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주말에 봅시다!"
"그래 조심해서 올라가"
"... 몸 조심하구. 나 없다고 한눈 팔지 말고!"
"걱정말구. 우리 아빠 그리고 새엄마 잘 부탁해"
"그래. 짐은 주말에 가지고 내려 올께"
"응"
그렇게 주형을 서울로 보냈다.
주형을 서울로 보내고 주원은 "만세!"를 외쳤다.
부산에 주형과 함께 있는 삼주일 동안 둘은 24평의 조금한 빌라를 얻었고, 둘만의 공간을 꾸몄다.
내가 도배지를 고르고, 주형이 도배를 하고, 둘이 다정히 찍은 사진도 거실에 걸었다.
경혜는 한사코 함께 있자고 말렸지만 그건 도저히 미안해 그럴 수 없었다.
대신 도보로 3분 거리의 빌라를 얻는 것으로 경혜의 허락을 받아 낼 수 있었다.
----------------------------------------------------------------------------------
"뭐가 그래 좋노?"
"... 그냥"
"내일이면 주형씨 온다고 싱글벙글 이제?"
"그런가... 아냐"
"가시나 얼굴에 다 써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그런 소리 해라"
"후훗"
"근데 뭐 이래 많이 사노?"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게 많네"
"니 할줄 아는 요리나 있나?"
"당연히... 없지. 경혜 너만 믿는다"
"아이고, 저 철딱서니"
"경혜씨~ 내 맘 알잖아"
"그래 알았다"
"오늘 저녁은 너희집에서 해결한다"
"언제는 안그랬나?"
계산대 앞으로 섰다.
그제서야 생각이 나서 카트를 재빠르게 경혜에게 맡겼다.
"뭐 빠졌나?"
"응. 생리대랑... 콘돔"
"이제 아주 대놓고 광고를 하는구만"
"참... 나 오늘 샤브샤브 먹고 싶은데..."
"알았다. 태윤아빠랑 어찌 그래 식성이 비슷하노?"
경혜집에서 쇠고기 샤브샤브를 얻어 먹고 8시쯤 돌아왔다.
대강 쇼핑 본것을 정리 하고, 주형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오늘 하루 종일 뭐했어?"
"나야 뭐... 똑같지. 맞어. 오늘은 어학원 나가서 특강 하나 했어.
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많다. 얼굴 이쁘지. 발음 좋지. 빠질께 없잖아? 쿡쿡!"
"나 없다고 그래도 되는 거야?"
"그럼 내려와. 주말은 특별히 조신하게 너만 볼께"
"보고 싶다."
"내일이면 볼텐데 뭘... 참 오늘 경혜랑 대형마트에서 쇼핑도 했어."
"뭐 샀는데? 내려가면 내가 특별히 맛있는거 해줄께"
"관둬. 내가 하면 된다구. 넌 내려오는 것도 피곤하잖아."
"그래 기대한다. 참, 뭐 먹고 싶은거 없어?"
"음... 특별히 없는데"
"피자랑 생크림 케익도 거부 하는 거야?"
"나 다이어트 좀 할려고 하는데 왜 또 그 소리를 해?
당연히 피자랑 생크림 케익 먹고 싶지 거기 플러스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먹음 딱 좋겠지만 참아야지."
"먹는게 낙인 니가 다이어트 하면 어쩔라구?"
"예쁜 몸매 유지할라면 어쩔수 없잖아."
"그래"
"주형씨 이렇게 매일 전화 해도 되는 거야?"
"무슨 뜻이야?"
"전화비 많이 나오면..."
"걱정마! 병원 전화비야"
"그러다가 짤린다"
"원장이 짤리는거 봤어?"
"병원 인수 한거야?"
"인수 한지 좀 됐어. 나도 이제 한가정의 가장 이잖아."
"..."
"농담이야"
"... 이제 그만 끊자. 나 졸리워. 내일 보면 되잖아"
딩동! 딩동!
"주형아. 잠깐만... 누가 왔나봐.
... 누구세요?"
이밤에 누구지? ... 이 늦은 시각에 누굴까. 경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