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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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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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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BY 카모마일 2003-05-13

며칠이 그렇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지나갔다.
현민이와 그렇게 헤어진후...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실어증에 걸린 사람마냥 하루종일 입을 다물고 있는 날 보며 해연이와 다희,윤안.....많은 걱정을 했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일학년때 학점을 많이 따나야 대학생활을 여유롭게 보낼수 있다는 선배들의 얘기에....책을 뚫어져라 봤다.

학교에서의 시간은 괜찮았다.
친구들과 어울리며.....될 수 있으면 현민이에 대해서 생각을 안할수 있으니까.....
나와 현민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아는 셋은 내 앞에서 현민이에 대해서 일제 함구하고 있었다.

저녁이 오는게 두려웠다.
혼자 있는 시간이 .....무서웠다.
처음 며칠은 잠도 못잤다.
내내 귓가에서 환청이 들려왔다.
지긋지긋 하다.....다신 보고 싶지 않아.....
차가운 현민이의 음성이 방 여기저기에서 불쑥불쑥 들려왔다.

밤이 싫고....무서웠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도....
가슴을 물기젖은 옷을 짜듯....미어지게 하는 아픔도.....
아무것도 하기싫고....할수가 없는 무기력증에 빠져드는 것도....
모든게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현민이가 보고 싶었다.
금방이라도 싱긋 웃으며 나타나 준다면....
모든걸 다 훌훌 털고 일어설수 있을것만 같았다.

타인머신이나.....리와인드가 되는 씨디나 테입처럼....
한강에서의 일을 모두 되돌리고 싶었다.
너무나 생각이 짧고 어처구니 없었던 행동....
모든게 후회가 되었다.

엄마가 가게를 안나가고 있었다.
아침에 잠깐,저녁에 잠깐 얼굴볼 뿐인데.....
내 변화를 눈치를 체셨나 보다.

강의가 없는 데도 집에서 일찍 나왔다.
혼자 영화도 보고.....연극도 보러 다녔다.
혼가가 되기 싫어....그렇게 사람들 사이을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듯 돌아다녔다.
하루종일 그렇게 발품을 팔며 다니고 나면 피곤해 지겠지....
그럼 잠을 잘수 있겠지.....
너무 피곤하면 꿈도 안꾸고 푹 잔다는데....

나에겐 아무런 특효가 없는 처방전 이였다.
몸도.머리도 아프고 피곤한데....정신은 말똥거렸다.

저녁에 집에 가니 해연이 와있었다.
아까 학교서 헤어졌는데....
옷까지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마치 제집에서 날 맞는것처럼....
현관을 들어서는 날 보며 빙긋거리기 까지 했다.
오늘부터 가게에 나간다고 하더니....엄만 안계셨다.

"저녁은 ...?먹었어...?"
시계바늘이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물론 난 빈속이다.
며칠을 그렇게 굶었더니....이젠 배꼽 시계도 작동을 멈추었는지...
끼니 때을 알려주지도 않고 있었다.

"웬일이야....?자고 가려구...?"

가방을 내려놓고 쇼파로 갔다.

"응...내일 토요일 이잖아....너랑 할 얘기도 좀 있고..."
"...할얘기...?아까 학교선 아무말 없더니...."
"먼저 씻고와....얼굴에 피곤이 줄줄 넘쳐...."
"....그럴까...?"

잠옷으로 갈아입고 .....꿀차를 달게 한잔 탔다.
커피수저로 5숫갈 정도 넣는 날 보고 해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단걸 싫어 하는 내 취향을 아는 해연이니까....
이런 내 행동이 이상해 보이겠지....

"아직이니....?"
쇼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는 날 보며 해연이 물었다.

"뭐가...?"
"서현민....아직 ....거기에 있냐구..."
내 가슴을 눈짓하며 묻는 해연이였다.

이런.....
몇모금 마시지도 않은 꿀차가 벌써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현민이라는 이름만 들었는데......
줄줄 흘러나오는 내 볼의 물은 뭔지......
오늘도 푹 자긴 글렀나 보다.....
가슴속에 잘짜여진 거미줄을 누군가가 각각의 사방에서 잡아끄는 듯한 느낌.....
참아 볼려고 했는데...
단어가 되지 않고 새어나오는 소리....

"끅...끅..."

"세련아.....얘...."

해연이 얼른 옆으로와서 내 머릴 안았다.
내 무너지는 모습에 해연인 많이 놀라고 당황이 되는지.....
안고 있는 팔에 힘이 가해졌다.
등를 토닥이며 해연이 날 가라 앉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엄마가 들어왔고....우린 엄마를 피해 방으로 들어왔다.
그새에도 해연이가 현민이 이름만 꺼내면 내 눈에선 여지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러지 말자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치 현민이가 주문이라도 되는듯이 그렇게 눈물은 계속 흘렀다.

"아침마다 네 눈이 왜 그렇게 부어 있었나 했어.....왜 눈이 매일 충혈되어 있나 했다구.....시험 도 끝났는데....왜 여전히 눈가가 저렇게 붓고.....눈이 충혈 됐는지......그게 참 많이 궁굼했다구..."

"...."

"네가 먼저 절대 손 내밀지 않을것 같아....더는 못기다리고 온거야....많이 늦은것 같아....좀더 일찍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눈물을 한가득 쏟고난 후에 해연의 자조적인 말이였다.

"현민인....좀 나아졌데....학교는 이제 빠지지 않고 잘 다니고...외박도 거의 안하나봐....그런데 출입도 안한데....걱정 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

"........."

"....이제 그만좀 울어라.....이 바보 같은 기집애.....그러게 진작 나한테 라도 알렸으면.....지금쯤....벌써 다 수습됐을거 아냐...."

"........흑......."

"어머니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셔.....난 네가 집에 있는줄 알고 온건데....어머니가 상심이 크시더라.....아무말도 않는 널 보며...얼마나 맘을 졸이시겠어.....피붙인 너 하나 뿐인데.....어머닐 봐서 라도 빨리 마음 추스리고 일어나.....알았어....."

무리한 요구다.
내게 아직은 그런 요구는 하면 안되는건데....
엄마가 날 보는 눈빛이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는 걸 알지만...엄마에게 말을 할 순 없었다.
아마도 엄만 ....나보다 더 심하게 속앓이를 하시리라....
아직 사춘기 소녀같은 엄마의 감수성을 아는데.....
나보다 더 힘드실 거다.
엄마에게 아픔을 줄 순 없지.....
그저....미안하지만....조금만 더 날 이래도 내버려 두세요....엄마..

체념이 빠른 나 였는데....
현민이에 대해선.....왜이리 체념이 쉽지가 않은지....
정말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정말......알 수가 없는 일....


일요일 까지 있다가 해연인 집으로 갔다.
내가 통 못먹고 있다는 엄마의 말에 해연인 없는 솜씨 발휘한다며 유뷰초밥이며.....달콤한 팬케익....새콤달콤한 쫄면까지....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솜씨가 좋았다.
저녁을 먹고 해연인 집에갔다.
9시쯤.....
해연이가 곁에 있어서 인지....
현민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정말 이젠 엄마를 봐서라도 일어서야지....
이젠 그만 떨치고 일어서자.....
그렇게 굳게 다짐을 하긴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찾아오면.....또다시 현민일 떠올리지 않을까...?


학교로 다빈이 찾아왔다.
여학교 앞 이라서....좀은 챙피했을 텐데...
모두들 쉬쉬했지만 해연이에게서 무슨 변화가 생겼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내 상황이 어두워서....드러내놓곤 말들을 못하지만....
다빈이가 만나러 온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두 알고 있었다.

윤안 새로 시작하는 과외 알바가 있어 먼저 갔다.
우린 다빈일 따라 학교앞 피자집으로 향했다.
그날 카페에서 본후 처음이였다.

머릴 짧게 잘랐고....어딘지 분위기가 좀 달라진 다빈이였다.
예전엔 가벼워 보이는 남자였는데....
오늘본 다빈인....
지나는 여자들이 한번씩은 돌아보고 가는 핸섬가이 였다.

피자와 콜라를 주문하고 다희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니둘....무슨일 있지...?그치...?"

남녀문제엔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예민하고 눈치빠른 주다희 였다.
모처럼 재미 있는 일이 생겼다는 얼굴이였다.
그동안 내 탓에 침침한 학교생활이였는데....

다희의 반짝거림에 해연이 작게 인상을 썼고.....다빈인 짐짓
그런 해연이 눈빛을 못본척 딴짓을 하고 있었다.

"어때...?둘이 다시 사귀는 거지....?응..?"

"그런거 아냐....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한거야..."
해연이 얼른 정색을 하면 다희의 말을 받았다.

"그냥 친구......? 오늘 둘이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던거야...?
내 보기엔 다빈이가 일방적으로 찾아온것 같은데....?"

눈치하난....
스피드한 다희였다.

"야 빨리 털어놔....정해연 너 요즘 나한테 숨기는게 너무 많아.....
피곤해 지고 싶지 않음 빨리 털어놔.."

다희의 닥달에 해연인 여전히인사을 썼고....다빈인....모를듯한 웃음을 지었다.

저번 바닷가 이후로 해연일 다시 보게된 다빈인 그후로 현민일 통해서 몇번 전화를 해왔다고 했다.
나중엔 자기가 집적 전화하고 만나자는말도 여러번 했었단다.
해연인 처음 헤어졌을때 받은 상처가 아직 남아있고....다빈이에 대한 여러소문을 알고 있어...이번에도 저러다 말겠지 싶어 그냥 있었는데....해연이 만나주지 않자 다빈인 어떻게 알았는지 해연이 다니는 영어 학원에도 나오고....매일 문자 ,음성 메세지로 자기의 하루 을 남겼단다.
생각보다 끈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나와 현민이 일이 터진 거였다.
날 도와 주기 위해선 해연인 현민이 측근인 다빈이의 도움이 필요했고...그래서 연락을 취했던거다.
다빈인 어렵게 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나와 현민이 일이 잘되면 자기와 다시 사귀자고 했는데....
보다시피 나와 현민이의 일이 꼬이는 바람에....자긴...화투에서 피박에 광박까지 쓰고....쓰리고 까지 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때 카페에서 헤어진후....연락이 두절되고....더는 기다리수가 없어서 아는 친구통해 해연이 시간표를 입수하고.....교문에서 진을 치고 기다렸단다.
것도 우리가 오후 수업이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도....
1시부터 지금 4시가 넘을 때 까지....

다빈이 얘기에 나와 다흰 웃었다.
정말 얼마만에 웃어보는 웃음인지....

유쾌한 시간이였다.
해연이 다빈이의 교재 신청을 신중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다희의 반강제성을 띈 협박에 못이겨서......
다빈이 다희에게 고맙다며 나중에 나이트 한번 쏘겠다고 했다.
다희가 나이트 죽순인줄 다빈인 알고 있었다.

셋과 헤어져 오는 길이였다.
어둠이 조금씩 깔리기 시작하는 시간이였다.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는데.....
날 기다리고 있었던듯....
두명의 여자가 내 앞을 가로 막았다.

야하게 화장한 얼굴이며.....다가서자 훅 끼치는 강한 향...
화장하고 옷을 어른스럽게 입었지만....어딘가 모르게 언벨런스한 느낌.....고등학생 같았다.

전혀 본적이 없는 얼굴 같은데....
날 향해 적의을 드러내놓고 있은 얼굴이였다.

"생각보다 일찍 다니네....좀더 늦을줄 알았는데....."
"그러게 밤길 무서운 얼굴은 아닌데....."
둘이 날 가운데 두고 주고 받은 말이였다.

누구더라.....
고갤 갸우뚱했다.
그러다가 얼핏 떠오르는 얼굴......
그랬다.
그중 한명은 낯이 전혀 설지 않은 얼굴이다.
그때 그 카페에서 현민이 무릎에 누워 있던 여자.....
화장이 지워져서 본얼굴을 알수 없었던.....
내 머릴 한 웅큼이나 뽑았던 여자.....그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