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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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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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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허브향 2003-02-23


5.

"좋은 아침!"
"오늘 좋은일 있나봐? 표정 부터 다른데..."
"하하, 그래?"

같은과 동기인 수정이 기분 좋아 보이는 주형의 태도에 놀란 모습이었다.
항상 낙천적이고 밝았지만 오늘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출근 한걸 보니 다른 좋은 일이 있어 보였다.

"무슨일인데?"
"나 호텔 갈 수 있을 것 같애. 후후"
"호텔? 혹시 너?"
"그런 눈으로 보지 말고. 오늘 데이트 약속 있거든"
"아... 데이트? 어떤 여자?"
"비밀이다"
"그때 왔던 아가씨?"
"역시 정수정 눈치는 알아 줘야 한다니깐"
"이쁘더라. 뭐하는 아가씨야?"
"신촌 영어 학원에서 애들 가르쳐."
"...오늘 같이 못 먹겠네"
"그러게나 말이다. 미안!"
"김 간호사. 오늘 우리끼리 여기서 간단하게 시켜 먹자구"

수정은 애써 미소 지으며 기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10시... 11시... 12시... 약속 시간이 다가오기 전부터 설레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1시가 되자마자 그는 급히 신라 호텔로 차를 몰았다.
다행히 주원은 그가 오고 난 뒤 10분 뒤에야 도착했다.

"뭐 먹을래? 아주 비싼걸로 해"
"라 폰타나에서 루꼴라와 파르마산 치즈를 곁들인 쇠안심 석쇠구이를 먹고 싶지만... 참겠어."
"왜? 그쪽으로 옮길까?"
"관둬. 여기 이렇게 비싸고 푸짐한게 많은데 뭘"
"그래. 뭐 먹을래?"
"한라 교자상 하지 뭐. 어차피 다 먹지도 못할꺼"

역시 한식이다 싶었다.
깔끔하게 셋팅된 식탁앞에서 주원은 크게 웃어 보였고,
주형은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려 왔다.

"고마워. 네 덕분에 이런 호화로운 곳에서 식사도 다하고"
"전혀. 근데 좀 의외야. 여기서... 알겠지?"
"쪽팔리게시리~ 그 얘기는 왜 또 꺼내?"

여기서 새어머니와 아빠와 함께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을 하신곳이었다.
그때 주원은 충격을 받아 식사 도중 뛰쳐 나간 돌발 행동을 했었는데... 갑자기 얼굴이 붉어 졌다.

"그 얘기 다시는 꺼내지마"
"알았어. 미안."
"주형이 너는 나 시집 보내고 장가 들어라"
"너 시집 안가면 나 보고 총각 귀신 되라고?"
"걱정마! 오늘 부터 신부 수업 할려구 학원 까지 그만 뒀으니깐"
"정... 말?"
"새어머니가 선자리 하나 알아 봤대"
"..."
"사업 하는 남자구. 집안도 괜찮나봐."
"나이는?"
"네 살 위?"
"나이가 좀 많네"
"네살 차는 궁합도 안본다잖아.
그나저나 주형아. 너 나 스케일링 좀 해주라."
"언제 했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는데... 작년 쯤이었을꺼야"
"내일 와. 해줄께"
"근데 그거 한번 하게 되면 자꾸만 해야 하니까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좋다는데 사실이야?"
"일반인들의 잘못 된 상식이야.
한번씩 대청소 해줘야 되는것 처럼 스케일링도 해주는게 좋아."
"또 공짜로 해주는 거야?"
"공짜 뿐이야? 이번에는 피자다!"
"자주 자주 이용 해야 겠어"
"그럼 나 보구 거덜나라구? 그건 사양해!"
"주형이 너 같은 남자 만나 결혼하면 여자는 참 편하겠다"
"... 칭찬이야? 욕이야?"
"당연히 칭찬이지! 결혼 생활에서 편한 것 만큼 좋은게 어딨다구?"
"내 생각은 틀려.
결혼 생활에서 편함도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 봐도 설렘이 더 좋아
침대에서 막 잠에 깨어 부시시한 모습도. 샤워를 마친 모습도.
운동을 하고 난 뒤 땀에 젖은 모습도. 모두 설레 였음 좋겠어."
"그러고 보니 주형이 너 낭만파구나.
그거 꽤 머리 아프다. 아주 비극적인 삶을 산다고들 하는데..."
"비극적?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수도 있어."
"넌 알면 알수록 감동 받는 스타일이야! 알지?"
"그럼 알고 말고! 주원영 너는 처음 부터 감동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