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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불시에 체질양지수 측정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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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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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paty213 2003-04-29

산만한 배를 하고 작은아이를 안고 나온다.
"오늘은 양반이야. 깰때 울고 불고 나찾느라고 난리야."
아이는 실컷 잤는지 빙그레 웃는다.
"이름이 뭐랬니?"
"아 은이 .강은. 얘도 외자야."
"강현, 강은. 왜 자꾸 애들 이름을 외자로 하니?"
"애들 아빠가 외자가 좋다고. 뭔가 분위기 있단다."
"아이들 이름도 부모 취향이겠지... 하기야 우리집은 시부모님 취향이지. 아니 철학원 취향인가..."
민정이는 피식거리며 웃는다.어딘가모를 우쭐함이 베어있다.예전에는 너무 작은 집이니 오지말라고 하며 투덜되던 때도 있듯이 이제10번째 이사만에 60평대 아파트를 소유했으니 흐뭇한 표정이다.
무엇인 좋다고 말을 해야하는데 뭐가 좋은지 와닿지가 않고,창밖풍경만 나를 사로잡는다.
"너무 좋다. 일부러 1층 샀니? 공기가 좋고 집도 넓으니 아이들이 놀 공간이 많아서 좋겠다.너도 좋지?"
"으응, 애들에겐 좋은것 같아.아직 어리니까 뛰어다니기 좋고, 어질러도 방에서 어지르니까, 치우기도 좋긴해."
"그래, 맞다. 우리집은 좁으니, 아이들이 어지르면 온집안이 다어질러지니, 더지저분해 보여서 치우기도 짜증나. 치워도 표가 나야지."
"이사하지.왜 이사를 안하고 그러니."
"이사하고싶어도, 이제는 너무 올라서 우리집 팔아서 보태도 안될거 같아.이사하기 놓친거야. 내가 너무 모르나봐.나도 가고싶지."
"대출받아. 요즘은 이자가 싸서 그렇게 해야해,언제 돈되면 움직이니. 다들 융자얻어서 가는거야. 우리 융자 엄청나... 그래서 1년되면 팔아서 좀 작은대로 이동한다는거야. 그동안 조금 올랐으니까,그거 보태서 옮길려고. 알아봐.이사를 여러번하니까 이제 이사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멍하기만하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욕심을 버려서인지 아니면 용기가 없어서인지, 유자를 얻어서 가야한다고는 생각을 못한다. 손에 수중에 돈이있어야 갈것 같으니 이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10년이 넘어도 가야지 생각만하지, 한번도 행동으로 옮긴적이 없으니,내무능함이 느껴진다.답답하다.욕심을 내야 도움이될지, 아니면 주어진대로 조용히 살다가 늙어서 시골같은 곳으로 내려갈 수라도 있을지....
새삼 스럽게 나를 뒤흔든다. 아이들의 성장함이 점점 눈앞에 닥칠 수 록 끊임없이 찾아오는, 바른삶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없게 만든다.
"얘! 뭐해? 어떻게 이사가나, 생각하니? "
"아 아냐. 그냥 풍경이 좋아서, 네가 부럽다. 남편이 돈 많이 벌어와서 이제 넓은 집도 있지. 아이도셋이나 될거지. 여자들이 원하는 가구며 식기며, 명품으로 다가지고 여유롭게 자식만 키우면 되니. 무슨 걱정이니. 부럽다 부러워. "
"뭐야, 웃겨. 뭐가 부러워. 서울에 집있지. 대출없지. 아이들 이제 학교들 들어가서 조금 편해졌지.야, 난 다시 시작해야되는데, 뭐가. 너도 여기로 이사와서 편히살아.서울집 팔면 여기 넓은데 사잖아. 치, 지가 아이들 때문에 시골 싫어하면서."
"아냐, 아이들 공부야 어디든 지들이 하는거지. 서울있다고 잘하냐. 제주도에서도 강원도 에서도 잘만 박사되고 잘되더라. 그거 아니야,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는 사고가 문제지.결단이 필요한것 같다. "
커다란 배를 하고는 치마자락에는 은이를 달고 부엌으로 들어가는 민정이를 바라본다. 어떤것이 내게 필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