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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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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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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향기지기 2003-01-10

결혼식장의 신부측은 완전 침묵에 눈물바다였다.
특히 소효의 엄마는 얼굴에서 손수건을 내려 놓지를 못했다.
그녀의 작은 소망이 있었다면 결혼 전 사위에게 초상화 하나를 선물 하는 것이었다. 미대 출신인 그녀는 소효의 어릴적 모습을 사진보다는 그림으로 남겨 둔게 더 많을 정도로 그림에 대한 애착이 컸다.
그런데 지금 초상화가 다 뭔가? 식장에 들어서는 딸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고 픈 마음이 백배 천배 앞서는데 겨우 누르고 앉아 있는것인데.
패백까지 마치고, 커플 니트를 맞쳐 입은 소효가 윤교수에게 안기었다. "아빠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요. 정말 잘살께요"
윤교수는 묵묵히 딸의 등을 두들겨 주었고, 소효의 엄마인 정운은 눈물까지 흘리며 딸을 안아 주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걱정 하지 마세요"
"최서방 미안하네. 우리 소효 잘 부탁하네.
잘못을 해도 철이 없다고 생각 하게나"
"아빠는 내가 어린앤가?"하며 투덜 대다가 깡통과 풍선으로 가득 치장된 스포츠카를 타고 둘은 신혼 여행으로 떠났다.
소효는 비번인 날짜를 잡아 겨우 하룻밤 동해에서 올라오는 일정으로 잡았다. 예약해 뒀던 호텔이 생각보다 깨끗했고, 방도 넓었다.
그들이 저녁을 먹고 8시쯤 호텔안으로 들어갔다.
어색함이라고는 없었다. 현관 앞에서 자연스럽게 지현이 소효를 번쩍 안아 들었고, 성큼성큼 걸어가 침대에 눕혔다.
"너무 이른가?"
"그래! 너무 일러"
침대에서 일어나 자리를 바로 잡은 소효가 밝게 웃었다.
"지현씨 나 안아줘"
지현은 군말없이 그녀의 옆에 앉아 그녀를 꼬옥 껴안아 주었다.
"사랑해."
"나두 지현씨 사랑해. 근데 피곤하다 그지?"
"그래! 샤워하면 졸음이 쏟아지겠는데..."
"나 무지무지 행복해!"
"나도... 니가 내 아내가 된것 자체가 너무너무 행복해!"

"지현씨... 앗! 아... 하지마!"
"잠깐만"
"하지말라구!"
어두운 실내의 조명이 켜지고, 침대 바닥에 떨어진 목욕 가운을 얼른 챙겨 입으며 소효가 일어났다.
"야, 윤소효!"
"난 도저히 못하겠어."
"왜 못하겠다는 건데?"
"그걸 내 입으로 얘기 해야 되?"
"... 기가 막혀! 우리 부부라구. 이건 혼전순결을 잃는 것도 아니잖아"
효소가 아랫배를 감싸며 바닥에 주저 앉고, 지현이 놀라 옆으로 다가갔다.
"하여간 난 못해! 지현씨 혼자 해"
"야, 혼자 어떻게 하냐? 말 좀 되는 소리를 해라.
알았어. 미안해. 그냥 군말 없이 옆에서 잘께.
니 털끝 하나 건들지 않을께. 맹세해!"
"지현씨 동물이야?"
"뭐?"
"온몸에 털이 그게 뭐야? 다리 털은 머리카락 처럼 길게 나구. 몸이 닿기만 해도 혐오스러운 느낌이야."
"정말 미칠 노릇이네!"
소효는 홀로 침대위로 올라갔다.
"아!!!"
그녀의 긴 비명이 이어졌고, 멍하니 서있던 지현은 또 한번 당황했다
"또 왜?"
소효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소리내며 울었고, 지현이 다가가 본건 하얀 침대보 위에 처녀막이 터져 붉게 번진 피였다.
"어쩜 좋아? 순결도 잃고, 니가 책임져!"
"그래. 내가 책임 질려고 결혼한거잖아. 이제 그만해라"
소효는 이불을 당겨 모로 돌아 누웠고, 지현은 붙박이 속에서 이불 하나 꺼내 소파위에서 그렇게 둘의 첫날밤은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