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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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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BY 봄햇살 2003-03-31

(아내를 사랑한)그의 이야기

성능좋은 만화경으로 들여다보는 바로 앞동 사람들의 세계는 마치 돈을 주고 설치한 케이블 티비처럼 재미났다. 흐뭇한 홈드라마에-나는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만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아역배우들은 마치 내 아이들처럼 사랑스러웠다. 나는 이제 그아이들이 밥은 제때 먹는지 숙제는 제대로 하는지 궁금할정도로 애정이 느껴졌다. 웃긴일이었다.- 운이좋으면 생생한 포르노까지 나는 훔쳐보기의 매력에 푹 빠져서 만사 제쳐두고 해만 지면 나타나는 도둑고양이처럼 버티컬을 내리고 작은 틈으로 나만의 세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나는 그녀를 만났다.
앞으로 내인생을 좌지우지할 막강한 힘을 가진 그녀를..
그러나 그토록 막강한 힘을 가진 그녀는...
맞고 있었다..
처음 나는 그집을 발견했을때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것처럼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사람마음에 숨은 악의 본성이랄까.
구경중에 제일 재밌는 구경이 불구경이랑 싸움구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흥미로 관심을 가졌으나 점점 나는 같은 남자임이 창피할정도로 그를 경멸하게 되었다. 신고를 할까 하고 몇번이나 수화기를 들었으나 참아라.. 내가 누구인가.. 기껏 남의 일에 간섭할 내가 아니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하얀피부에 작고 메마른 몸..
망원경너머 멀리 보이는 그녀였으나 나는 당장 뛰어들어가 공처럼 몸을 구부리고 그 무자비한 폭력을 버티고 있는 그녀를 안아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참고 있었다.
아팠다. 너무나 아파서 나는 베란다에서 그녀처럼 몸을 싸안고 울고 있었다.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진것도 처음이고 남을 위해 울어보기도 처음이었다. 나의 변화에 내가 놀라면서 나는 숨어서 그녀를 지켜보고있었다.
그녀는 그놈이 아침에 집을 나서면 마치 무너지듯 주저앉아 우는듯했다. 흐느끼는 그녀의 어깨가 가녀렸다.
나는 너무나 아파서 훔쳐보기라는 나의 취미를 포기했다.
어차피 남의 사생활이었다.
그녀로부터 나의 마음에 큰 상처를 얻고 나는 나의 여자를 탐닉하는 생활을 그만두었다. 어차피 별로 재미가 없었기도 하였고 웬지 그놈같은 놈이 되는것 같아 건전하게 살고 싶었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아버지는 나에게 동네에 제법 번듯한 헬스장을 하나 차려주었다. 나는 운동이 좋았고 나의 헬스장에 애착이 있었기에 나의 헬스장에서 코치생활을 하기로 했다.
이 아파트 단지의 여자들이 집가깝고 번듯한 나의 헬스장으로 몰려오고 나에대한 소문이 좋게났던지 헬스장은 번창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나의 그녀를 또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그녀는 나의 헬스장의 손님이었다.
새로생긴 이 헬스장에 몰려든 이동네 아줌마들중 하나..
대부분 다른곳에서 운동한 경력이 제법된사람들도 나에게 처음하는듯 지도를 부탁하고 말을 걸고 밥을먹자고 하는 둥 관심을 가졌는데
그녀는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가까이서 본 그녀는 더욱 아름다웠다.
풋풋한 매력은 전혀 없었다.
어딘가 어둡고 그늘이 진 얼굴, 물론 난 그이유를 너무나 잘알고 있었지만 그 어두움에 나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직까지 당신은 그렇게 살고 있는건가.
왜 당신은 거기서 탈출하지 않는가..
소리지르고 싶었다. 너무나 너무나 바보같은 여자가 아닌가.
군살하나 없는 마르다싶은 몸매..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 무얼 바란다고 여기서 운동을 하고 있는지 나는 너무나 아팠다.
심장을 쥐어뜯기는 아픔..
아무생각없이 즐기며 살아온 내게 내 첫사랑은 너무나 큰 아픔을 주면서 내앞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