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끔찍합니다." 트루먼의 흥분한 목소리가 대장의 귀전을 때린다.
"당황하지마. 우선 시체를 잘 싸둬. 밀폐시키라 말이야." 대장은 그를 타이르는 투로 대답한다.
내일 예정대로 귀환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통화를 끝낸다.
대장은 소름을 느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자신도 모르는 새 끔찍한 일이 자행되고 있는 사실을 두고 그녀는 아주 당황해 한다. 대장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본다.
한편 영석은 대원들에 대한 파일 조사를 끝내고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10여년 전쯤 일어난 엽기 살인행각을 떠올리면서 그 때 살인현장에서 발견된 시체의 모습을 마치 사진을 들여다 보듯 뇌리에 떠올린다. 갈기갈기 ?어진 살점들은 야수들이 먹이를 헤집듯 파헤쳐 놓아 거의 형체를 알아 볼수 없었다. 무려 사건 발생 3년 만에 그 기이한 사건의 전모는 밝혀 졌지만 그 증오심과 대상에 대한 집중력은 가이 상상하기도 어렸웠다.
담당했던 사건들마다 나름대로 특징이 있었지만 그 바탕에 깔린 피의자의 심리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애증결필증'이었다.
그 때 엽기사건의 범인도 폭력을 휘두르는 부친과 눈먼 어머니, 술주정뱅이 계모의 질투와 분노를 살로 느끼면서 자라왔다. 결국 눈먼 어미니는 부친의 손에 매맞아 죽었고, 계모와 부친을 시신조차도 다리밑 어둠속에 버려 버렸다. 이어진 가출과 떠돌이 생활로 수 차례 감옥생활을 경험했고, 사회를 냉대속에 타인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 왔던 것이다. 적개심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음에 더욱 불타 올랐고, 결국은 사회의 약자인 여자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차별 살인 행각을 저질러 온 것이다. '성격 파탄자'
우린 이렇게 부른다.
그럼 우리들 중에도 그런 자가 있단 말인가.
파일을 통해 살펴본 바로는 그런 과거를 가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선발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된 자들로써 설령 이들이 스스로의 파일을 조작했다면 또 모를 일이다.
영석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난감해 한다.
"영석씨. 사건에 진전은 있나." 어느새 대장은 영석의 방으로 들어와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