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요새 왜 이래...?"
참기힘든 침묵의 시간이 길다고 느끼즘 현민이 툭 던지듯 뱉은 말이였다.
잡혔던 팔에 빨갛게 멍울이 그려져 있었다.
대답않고 팔을 문지르는 날 보는 현민이 시선이 느껴졌다.
아까의 난 잠시 정신이 나간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처음 보는 남자와 눈을 마주치며 춤을 추다니....것도....너무나 본능적인 춤을.....지금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였던것 같다.
나이트의 열기 탓이라고 돌리기엔.....옹색한 변명같다.
지금....현민이 앞에서 서 있는 것도 내 딴엔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당장이라도 여기서 벗어나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꽁꽁 숨어버리고 싶은게 지금 심정이다.
"한동안 .....내 주위에서 맴돌던 것....모를줄 알았겠지...?"
무슨....?
".....우린 서로 너무 다른 환경이라고 말한것 같은데.....아직 포기 못한거야....?다희나 해연이가 부추켜도 그렇지.....눈에 훤히 드러나는 그런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너...한세련 맞아....?"
이런....
모두 알고 있었다 말야.......?
정말 숨을 쥐구멍이 없다면......하늘로라도 치솟고 싶은 심정이였다.
순간의 수치심이 온몸을 휘몰아 쳤다.
정말 내게 오만 정이 다 떨어졌나 보다.
이런말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걸 보면...
내가 받을 상처 따윈 .....생각지도 않고 있는 현민이가 야속하고...너무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처럼 눈물이 흐를까봐....걱정이 되었다.
내게 ...이렇게.....수치심을 주는 현민이가.....
아무말도 못하고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내가...너무 초라하고...불쌍하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갑자기 굳은거야....?아님 벙어리라도 된거야.....?아님 내말을 다 수긍하겠다는 거야.....?"
정말.....아무리 내게서 맘이 싹 없어졌다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빈정거릴 이윤 없잖아.....
지긋지긋 하다는 말이 다시금 머리속을 콕콕 비집고 들어왔다.
그날의......그 비참함.....절망감....화가 났다.
"네가 하는말 무슨소린지 잘 모르겠지만.....착각은 자유라더니...왕자병 말기증세도 아니고.....굉장한 자만심 아냐...?"
"뭐....?"
"내가 왜 네주위을 서성거린다고 생각하는건데.....난 한번도 그런생각 한적 없는데.....주위의 모든 여자가 널 보려구 안달이라도 났대니...?난 오히려 네가 너무 자주 내 눈에 뛴다고 생각했었는데....우린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지....?"
한껏 비웃어 주는 날 향한 현민이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파란 불꽃.....
찬물이라도 뒤집어 쓴듯한 강한 모습이였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을까....?
가슴이 두근두근.....내 심장 박동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봐...눈을 제대로 깜박거릴 수도 없었다.
이렇게 못되게 굴어버림....현민이 정말 다신 날 보지 않으려 들겠지...?
나도....그편이 나을거야.....이젠 정말 잊어야 하니까....
"더 할말 없음....가볼께....그리고 설혹 다음이라도 네눈에 내가 보이면....못볼것 본듯이 지나쳐....되도록이면 네 눈에 띄지 않게 할 테니까....오늘 같은 우연은 ....다신 없을거야...."
"너 지금....그게 네 진심이야....?"
"당연하지....왜 내가 또 뒤에서 뒤통수 칠까봐....겁나....?"
날향해....계속 굳은 얼굴을 보이는게 너무 얄미웠다.
아까...같이온 여자애 에겐.....너무도 멋진 웃음을 지어보이던 얼굴이.....같은 사람이 맞는지....속이 탓다.
"역시 한세련 ....그런식으로 돌려 말하면....이미 들킨 네속이 무마되냐....?그 정도 눈친 있을줄 알았는데....."
"그만해....네가 나한테 그랬지...내가 지긋지긋하다구.....지금은 내가 그래.....이렇게 말 꼬릴 잡고 늘어지는 서현민.....네가 이젠..지긋지긋해...."
"뭐야...?"
"관심 끊으면 되잖아.....다신 안본다구....그럼 됐잖아....네가 원하는 데로 해준다구....그럼 됐지... 됐냐구...!!"
정말 더는 참을수가 없었다.
한번도 현민이에게서 볼수 없었던 모습에 그민 꾹 참고 있던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끊어져 버렸나보다.
이제 계산이나....위선은 싫었다.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가면놀이....적성에 맞지 않았다.
다희나 해연이 였다면 지금 이 상황을 게임하듯이 즐겼을 텐데....
난....아직은 그런 사람 심리 가지고 주사위 놀이 하듯 하지는 못하다.
소리지르듯이 말하고 돌아섰다.
어차피 오늘 보고 ....이제 다시 볼 일 없을텐데....뭐...
꼴사나운 모습 좀 보이면 어때....
이게 더 인간다운 면이지 뭐....
그러면서도 흘러내리는 이눈물은 또 뭐야....
정말...짜증이 난다.....한세련 이라는 바보같은 기집애 한테....
복도를 돌아 나서는데 뒤에서 현민이 다시 팔을 잡아 돌려 세웠다.
이씨....눈물 범벅이 된 얼굴은 보일수가 없는데....
정말 볼것 안볼것 다 보여주고....거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느낌이였다.
"미안하다....이럴려던게 아닌데....아까...제희형하고 너 보고 너무 화가 나서....속좁은 놈처럼 군것 ....사과할께..."
"됐어....그만 나줘....."
얼굴만큼은 보여 줄 수 없었다.
절대....네버....네버다....
전에 현민이에게 엎어져 있던 화장이 엉망으로 지워진 여자애 얼굴이 순간 떠올랐다.
지금의 내가 그런 추한 모습을 하고 있을거다.
끝나는 마당인데.....지금까지의 모습도....추한데....여기서 더 추한 모습을 보일순 없었다.
잡혔던 손목을 빼려고 버둥거리는데 현민이 날 더 끌어당겼다.
눈물 범벅이된 얼굴이 현민이 가슴에 닿았다.
분명 신경써서 나온다고....평소잘하지 않는 마스카라도 하고 왔는데....검은물이 볼 가득 그어져 있을텐데....
"왜 이러는거야...? 나줘."
"그만하자....이젠....더는 못하겠어...."
"......?"
".....계속 어긋나기만 하는 우리...."
"듣고 싶지 않아....그만 나줘....제발이야...."
현민이 가슴을 조금 밀치며 얼굴을 뗏다.
정말 싫었다.
이 모든 상황이 .....참을수 없었다.
뒤도 안보고 돌아서 나왔다.
현민이 뒤에서 뭐라고 하는것 같은데....더는 싫었다.
추해진 몰골 보이는건.....안되는 일이였다.
현민이 따라 올까봐....홀로 가지 않고 그냥 밖으로 나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수중에 무일푼 이였다.
핸드폰이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였다.
핸폰이 주머니에 있는줄도 모르고 걷고 있었는데.....전화가 온거였다.
벌써 11시쯤.....
11시 인데도 아직 늦은 저녁정도의 수준이였다.
거리의 네온사인....붐비는 사람들...
전환 다희였다.
"너 어디야....?밖으로 나간거야...?"
"응....여기 ...강남서점 이야.....이리로 나와....모두 같이 있는거지....?"
"응....갑자기 밖으론 왜 나갔어.....?"
"그냥...어쩌다 보니까....빨리 올 수 있지....?좀 추운것 같아.."
"알았어.....근데....현민이도 같이 있거든.....?너 나가는것 보고 금방 따라 나갔다는데....너 뛰어간거야...?"
현민이랑 같이 있다구.......?
아까....그러고 그냥 간거 아니였나....?
마지막엔 눈물 때문에....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현민이 내게 화낸것 같았는데....
어긋나기만 한다구.....했던것도 같구....
"여보세요....?세련아 듣고 있어...?"
"응....그냥 너희만 나와....아님 윤아를 보내던가....나랑 같은 방향이잖아...."
".....상황이 그렇지 않다니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다희였다.
옆에 현민이가 있다는게 .....정말인가 보다.
"여보세요...?나야....현민이.....지금 어디야....내가갈께...."
"너랑 할 얘기 없어...끊어..."
뚝......
정말 할 얘기 같은것 없었다.
금방 다시 울리는 전화....
밧데리를 빼버렸다.
볼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또 다시 울음바다을 이루고 말건지.....
내가 여기 있다는걸 다희가 알테니.....더 있을수도 없을것 같아....계속 걸었다.
걸으면서 서연이 에게 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