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나에게 있어 그녀였기에 나는 혹여 아내가 그녀처럼 나를 배신할까봐 두려웠다.나는 항상 아내를 감시했다. 귀신같은 예감이랄까. 난 아내가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면 말못할 어떤 느낌이 들었다. 확인해보면 확실했다. 난 불처럼 화를 내고 욕설을 퍼부었다. 아내마저 나를 배신한다면 난 참을 수 없을것이기에. 내인생은 그때 아무 의미없는 일이 된다.그리고 아내가 만약 보통의 주부들처럼 펑퍼짐한 여자가 된다면 그것또한 난 용서할수 없을것이었다. 그리고 아내를 버릴것이었다. 왜냐하면 아내는 그녀대용이니까.
아내에게 자기관리를 명령했다.
아내는 마치 잘 길들어진 강아지처럼 말을 잘들었다.
난 아내에게 만족스러웠다.
아내는 가엾게도 나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떨땐 아내가 안되기도 하였지만 나는 나를 배신한그녀에 대한 복수를 그녀를 닮은 나의 아내에게 마음껏 퍼부어주고 있었다.
이루말로형용못할 쾌감이었다.
하루하루 아내를 내손안에서 가지고노는 쾌감에 젖어있을 무렵 내인생에 있어 일대 변환이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아내가 아이를 가진 일이었다.
그 옛날 합격후 그녀를 만나러 가던 그 행복보다 더한 행복감이 나를 찾아왔다.
세상에 의지할곳 없는나에게 한점 혈육이 생긴다는건 평소 가족에게 둘러싸여 늘 즐겁게 살았던 보통 사람들이 아이를 가지는 그 행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었다.
벅찬 감동이 솟아났고 나는 처음으로 아내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김을 느낄수 있었다.
만약 아이가 그녀를 닮은 예쁜 여자아이라면 나는 세상의 무엇도 아내에게 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내를 보석처럼 다루었다. 나의 아기를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만을 알고 나의 아기를 가진 나의 아내에게 나는 지금껏 해본적 없는 온갖 정성을 쏟았다.
아내는 내 소원대로 딸을 낳았다. 더더구나 엄마를 닮은 그러니까 그녀를 닮은 내 딸 말이었다.
하늘을 나는 기쁨이었다.이제껏 단한번 그녀만을 미치도록 사랑했는데 그 사랑에 몇곱절 아니 몇십곱절 되는 사랑이었다.
딸을 위해서라면 죽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묘하게도 그 딸을 낳아준 나의 아내에겐 다시 전과같은 감정이 들었다. 역시나 나는 아내를 사랑할수 없는 것이었다.
생활은 원래대로 돌아갔으나 나에겐 내 딸이 있었다.
그래서 전과는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나는 행복했다.
아내는 전보다 더 나의 눈치를 보는것같았다.
아내만 보면 짜증이 났다. 마치 사용을 다해 폐기처분을 해야할 재활용 쓰레기 같은 존재.. 그러나 아내는 사랑하는 나의 딸의 엄마였다.
아내는 딸을 잘 키워줄것이다.
하지만 가끔 아내도 실수를 했다.
아이가 다치거나 아파서 울면 나는 피가 머리끝으로 몰리는 기분이었다. 결국 나는 아내에게 주먹을 쓰고 말았다.
그옛날 아버지의 폭력이 지긋지긋 했기에 나는 아내와 결혼하며 어느정도 다짐한것이 있었다.절대로 폭력은 쓰지 않기..
그러나 한번 맛본 폭력의 맛은 즐거운 것이었다.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다.
처음에 조금씩 시작된 폭력이 이제는 습관처럼 되었다.
나를 두려워하는 아내를 보는게 즐겁다.
그녀도 나를 이렇게 두려워할까.
이제 나는 섹스보다 더 달콤한 폭력의 맛을 알게되어 세상이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쌓일때, 그녀가 미치도록 보고싶을 때 나는 아내를 때린다. 즐거운 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