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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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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Y 혜성 2003-01-08



드디어 아르바이트 마지막날이다..
내 손으로 첨 번돈인데..뭐한다..?
갖고 싶은 건 많은 데..어떻게 써야 잘쓰는 건지..
삐삐도 갖구 싶구..
카세트도 독서실서 잊어버렸기에..거두 하나 사구 싶구..
옷두 예쁜 거루 하나 사구 싶구..
나두 화장이나 해 볼꺼나..?
머릴 파마해보는 건 어떨까..?
고딩땐 워낙 제약이 많아서 핀도 마음대로 못 꽂고 그랬는데..
어렵게 기른 머리라 뭔가 변활 주고 싶기두 하다.

아르바이트비 받을 생각에 맘은 막 부풀어오르지만..
정들었던 주인아저씨랑 언니들이랑 헤어지는게 좀 아쉬웠다..
출근해보니 내가 첫타잔지..아무도 없다..
아쉬운 마음에 여기저기 둘러보며 여지껏 내가 모르고 살았던 또 다른 세상에 대해..이런 기횔 만난 것에 대해 감사했다..

악!

워낙 난 잘 놀라는 편이었지만..
아무도 없다구 여겨 마음을 놓구 있던 터라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엉덩방알 찢구 주저앉을 만큼 놀랐다.
근데 놀란 건 나뿐이 아니었나보다..

판매용 낚시 의자에 앉아 졸고있던 그도 두눈을 번쩍 뜨곤..
여기가 어덴지..내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얼굴이다..
그 얼굴에 왜 피식 웃음이 나던지...

죄송해요..계신 줄 알았으면 조용히 있을껄...
근데..누구세요..?

제가 궁금했는데..선수를 놓쳤네요..

전 아르바이트생인데요..

아...

잠시 날 훑어보는 듯한 시선..
그럴수 있단 생각에 앞서 기분이 나빠지려했다..

그럼 말 놔두 되지..?

앙? 뭐여..날 뭘루 보구 보자마자..
풍기는 분위기 만큼이나 자기 멋대로군..
금방 내 얼굴에 표시 나는지 ..

왜 기분 나뻐요..?
존칭해요..? 하고 물어본다..

나도 그처럼 그를 한 번 훑어 본 후..
노랗게 염색한 꽁지 머리에 뚫은 귀가 눈에 꽃인다.
워낙 그런 외몬 보기 힘들 때라 특이하다..는 생각보다..
어떤 사람인지가 더 궁금해 진다.
그랑은 트고지내야 할지말지 고민해보지만..
오늘 하룬데..하는 생각에 ..그냥 고갤 끄덕이고 만다..

그러고 있는 사이 사장 아저씨랑 언니들이 들어온다..
언제 왔어..?
사장 아저씨가 반갑게 그 아저씰 맞는다..

새벽에 떨어져서 여기서 눈 좀 붙칠려구요..
집에 갔다가 오기도 그렇구 해서..
저 좀 더 자두 되져..?

그래..이따가 정리할때나 도와주면 되구..
간일은 잘 된거야..?

네 춘천두 괜찮겠구..
근데 제가 보기엔 대전이 더 괜찮을 꺼 같던데요..


그는 여기 일 끝나구 갈 곳을 알아보려 지방에 갔다 오는 길이었다.
길이 막혀 새벽에나 도착한 그는 그렇게 반나절을 사람이 들끓는 곳에서 조각잠을 청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