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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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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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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BY 프리 2003-04-04

보라는 다짜고짜 자신이 잘 아는 바로 둘을 이끌었다.
처음가는데라서 목련은 많이 망설여졌다. 상우가 걱정스런 눈길로 목련을 돌아보았다

"왜 혹시 어디 불편한데라도 있는거니?"

"어,아냐..."

보라가 금새 끼어들었다

"아니라쟎아, 자자 얼른 들어가자. 여기서 서서 촌티 팍팍 풍기지 말구..."

목련도 더이상은 어쩌질 못해서 그냥 따라서 들어갔다.
안은 루이암스트롱의 재즈의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목련역시 주위를 둘러보며 안내된 좌석에 앉았다.

"루이암스트롱...정말 좋지 않니. 1901년에 태어난 사람인데 말야. 지금들어도 역시 좋단말야
음악은 정말 세기를뛰어넘는거 같아."

보라가 말을 꺼내자 이내 상우가 받았다.

"음..그의 트럼펫 연주는 정말 죽여주지. 그건 나도 동감이야."

"마져. 그는 매너도 좋기로 유명했고,또 유머도 뛰어났다고 들었어. 아이,아까워라.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정말 오리지널로 들어봤을텐데 말야"

보라의 말에 상우는 웃고 말았다.

"하하 너 재즈 엄청 열성팬이구나."

"그래. 좀 멀긴하지만 서울에 가면 있는데... 원스 인 어 블루문을 좋아해.
가문의 영광이란 영화봤니 거기서 김정은이 피아노를 치면서 '나항상 그대를'을 부르쟎아.
바로 찍은데가 거기라더라."

"어머,정말?"

목련은 보라의 말에 눈을 반짝였다.

"음. 매일 밤 30분 간격으로 라이브 무 대가 마련되고,
정통재즈는 물론, 퓨전, 비밥, 스윙 등 다양한 장르 의 음악을 생생한 연주로 들을 수 있어.
그뿐아니고, 히딩크가 자주 들러서 유명해지기도 했어."

"아,그렇구나!"

"언젠가 한번 가보지뭐."

별거아니라는듯 보라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둘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나저나 뭘로할래? 칵테일로 간단하게 마실까?"

목련은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사실 나 여기온거 오늘이 첨이야. 그래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적당히 알아서 시켜줄래?"

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목련인 칼루아 밀크를 마셔볼래? 맛도 부드럽고 밀크커피 마시는거 같아서 무리가 없을거같아
난 올드팔로 할게 상우는?"

"어,나도 목련이랑 같은걸로 마실께"

바텐더가 열심히 그들이 주문한걸 만드는 사이, 목련은 이곳저곳...실내장식을 살펴보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곳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이 어쩐지 낯이익어 목련은 자세히 보았다.

'그다...용하선배.'

목련은 그를 바라보았다. 알수가 있을거같다. 선배는 지금 마니 힘들것이다.
희선선배때문에. 이룰수없는 한쪽만의 사랑은 언젠나 괴로운거니까.

"목련, 너 자꾸 어딜그렇게 보는거야?"

상우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목련은 그제서야 자신을 보고있는 두쌍의 눈들을 의식했다

"어? 아는 사람이 있어서...잠시만..."

목련은 용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선배."

"어? 목련이구나 이런데서 만나네 어쩐일이야?"

"친구들이랑 들렸어요. 근데 무슨술을 이렇게 마셔요? 괜챦아요?"

"음...괜챦아. 난 걱정말고 친구들 기다리겠다 어여가봐. 혼자있고 싶거든"

그말에 목련은 할수없이 자리를 일어섰다. 그게 선배가 원하는 걸테니까
목련은 뒤돌아서 상우와 보라가 있는 자리로 왔지만 왠지 내내 선배가 신경이 쓰였다.
어느새 자리엔 주문한 칵테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목련은 아무말없이 그것을 들어서 마셔보았다. 보라말대로 커피향이 난다.
커피향...그 단어는 왠지 또 희선선배를 떠올리게했다.

"누구니?"

"선배야."

"술을 많이 마신거 같은데? 아무래도 무슨일이 있는거같다."

보라의 말에 목련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일일이 다 설명해줄순 없는것이니까.

"너, 저 선배 관심있구나?"

날카로운 보라의 질문에 목련은 내심 놀랐다.

"뭐..뭘..."

"쯧쯧. 보아하니 아직 고백도 못한 모양이네? 너 짝사랑이지?"

[쿵]

곁에서 듣고있던 상우의 가슴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목련은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은채, 다시 걱정스레 용하선배를 바라보고 있었다.

"목련아,내가 너라면 되든 안되든 한번 부딪혀 보겠다. 힘내 내가 열심히 응원해줄테니"




"상우야 상우야-"

"어?"

상우는 그제서야 보라를 돌아보았다.

"무슨생각을 그렇게 심각하게 하니? 바에 왔으면 열심히 마셔야지.
그게 예의야. 아니면 재즈를 좀 열심히 듣던가. 세상짐 다 진사람처럼 너 엄청 고민하고 있쟎아"

"내가 그랬나 하하"

겸연쩍게 상우가 웃었다. 보라는 눈을 슬쩍 흘기며 상우에게 자꾸 칵테일을 권했다.

"자자 마셔. 고민은 나중에해 알았지"

상우는 곁에 앉은 목련을 흘끗 쳐다보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목련에게 다른 사람이 들어와 있다니 이렇게 가까이 그가있음에도
그리고 내내 그의 가슴안에 목련이 있었음에도...

"어, 목련아 저 선배 누군가랑 왔는데?"

목련은 얼른 뒤를 돌아서 선배를 바라보았다. 용하곁에 서있는 사람을 그녀도 안다.
희선선배...

"저두사람 되게 진지한 사이같다, 그치?"

보라는 호기심이 어린 표정으로 열심히 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 일이 슬슬 꼬여가는걸. 목련아 왠지 이건 니가 포기하는게 좋을거같다.
보아하니 저두사람 사이 보통은 아닌거같아. 자칫하면 너가 울게뻔해. 그러니까
이쯤에서 발을 딱 끊는것이 현명할거야"

친구라고 보라는 제딴에 본 느낌과 생각으로 목련에게 충고해주고있는것일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목련으로서는 왠지 너무 비참해서 맘이 아퍼서
눈물이 날거같았다.

목련이 먼저 일어서자, 상우역시 일어서려는걸 보라가 잡아 끌어 다시 자리에 앉혔다.
목련은 보라를 향해 감사의 눈빛을 전했다 사실 그녀는 혼자 있고 싶었다.

"왜 잡는거야?"

"상우 너 바보구나 목련이 맘을 그렇게 몰라?"

"내가 뭘?"

"목련인 지금 혼자 있고 싶은거야. 그럴땐 가만히 모른척해주는게 가장 도와주는 방법이란거
너 모르지? 니가 가면 더 불편해하고 오히려 울고싶어도 울지 못해"

그말이 왜그렇게 상우의 가슴을 찔러오는것일까.
상우는 가슴속에서 왠지 불이 확확 올라오는듯한 열기를 느꼈다.
답답하다. 그리고 왠지 맘이 넘 괴로웠다.

"상우야. 목련이에게 시간을 줘. 너 목련이 좋아하지?"

상우는 깜짝놀라서 보라를 바라봤다. 어떻게 알았을까 꽁꽁 숨기고 감춘 내맘을.
그녀는 대체 어떻게 눈치 챈걸까

"역시 그렇구나. 지금 니표정이 그렇게 말하고있어 나 그녀를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사랑? 쿵하고 가슴이 내려앉는다. 정체를 몰랐던 어설픈 감정의 조각들이 퍼즐 맞춰지듯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사랑...?!

"너무 급하게 그렇게 가면 목련이가 달아날거야, 어때 상우야 내가 도와줄게
나랑 손을 잡을래?"

"손을? 어떻게?"

상우는 혼란스러워서 보라의 말을 듣고 있었다.

"너랑 나랑 연극을 좀 하는거야. 우리가 사귀는거처럼...
그리고 넌 당분간 친구로지내. 그리고 위로를 해주는게 좋겠어. 그편이 목련이가 너에게
덜 부담을 느낄거야. 그리고 나중에...목련이가 이기고나서 널 받아들일수 있을때 다시
대쉬를 해보는거야"

상우는딱히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내맘은 안그런데 목련에게 아닌척하라구
그리고 그냥 친구로 남아있으라고...
무슨소릴 하는걸까 오늘 처음 만났을뿐인 이여자가...
어떻게 나보다 더 빨리 모든것을 알아낼수있는걸까

"넌 나만믿어! 틀림없이 잘될테니까."

보라는 얼굴에 미소를 띄고 확신에찬 음성으로 또박또박 상우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나를 믿어...나를! 그리고 나에게 맡겨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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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목련은 바를 나와 하염없이 거리를 걷고있었다. 이곳이 어딘지, 그리고 지금이 몇신지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마음이 너무 상했다.
나는 아직 그와 사귀는것도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존재도 아닌데
그럼에두 불구하고 이렇게 자존심 상하고 마음이 아픈것이다.

'제길'

한참을 쏘다니자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다. 정말이지 보라의 말이 비수가 되어서
날카롭게 가슴에 꽂혀왔다. 니가 포기하는게 좋겠다. 니가 울게 뻔해라던말이......
가슴을 저리게하고 맘아프게 하고 있었다.

'휴우...어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시원한 바람이 목련의 얼굴을 부딪혀 왔다. 알콜이 없다는데 왜그렇게 온몸이 열이 오른거처럼
덥고 답답했는지 조금이래도 그자리에서 있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 봤다. 오늘따라 별빛은 왜저렇게 흐릴까. 선배가 말했듯 내맘을 닦지 못했기에
별도 날 닮아 저런것인지.

"택시!"

외치는 목소리에 목련은 돌아보았다. 보라였다 이제 가는것인가.

"어 목련아. 아직 않갔네? 혼자 돌아다녔니. 저런..."

"어,나도 이제막 가려고."

"그래, 잘들어가라 담에 보자. 상우야 너 나 안데려다 줄거야?"

상우는 말이 없이 서있다가 무슨말인가 하려다 그만두고 보라가 이끄는대로 택시에
타고 있었다.

"너 나 바래다 줘야지. 목련아 같이 갈래?"

"아니야. 혼자갈수있어. 상우야 잘 데려다주고와"

"그봐. 목련이가 그러라쟎아."

보라는 상우의 옆구리를 콕 찌르더니 문을 탁 닫았다.

택시가 붕하고 떠나고 있었다. 뭐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이. 허공에 붕떠있는 느낌이란게 바로 이런것일까.
목련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상우는 복잡한 시선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어느새 컴컴해진 밤이 그를 마주보고 있었다.

"보라야, 미안...아무래도 안되겠어. 아저씨 잠깐만요 세워주세요!"

"상우야 너 왜그래?"

"미안하다 보라야 정말 미안...나 목련이에게 가봐야겠어 걱정되서 안되겠어.
니맘알아. 고맙다. "

상우는 택시가 멈추자마자 문을 열고 내리더니 보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 보자! 조심해가"

그리고 그는 몸을 돌려 왔던길을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다.

상우는 열심히 뛰었다 혹시 목련이가 벌써 가버렸음 어쩔까..고민이 되었다
그렇다고 다시 택시를 타기엔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너무 미안한 거리였다.
그는 너무 급작스레 뛰어온탓에 가슴이 심하게 오르내리고 숨이 쉴수없을만큼
가파오는걸 느꼈다.

"헉..헉..."

저만치 아직도 그대로 앉아있는 목련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상우는 가슴한켠이 아파왔다.

"야 한목련!"

갑자기 들리는 상우의 목소리에 놀랐는지 목련이 고갤 들어 상우를 보고 있었다.
울었던걸까 그녀의 얼굴에 눈물자욱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상..상우야..."

"이런데서 뭐하냐? 누가 업어가면 어쩔려구. 하긴 누가 널 업어가겠냐."

마음과달리 상우는 툭하니 말을 내뱉었다.

"보라는?"

"갔겠지. 갠 적어도 너보단 씩씩해. 훨씬 더 잘갈거라고"

목련은 한방울 떨어지려는 눈물을 재빨리 손등으로 닦더니 일어섰다.

"우리 좀 걸을까...?"

상우의 말에 목련은 고갤 끄덕였다
두사람은 한동안 암말없이 보도위를 걸었다.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들이 보여왔다. 휘황찬란한 노래방과 음식점과 주점의 불빛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지나는 행인들을 손짓하며 불러대고 있는것이다.

"자식. 울었냐?"

"울긴 아냐 내가 뭘..."

"너 정말 그 선배 좋아하는거니?"

목련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어쩌면 괜한 이야길 꺼낸거라고 상우는 생각했다.

"솔직히 그래 상우야. 왜냐곤 묻지마 나도 그건 모르니까. 그냥 그렇게 되었어ㅡ"

"그렇게 아프고 힘들만큼인거야?"

"음..."

목련은 고개를 숙인채 걷고있었다. 자신의 발끝을 내려다 보고 있는거같다.

"나는...?"

상우의 말에 목련은 깜짝 놀란게 틀림없었다.

"너? 너또 나 약올리려고 하는거지. 넌 그냥 좋은 이웃이고, 친구쟎아."

[쿵]

가슴한켠이 와르르 무너지고있는소리가 들려온다. 바보같이 왜 그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던걸까
충동적이었다 너무나...
생전처음 해본 사랑이 그의 곁을 떠나는 소리를 그는 들어야했다.

"친구..그래 친구야. 그러니까 너 힘들면 나에게 다 이야기해. 알았지 혼자 끙끙대지 말고 임마!"

"고맙다 상우야."

"고맙긴 친구지간엔 그런말 않는거다 임마, 그것도 모르다니...어째 내가 괜히 손해보는거 같다."

"미안..."

"그말도 없는거야. 정말 넌 도대체 뭘 아는거니?"

상우의 말에 그제서야 목련이 픽 웃고 말았다.

"그래 하지 않을께. 친구니까-"

상우는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눈물이 나려고해서 가까스로 상우는 눈을 몇번이나 깜빡여서
떨어지려는 눈물을 제지했다.

'그래, 이게 좋겠다. 더이상 목련이가 괴로워하는건 도저히 못보겠어!'

상우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목련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