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늘도 전화가 없다.
며칠전에 집에 들르고는 아무소식이 없다.
아마 화가 단단히 났나보다.
그도 그럴것이 화가 나긴났을법도 하지.내가 그렇게 난리를 쳤으니..
하지만 나로서는 어쩔수 없는 행동이었다. 난.... 아~ 생각하기도 싫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그리고 즐겨찾기에 매달아 놓은 싸이트를 검색해 나간다. 오늘은 어떤소식이 있나. 그리고 패널에 가입한 싸이트에서는 설문조사를 하고 나간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다른 싸이트 검색을 한다. 이러다가는 아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놈의 인간은 오늘도 늦는 모양이다. 지금 컴퓨터에 나온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50분을 체크한다. 인천에 있는 횟집하는 친구집에 갔다더니 오늘도 술에 쩔어 올것이 분명하다. 오늘중으로 들어오면 다행이지. 남편은 소개로 만났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점점 포기해 갈 즈음 작은 엄마의 소개로 만나 3달만에 결혼했다. 친정집에서는 그런 내가 걱정이 된 모양이다. 내 성격상 그리 빨리 결정해서 결혼할 내가 아닌데 결혼을 번갯불에 콩볶는 식으로 빨리 해치우니 말이다. 나이에 밀려 그리고 부모님의 성화에 밀려 그냥 아무하고나 해 버린걸로 생각들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틀이 멀다하고 전화를 해서 별일없는지 확인을 했고 행여 둘이 싸울까봐도 전전긍긍하는 누치셨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 우습다고. 어떻게 3달만에 사랑을 할 수 있는냐고.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나도 놀랬으니까. 그래도 우린 속도 위반까지 해서 아들을 만들었다. 큭! 그러니까 그때가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을 거야.
우린 갑자기 잡아진 결혼날짜에 당황하면서 정신없이 살 방을 구하러 다녔다. 겨울이어서 방은 구하기 힘이들었지만 어렵게 1층 방 두칸에 부엌이 달린 주택을 계약하고 둘이서 생맥주를 마셨다. 서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우린 많은 말을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