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일
오늘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변덕이 심한 노처녀처럼..
아니, 변덕이 심한 어린애처럼 이라고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맑았다 흐렸다......
비오는 날이면
미쳐버리고 싶다는 친구가 있습니다.
비내리는 거리로 뛰쳐나가
마음 가는대로 맡겨버리고 싶다는...
비만 오면 그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리고 시어머니와의 감정적인 싸움을 하고 나면
꼭 제게 전화를 하지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말이죠.
그 친구는 살이 많이 쪘는데
그건 친구가 게을러서도 아니고
애를 낳았기 때문도 아니래요.
스트레스형비만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는군요.
고부간의 갈등.
요즘은 많이 개선이 되었고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보며
사는 경우도 있고...
서로 맞춰가며 사는 경우도 많다던데
친구를 보면 나까지 속이 상하고 답답해져요.
남편의 속옷만 달랑,
시어머니가 세탁한다면...
심한 것 이상 아닌가요?
남자인 그대,
이해가나요?
그 친구 남편이 외동이래요.
그래서 각별했나봐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외동 아들...
친구는 저더러 피해 가라더군요.(웃음)
제가 그 친구를 위해 해줄 수 있는거라곤
열심히 푸념을 들어주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가끔 편지를 보내기도 하구...
만화책 사들고 가서 시간 보내주는 거...
그 정도예요.
답답한 얘기라 재미없죠?
하지만 때론 그런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인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도 하게 된답니다.
잠깐...전화가 왔네요...
.............
.............
.............
그대 전화군요.
나오라구요?
그럼요 나가야지요.
밤을 안고 달리는 기분...
얼마나 황홀한지 사람들은 알까요?
바람의 손길을 느끼고
들꽃의 향기를 마시며...
우리 오늘은 시골길을 달려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