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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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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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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BY 허브향 2003-03-27



16.



"오늘은 술도 마셨는데 우리 태윤이 방에서 자고 가이소"
"아닙니다. 주원이 불편할꺼예요. 하루종일 컨디션도 안좋다고 했구요"
"오늘은 그냥 가. 새엄마랑 아빠 기다리시겠다"
"여서 거까지 멀긴데... 술 먹어서 운전도 못하고.
그냥 오늘은 자고 가이소. 주원이는 자다가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잠귀가 어둡습니더.
그런거 걱정 하지 마이소"

경혜가 태윤아빠의 트레이닝복을 주형의 가슴에 안겨주고는 급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태윤의 방안에는 나와 주형 뿐이었다.

"먼저 씻어"
"그래 씻고 나올께"

태윤의 방에 달린 욕실로 주형이 들어갔고, 피로와 쌓이고 긴장이 풀려 침대에 대(大)자로 뻗어버렸다.
잠시 잠이 든걸까.

"몇시야?"
"2시"
"... 나 씻어야 하는데"
"관둬. 나 바닥에서 잘 테니깐 편하게 자."
"안씻으면 피부 트러블 생겨"
"안씻어도 이뻐"
"웃기셔"
"잘자."

주형은 조심스럽게 주원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옷장에서 가벼운 이불을 꺼내 바닥에 덮고 누웠다.

"피곤하지?"
"약간.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몸이 나른하네
졸립지 않아?"
"아니야. 잘자. 근데 주형아!"
"응?"
"...올라 올래?"
"...불편하지 않겠어? 싱글이던데."
"괜찮아. 니가 별로겠다. 나 씻지도 않았는데..."

주형은 조심스럽게 침대위로 올라와 주원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주원의 머리칼에 코를 대고 눈을 감았다.

"머리 냄새 나지?"
"언제 머리 감았어?"
"너 할머니 병원 갔을 때... 샤워했어"
"그래서 그런가... 향기롭다."

정말 향기로웠다.
주원을 위해 주형은 자신의 팔을 펼쳐 베개 하라고 툭툭 두드렸다.

"관둬! 팔 저려. 내 머리가 얼마나 무거운데..."
"해주고 싶어."

조심스럽게 주형의 팔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의 따스한 가슴이 머리 부터 발끝까지 전해지는 듯 했다.

"좋다. 난 편한데... 니가 불편하면 말해"
"나도 좋아. 팔이 마비가 되더라도 지금 이 시간이 영원했음 좋겠다"
"...주형아. 나 서울에 올라가지 말까?"
"그게 무슨 말이야?"
"경혜 말로는 내가 부산에 있는게 어떻겠냐구 그러더라구.
니가 싫다면 말구."
"나 때문이야?"
"아니라면 거짓말이겠지? 솔직히 아빠랑 새엄마 얼굴 보면서 너랑 한 집에 살기도 좀 그렇구 해서 내가 보고 싶으면 피곤하지 않은 주말에 날 보러 오면 되지. 내가 만나줄께. 특별히"
"그럼 여기 있겠다구?"
"그래야겠지. 눈치 보이면 작은 아파트 하나 얻구"
"나도 병원 이쪽으로 옮길까?"
"헛소리 하지 마. 그러다가 아빠랑 새엄마 아시게 되면 너 어쩔래?"
"... 그럴일이 있겠어?"
"그냥 조용히 살자."
"... 괜찮겠어?"
"물론이야. 난 괜찮아."

주원은 주형의 배위로 손을 얹었다.
그리고 주형의 가슴에 깊이 얼굴을 품었다.

"나무 냄새가 난다"
"내가 너 쉴수 있는 숲이 되어 줄께.
언제라도 놀러와. 니가 쉬어 갈 수 있게 준비해 놓을께"
"어떤식으로?"
"새 지저귀는 소리며, 시원한 그늘... 그리고 따스한 품까지!"
"만사형통이네"

정말 주형에게서는 서늘한 나무의 감촉이며, 향기가 있었다.
그 향기를 내 몸 가득 가지고 싶다.

"부산에서는 정말 가능할꺼야"

나는 조용히 홀로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