도 하기 싫었다.

고생만 죽도록했지 또 예전같이 갈취당하고 난 맨날 당하고만 살아야했다.

지지리 복도 없는 년...

1978년인가 기억은 잘 나진 않지만

양돈업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은 때가 있었다.

우리도 100여마리가 넘는 돼지가 있었다. 

돼지를 집에서 하루에도 두어 마리씩 잡아 고기를 팔고

먼 곳은 가져가서 팔아오고 며칠을 그랬다.

1~2년 사이에 난 별 일을 다 해봤다.

날이 갈수록 남편의 폭력은 심하게 발전 되가고  숱한 일을 겪었다.

 어느 날 밤 시끄러운 소리가 멀찌감치 들렸다

남편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오늘은 작심하고 수를 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나도 더 이상은 당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점점 목소리가 가깝게 들렸다

난 밖으로 나갔다 남편은 집으로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비틀거리고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난 힘껏 남편을 둑방 밑으로 밀어버렸다.

 아니 이럴 수가...

난 느낄 수있었다.

남편은 절대 취하지 않은 것을 알 수있었다.

밀쳐버리려고 힘을 줘도 이사람은 절대 떠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내고 버티고 있었다.

난 졸지에 살인자로 찍혔다.

남편에게 말이다.

날 질질끌면서 집으로 들어와 또 개 패듯  때렸다.

" 네 년이 날 죽이려고 해 나쁜년~"

" 그래 난 널 죽이고 싶어!"
" 그래도 이년이!"

다음날 아침

집안은 아수라장이었고 돼지들은 밥을 달라고 울고 난리가 났다.

난 일어나서 아침을 주기위해 사료있는 곳을 갔다

세상에 사료는 하나도 없었다.

너무도 기막힌사실에 정말...

난 방으로 들어갔다 남편을 깨워서 물었다.

" 사료는 하나도 없는거에요?"

" ........."

" 세상에 짐승이 무슨 죄가 있다고 굶기나요?

물론 당신 심정 모르는 것아니에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 그럼 어쩌란말야"
사실은 결혼후 와서보니 이사람은 빛더미에 앉아있었고

부모가 예상한 것같이 재산가는 아니였다.

하지만  우리는 젊고 벌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나는 생각다못해 장롱속에 깊히 넣어두었던 결혼반지를 꺼냈다.

오전 10시쯤

나는 반지를 맞췄던 금은방으로 달려갔다.

제대로 끼어보지도 못한 반지를 결국 그렇게 처분하고

돼지들 먹을 사료를 마련했다.

그 때 당시,

사료를 100여포 정도 됐던 것같다.

집에 와보니  남편은 또 없었다.

한 시간 쯤 됐을까?

사료가 왔다 트럭에 실려서...

대문앞에다 다 내려놓고 그 사람들은 가버렸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내어서 사료를 집안으로 운반했다

돼지들은 용케 알고 울어대기 시작한다.

나는 우선 한포만 개봉을 해서

밥을 주기시작했다.'''' 너희가 무슨죄냐 주인잘못만나서...''''

사료를 정신없이 나르다보니 거의 두어시간 지났다.

생전 해보지도 않던 일을 난 하고 있었고

그날 이후, 난 돼지엄마로 불리게 되었다.

아예 남편은 일을하지 않았고 거의 미친사람처럼 변하고 있었다.

어미돼지들이 새끼를 낳는 것도 난 처음봤다.

새끼를 낳으면 탯줄을 소독한 가위로 자르고 실로 동이고...

그렇게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난 생각했다. 그래도 난 살아야한다.

어떤 고통이 있어도 난 살아서 보여줘야한다.

난 이미 예전에 내가 아닌 것을...

이렇게 반복되는 삶은 날 6년을 버티게 했다.

정말 나는 왜 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