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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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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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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BY 프리 2003-05-07

-36편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 바로 이런것일까 목련은 자리에 앉아서 겨우 긴장으로 얼어붙은 몸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이럴수가...정말이지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다 이건...이건 정말이지 말도 안된다.

한번도 이 회사가 상우와 관련된 회사이리라곤 생각해 보지 못한 그녀였다.
만약 알았더라면 그녀는 결코 이 회사에 원서를 내지 않았으리라.
신문에 끼어서온 여기 구인광고의 대우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그것을 보는순간 다른 것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무조건 무조건 여길 가야겠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안그래도 취업에 대한 중압감과 무게가 그녀를 짓눌러오던 터다. 그래서 그녀는 오랜시간 인터넷과 학교의 정보, 그리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구인.구직란을 훑어 오고 있던 터였다.

여길 보는순간 그런느낌이 들었다 아, 이곳이다! 내가 있을곳 그리고 내가 일하고 싶은곳. 너무나 맘에 들어 다른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무조건 원서부터 냈고, 면접을 보기위해서 생전하지도 않던 화장과 옷을 사고 구두를 샀다. 그리고 미용실에서 비싼 값을 주고 머리손질도 했다.

드디어 합격이 되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거처럼 그녀는 날아오를 듯이 행복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쟁열이 엄청 치열했던 것이다. 자리가 좋은만큼 이곳에 들어오려는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과연 붙을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기도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붙고 떨어지는 차후의 일이었다. 모든 것은 자신의 하기에 달렸고 나머진 운...하늘에 달린거라고 생각을 했다. 몇날몇일을 얼마나 기도를 했는지...
그랬는데 붙었으니 어찌 좋지 않을수 있으리요

'만세. 만세~!!'

몇 번을 그렇게 불러대며, 앞날을 꿈꾸고 행복해했던 그녀였다. 그랬는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를 떠났던...상우가. 슬슬 그녀는 혹시 그가 자신의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럴수도 있으리라. 더군다나 그녀가 들어오려던 부서, 게다가 팀장. 모든 것이 가능하단 생각이 꼬리를 물고있었다. 내심 목련은 불편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찌 보내야할지 정말이지 깜깜하니 하늘이 노오래지고 있었다.

'신이시여, 부디 저를 살펴주소서!'

목련은 나지막히 기도를 올려보았다. 그녀는 오늘 부푼 꿈을 가지고 카피라이터로서의 첫출발을 내딛었던 것이다. 그랬는데 막상 이러고보니 신지않던 높다하고 뾰족한 구두가 신경에 거슬렸고, 처음해본 화장 때문에 얼굴이 간질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헤어스타일이 아닌 머리가 왜 그렇게 자꾸 거슬리는지...

"하이. 목련씨. 반가워!"

"네, 반갑습니다."

목련은 자신을 향해서 웃고있는 카피라이터 윤경을 보며 환한 미소를 띄웠다.

"처음이라서 조금 어색하지? 게다가 자기...화장 오늘 처음했구나 후후후 그리고 새로 신발 사고 옷도 샀구나? 아마 지금쯤 몹시 불편할걸 어때 내말이 맞지?"

그녀의 말에 목련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족집게였다. 어쩜 그녀의 마음을 거울보듯 저렇게 훤하게 꿸수가 있단 말인가.

"지금쯤 어떻게 알았을까 아마 놀래고 있을걸. 목련씨보니까 나 처음 입사했을 때 생각이 나지뭐야 그래서 자꾸 웃음이 나."

"아!"

그제서야 목련은 그녀가 왜 그렇게 자신을 잘 보고있는지 이유를 알수가 있었다.

"우리 친하게 지내자. 나...자기가 맘에 들어."

"잘 부탁드려요."

"그래, 모르는거 있음 물어봐 아는 한도내에선 가르쳐 줄테니까"

"네."

"목련씨. 윤경희씨 이야기 믿지마세요 그러다 큰코 다쳐요, 우리부에서 제일 골치아픈 사원이 바로 이 윤경희씨랍니다. 일젤 않하죠 놀기 대장이죠. 그뿐인가요 걸핏하면 지각에 퇴근은 정말 칼이에요 아마 제일 빨리 할걸요?"

"황건우씨! 정말 못말릴 사람이군요. 정말 못됐어! 왜 매일 나만가지고 그러는거에요 댁이나 잘하세요. 그런 건우씬 실적이나 있어요?"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는 두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목련은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린후 어떻게든 두사람을 말려보려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둘다 너무 막상막하였다.





"무슨일입니까?"

상우의 목소리에 일순간 두사람의 다툼이 중지되었다. 상우는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두사람과 목련의 얼굴을 차례 차례 돌아보았다. 그는 세사람의 분위기를 살폈다.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팀장님. 글쎄...건우씨가 자꾸 저한테 시비를 걸쟎아요"

"나참...누가 시비를 걸었다고 그러는거에요? 팀장님 제말좀 들어보세요 윤경씨가 목련씨에게 뭘 가르쳐준다기에 제가 입바릇소릴 좀 했답니다 그랬더니 찔려서는 저렇게 펄펄 날뛰쟌아요 망아지처럼!"

"망..망아지요? 말 다했어요 내참...기가막혀서 망아지라니!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네. 뭐눈에 뭐만 보인다고 그럼 댁도 망아지에요?"

"뭐라구요? 윤경희씨 입으로 말하면 다 말인줄 압니까. 말도 말같은 소릴 해야지원..."

"흥, 누가 시작했는데요 뭐가 어쩌고 어째요?"

또다시 두사람의 말다툼이 이어졌다. 상우는 잠시 그둘의 대화를 듣고있다가 두사람이 말하는도중 숨을 쉬기위해 잠시 쉬는동안 재빨리 두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혹시말입니다. 건우씨 윤경희씨 좋아합니까? 아니 제 직감엔 틀림없이 좋아하고 있군요. 근데 왜 그렇게 표현을 하죠 남자답게 고백하는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그말에 두사람의 시선이 일순간 상우에게 쏟아졌다. 어이없어하는 얼굴과 말문이 막힌얼굴이 상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우는 목을 조여오는 넥타이를 잠시 풀어 아래로 내렸다.

"누..누가요. 세상에 아무리 여자가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윤경희씨같은 사람을...에고 팀장님 그러지 마세요. 제가 눈이 그정도로 낮은줄 아십니까? 천만에요입니다. 전 정말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 오해마세요! 정말 자꾸 그러시면 섭섭합니다."

"뭐에요. 보자보자하니까...저도 마찬가지네요 건우씨같은사람 열트럭 가지고와봐요 내가
꿈쩍이나하나...쳐다보지도 않을거에요! 정말 누군지 모르지만 건우씨 같은 남자에게 시집갈 사람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내가 말릴거에요. 그여자 인생이 불쌍하니까."

"흥, 그사람이 윤경씨일리는 없느니...절대 걱정말아요 관심꺼요! 알았어요? 오히려 윤경희씨한테 장가갈 남자가 불쌍하지, 일을 제대로 하나 그렇다고 뭐 집안일하나 배운게 있겠어요 안에서 샌 바가지. 나가서도 새는거지"

"아니, 이사람이 정말!"

노려볼듯한 경희의 시선에 질세라 건우의 시선도 험악해져 가고 있었다. 이런 두사람을 보며 상우는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조용히 지내긴 좀 글른거같군...두사람 때문에 팀윅이나 제대로 될수있을까.

"황건우씨. 충고하나 할까요? 여잘 잡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절대로 그런방법으론 대쉬할수 없을거에요. 이런말이 있죠.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한다는...방법을 바꿔보세요. 건우씨 실력이라면 얼마든지 더 나은길을 찾을수도 있을텐데요?"

그말에 남자사원이 상우를 보곤 얼굴을 슬쩍 붉히고 있었다. 상우는 그를 향해서 싱긋 웃어보였다. 그가 보기에도 그는 분명 윤경희씨를 좋아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소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팀장님"

"아, 괜챦습니다. 전 개의치 마세요. 전 그런거 신경쓰는 타입은 아닙니다. 중요한건 실적이지 다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다만...지켜야할 기본적인 것들만 지켜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 저녁들 시간들 되시겠습니까? 새로 인사도 할겸 저녁이나 들려구요 제가 오늘은 여러분께 쏘겠습니다!"

"와 팀장님...정말이세요 와우, 멋쟁이! 울팀장님 정말 넘 맘에 들어요."

"하하 고맙습니다 경희씨. 다른분들은 어떠세요?"

상우가 직원들을 돌아보았다. 모두들 흔쾌히 수락을 하고있었다. 상우는 목련을 바라보았다. 목련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승낙의 표시군. 그는 수화기를 들어서 식당을 예약했다. 다행히...평일이어서인지 장소가 쉽게 정해질수 있었다. 상우는 안심을 하며 전화를 끊자마자 서류를 집어들었다. 익혀야할 것도 산더미이다.

그가 막 첫페이지를 넘기고 있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상우는 핸드폰 뚜껑을 열었다.

"네...권상웁니다."

[상우씨!]

"어..어쩐일이지? 어젠 잘 들어갔나?"

[네. 랍스터도 잘 먹고 너무너무 즐거웠어요. 고마워요. 오늘은 어때요, 제가 대접할께요!]

상우는 모처럼 전화를 걸었는데, 그에 응할수 없어서 보라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쩔수없었다. 오늘은 꼭 필요한 모임이니까 그녀도 이해해 주리라

"미안해서 어쩌지. 사실은 오늘 우리부 회식이 있어서 말이야. 미안해. 다음날로하지."

[아,맞다! 울 상우씨 팀장이 되었다죠? 나...할아버지께 들었어요 축하해요. 사실은 제일먼저 축하해주고 싶었는데...미안하네요. 그나저나 회식 장소는 어디에요?]

"음 회사근처야. 그리고 축하해줘서 고맙구...그나저나 정말 미안하게 됐어."

[아뇨아뇨 괜챦아요 그러니 신경쓰지 말구요. 재미있게 보내요 새로 만난사람들하고 친해져야죠 상우씨라면 잘할 거에요.]

"고마워 보라씨."

[어..이상하다? 상우씨 제가 잘못 들은거 맞죠. 나 지금요 보라씨라고 들었어요. 정말 그렇게 말했어요 보라...씨 라구요?]

"음. 맞아 그렇게 말했어. 약혼자니까 격식을 갖춰야할거같아서 말이야."

[아! 기뻐요 내생각을 해주다니... 고마워요]

"그래, 그럼 다음에 보자구!"

-철커덕

통화가 끊어졌다. 상우는 다시 멈췄던 서류로 눈을 돌렸다. 어디선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혹시나 싶어서 눈을 들어 목련을 보다가 생각에 잠겨 자신을 바라보는 목련의 시선과 부딪혔다. 그녀였구나!

그의 시선을 느꼈을까 그녀가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상우는 잠시 목련을 바라다 보았다. 자꾸만 안그러려고해도 그녀를 보고있노라면 생각지도 않았던 옛일들이 떠올랐다.

'안돼 상우야...그러면안돼! 잊었니 넌 이미...다른길을 왔다는걸. 그걸 잊으면안돼. 잊지마 상우야...'

상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 그와 그녀는 이미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