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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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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BY 허브향 2003-03-15


13.

모텔방에 들어서자 마자 주형은 욕실로 들어가 구토를 해댔고,
나는 괴로워 하는 주형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그 상황에서도 주형은 연신 나가라고 손짓을 해댔다.

"워욱...야 ... 냄.. 새 나니...깐 나가!"
"됐어. 그런 걱정 할때야?"

30분 가량 속에 것을 비워 내더니만 주형은 술기운이 가라 앉았는지 침대에 걸터 앉아 담배
를 찾았다.

"피우지도 못하잖아."
"요즘 하도 답답하고 속상...해서 배웠...어."
"몸에 좋지 않은데 끊어."
"주원영!"
"응?"
"너 겁도 없다.
남자랑 같이 모텔방에... 것도 이런 시간에"
"네가 남자냐? 우린 남매지!"
"... 호적상에는 남남이야.
난 혈기 왕성한 남자구.
넌 술취한 내 눈에 매력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아."
"..."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서 말해야 될 것 같애"
"..."
"나 자신도 너무 웃기고 말이 안되구 세상 손가락 질 다 받아도 시원치 않은 짓인거 너무나
잘알고 있는데..."

주형은 관자놀이에 손을 얹고 가는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주형아"

주원은 티슈를 뽑아 주형의 옆에 앉아 닦아 주었다.
그 사이 주형은 주원을 안았다.

"... 사...랑해"
"..."
"목숨 보다 사랑해."

목숨 보다 사랑한다는 거.
주원에게 세상에 단 한번 있을 줄 알았다.
자신의 친어머니가 목숨을 내 놓으며 자신을 이 세상에 남겼고,
남겨진 자신을 목숨보다 사랑한다는 이 남자 앞에 주원은 차마 받아 들일 수 없었다.

주원은 급히 주형을 밀쳐 그의 품속에서 빠져 나왔다.

"너 미쳤니?"
"..."
"예상 못했던것도 아니잖아?"
"... 그래두 이건 너무 미친짓이야"
"우리 도망가자. 어디든 상관 없어.
내가 너 하나 못 먹여 살리겠어?
우리 아무도 모르는 그런곳에서 같이 살자.
세월이 흐르면 다 치유 될꺼야.
아이도 낳고, 다시 넌 첼로도 시작 하고."
"주형아. 그러기엔 우리가 너무 멀리 왔어"
"아니. 우린 시작도 못했어"

주형은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네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을때 그 모습이며,
네가 샤워한 후 수증기도 다 빠지지 않은 욕실에 들어갔을때의 황홀감. 모두 내겐 행복이야.
그 행복 평생 내가 가지고 싶어"
"..."
"안되는 거겠지만 요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해"
"..."
"잠자리에 들려고 누우면 사춘기때도 하지 않았던 설렘이 내게 찾아 들곤 해. 너를 안고 싶
다는 욕망이 솟구 칠때마다 내 자신을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 치욕스러운이 앞서
하지만 내 머리는 안된다고 소리 지르지만
내 가슴은 한발 앞서서 너와의 삶을 그리고 있어"

주원이 급히 겉옷과 핸드백을 챙겨 들었다.

"내일 연락 할께"

급한 주형이 주원의 가는 팔목을 거세게 잡았다.

"가지마. 오늘만...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안되겠어?"
"..."
"이렇게 말하는 나 아마 평생 내가 용서 못할꺼 알아."

주원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흐느끼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주형은 조심스럽게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이렇게 널 힘들게 해서 미안해."

주형은 이내 주원의 입술을 찾았고,
둘은 어색하게 각자의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 둘의 눈물이 볼을 따라 흐르고 있었지만 상황은 이미 겉잡을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서로의 사랑을 속삭였을 때...
주원은 신음 소리 대신 울음 소리로 그 상황을 대신했다.
짧은 탄성이 일순간 모텔 방을 감돌았고
주원은 더욱 깊이 평생의 한번 뿐인 이 처음을 기억 하기 위해 주형의 품속에 파고 들었다.

"사... 랑...해 주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