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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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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그 아름다운 무지개가...


BY 유진 2003-06-22

 1976년 여름. 의상실에서 배운 기술도 이젠 거의 고지에 이르렀다.

완전 기술자가 되어가고 있었고...나이도 이젠 23살

이제서 이야기지만 난 정말 이일이 싫었다. 나 같이 배우지 못한 사람이 할 수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긴 하지만 내 소원은 공부 많이해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바보같고 한심하기가 그지없는 일이다.

반항한 번 제대로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바보같은 나...

아마 요즘 아이들같으면 벌써 가출을 했거나 반항을 해도 열 두번도 더 했을 것이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난 서서히 부모님의 노예? 아니 로봇같이 하라는대로 하는

멍청한 여자로 적응돼 가고 있었다.

 난 그리 미인상은 아니지만 피부가 티없이 맑고 깨끗했다.

특별히 피부관리는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줄도 몰랐다. 화장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고.

로숀하나 발라 본 적이 없다.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분명히 포도가 많이 나왔던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날, 편지한 통을 받았다.

정말 가슴 떨리고 흥분이 되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기쁨이고 묘한 감정으로...

편지봉투에 '' 감민수'' 라는 조금은 희귀한 성의 이름을 보고 의아하게

들여다보면서 누굴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서...

의상실 주인언니가 마침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 미스 정? 편지 왔어?"

" 응 언니 근데 이사람 나 모르는사람인데..."

갑자기 언니는 이름이 뭔데? 하고 묻는다.

" 아 ''감민수''정말 희귀한 이름이네"

" 그래? 드디어 왔구나 "

" 잉? 무슨 말이야? 언니?"

" 야~ 미스 정 너도 이젠 연애 좀 해봐"

순간 나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

" 연애? "

" 그려 너 언제까지 그러고 살래? "

" 내가 어때서... "

" 바보 너 벌써 시집 갈 나인데... 연애도 못해보고 이구~ 생각은 해봤니? "

" 히히"

겸연쩍은 얼굴로 난 언니를 쳐다보았다.

" 어머나! 얼굴이 빨개지네 "

" 자꾸 그러지마아~ "

" 안으로 들어가서 어서 읽어봐 어서 "

가게 안에는 조그만 방이 있었는데 일하다 힘들면 잠시 쉬었다도 하고

우리들의 수다공간이기도 했다.

난 떨리는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가서 편지를 펼쳐보았다.

 의상실 언니의 소개로 무조건 편지를 해봤다는 이야기였다.

특별한 감정이야 있었겠냐만 좀 싱겁긴 했지만 그래도...

난 생처음 남자한테 받아보는 편지로 난 가슴속에 자그마한 파도가 일고 있다것을

느낄 수있었다. 정말 묘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일 주일 쯤이 지났을까?...

오후 쯤으로 기억한다.

웬 군복을 입고 미남형의 남자가 가게안으로 들어와 언니를 찾는 것이다.

마침 언니가 방안에서 '''' 누구세요'''' 하면서 나왔다.

" 아니 이게 누구야? 민수구나~"

난 깜짝 놀라서 왼쪽 가슴에 있는 명찰에 시선을 돌렸다.

'' 감민수''

 순간 난 가슴이 철렁하고 흥분이 되는 것을 주체할 수없었다.

하지만 겉으론 거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 미스 정" 편지 속의 주인공이야"

"..."

" 오늘 바쁜 것없지? 어서 나가 봐 어서~"

떠밀리듯 나는 재촉을 받으면서 부끄러운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 응'' 하고 대답을 했다.

 그 때 당시야 지금같이 디스코텍이니 노래방이란 방은 모르던 시절이었다.

기껏해야 다방에서 차 정도 마시는 것이 유일한 데이트 방법이었다.

우리도 그 코스를 밟기위해  도로변 다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난생처음 다방이라는 곳은 들어와 봤다.

우리는 마주 앉아서 커피를 시키고 아주 어색한 얼굴로 서로를 살피고 있었다.

" 유진씨 제 편지는 받아보셨나요? "

먼저 물었다.

" 아~ 예에..."

한 동안 말이 끊겼다.

" 이제 막 부대서 온거에요. 15일 특별휴가 받았어요. 아직 부모님들도 뵙지 못했는데..."

" 왜요?"

" 유진씨 보고 싶어서요"

" 무슨 말씀을?"
" 보고 싶다는데 무슨 이유 있습니까? 하하"

" 우린 지금 처음 만났습니다?"

" 그래도 편지는 하지않았습니까?"

" 난 한 번도 안했는데요?"

 사실은 이 사람 한테 편지를 받은 것은 일 주일사이에 세통을 받았다.

훈련이 없을 때는 전날 썼어도 또 써서 보냈다고 했다.

" 의상실 누님한테 미스 정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 아 예~"

" 그래서 어떤 아가씨 이길래 자랑을 침이 마르도록하나 정말 만나고 싶었어요"

" 제가 무슨 자랑꺼리나 있나요"

" 자신은 모르는 것이죠. 남이 평가를 하는거죠''''

너무 부끄러움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제가  특별휴가가 15일거든요.

오늘까지 오늘 집에 가서 할머님과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내일부터는 유진씨 만나러 올겁니다"

" 예에?"

" 왜 놀라요?"

" 그럼 난 일은 않고 데이트만 하나요?"

" 가시면 누님이 말씀 드릴거에요 허락 받았거든요"

" 아~"

" 그런데 유진씨? 얼굴 좀 자세히 봅시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어찌 봅니까?"

 애고~ 쑥맥!! 바보!!

서서히 얼굴을 들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잘생긴 미남형 아니 곱상한얼굴 이었다. 군인답지않게 하얀피부와 아주 선한 이미지의

소유자였다. 말소리까지 부드러웠다.

" 유진씨 일 방해해서 미안해요 오늘은 그냥 갈께요."

" 그러세요"

밖으로 나오니 비가 억수로 퍼붓고 있었다.

웬 비가 그리도 오는지...

시간이 밤 9시 쯤 되었다.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우리 집은 그 때 당시 시골에 살았다 시내 쪽에서 조금 들어가면

 ''모랫말''이란 동네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돼지를 몇마리 키우면서 아빠께서는 직장다니시고 그렇게

남이 봐도 평범한 그 자체였다.

좀 거리가 있어서 내 직장에서 집에 까지 가려면 최소한 30분을 걸어서 가야했다

물론 차도 없었다.

비를 흠뻑 맞고 집으로 들어가니 아빠가  성난 얼굴로 나무라셨다.

'''' 내가 의상실까지 데리려 갔었는데 어느쪽으로 왔니!!"
순간 난 가슴이 털컹 내려앉는 것같았다.

" 으응... 저기 큰 시장 쪽으로 친구랑 같이 오느라구... 아빠하구 길이 엊갈렸나보다 그쵸?"

"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딜 돌아다니다 와!!"

난 태어나서 처음 거짓말이라는 것을 서슴없이 부모님한테 했다.

'' 아~ 나도 이렇게도 할 수있구나''

그래도 어쩐지 거짓말을 한 것이 못내 껄쩍지근 했다

그렇다고 되돌리 수없다는 것

난 깨끗이 씻고 내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 속에서

'' 감민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 정말 이사람 나한테 관심이 있을까?''

잠자리에 들면서도 난 계속 그 사람 생각만했다.

이젠 나에게도

아름다운 무지개빛의 꿈을 꾸며 행복의 나래를 펼 수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