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월 x 일
첫사랑...듣는것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시리고 떨리는 말일까.
지금 들어도 왠지 아련하고 풋풋한 그느낌이 너무 신선하기만하다.
그때 그시절...
이렇게하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더라 해서
봉숭아 따다가 정성스레 찧고 백반첨가해서 잎으로 둘둘말고
실로 칭칭 감고 혹시나 풀어질까
불안해서 잠도 못자던 날들이 내겐 있었다.
그런후에도 첫눈내리는 날까지 마지막 손톱에들인물이
빠지지 않으려면 엄청 조심 또 조심을 해야했다.
그렇지만 역시 미신이었을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첫사랑에 엄청 강한 펀치를 맞고
흔들리고 좌절하고 그래서 울기도 마니 했던 시절.
다시는 그런 아픈 사랑같은거 하지 않으리라며 다짐도 했었는데
어느새...또다시 사랑을 해버리고말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사람과
이렇게 살아가게되고 자식을 기르며 살고있지 않은가.
문득 아는언니가 첫사랑을 만났다고 한다.
아니 인터넷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며 만날지 말아야할지
고민중이라고 한다.
오랫만에 친구가 그리워 찾아간 싸이트 아이러브 스쿨...
그리고 거기서 쪽지가 왔노라고했다.
만나면 안된다와 만나면 뭐 어때..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은 보고싶단 마음에 언니는 그사람을 만나러 갔다.
너무나 긴장되고 떨려서 그사람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하며
올만에 머리도 그리고 옷차림도 매무새도 열심히 챙겼다는 그녀.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추스리며 그장소에 도착했을때
언니는 비로소 후회를 많이 했다고 한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말을 실감했다면서
그전에 자기마음에 살아있던 그와 지금의 그는
너무 달라 있었다고 했다.
금새라도 눈물이 뚝 흘러내릴거같던 맑은 그 두눈은
사느라 바쁘고 세파를 이기느라 너무 변했고,
보기만해도 왠지 가슴설레던 그모습에는
이제 중년으로 접어든 보통의 아저씨만이 존재했다고...
사랑도 변하는가보다. 불변의 사랑도 있다고는 하지만서도...
그냥 가슴한켠 간직한채
생각날때 아무도 모르게 슬쩍 꺼냈다가
커피향처럼...차를 다 마시면 사라져가는 그 향기처럼...
다시 감추고 또 열심히 생활에 적응하는거
어쩜 그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언니를 보면서 생각했다.
혹시라도 우연히 그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냥 웃음으로 스쳐가야지...
그리고 좋은 추억과 향기로 기억해야지.
그런것이 어쩜 첫사랑의 맛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