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밖에서 먹고 회사로 들어와서 커피를 마셨다.
회사동료인 지희와 선영와 함께 여직원 휴게실로 들어갔다.
오늘은 웬일인지 아무도 없었다.
자리에 앉으며 선영이 말했다.
"야...니들은 최우진씨 어떻게 생각하냐....?"
갑자기 선영이 선배얘길 꺼냈다.
"괜찮긴 한데....여친이 있을것 같지 않냐..?"
지희의 대답..
"너도 그런것 같지.....?나도 전에 회식 후에 느낀 건데...웬지 여자들을 경계하는 것 같은 느낌....정말 여친이 있나....?"
"보면 모르냐...?스타일 죽이고..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집도 빵빵하다던데....더구나 일하는 스타일 봐......급성장할 타입이잖아...."
"그러게....남편 감으론 딱인데......"
"유리넌 이번에도 별 관심없어...?"
"글쎄....?"
말끝을 흐리는 날 보며 선영이 쯧쯧거리며 혀를 찼다.
"정말 놓치긴 아깝지않냐.....?그냥 못 먹는감 먹는셈치고....한번 찔러나 볼까...?확실히 여자친구 있다고 말한것 도 아니잖아..?"
"야 아서라 아서.....자기보다 한살 뿐이 안적은 우리에게 눈길이나 주겠냐..?더구나 재영이나 은진이가 지금 작업 들어갔다는데..."
"재영이 걘 전에 강동하씨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바뀐지가 언젠데...암튼 둘 뿐만 아니라 더 어린것들도 지금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타게트 1위가 최우진 이라구..."
둘의 얘기에 좀 놀라긴 했지만.....
우진 선배가 여친이 있는것 처럼 행동한다는 말엔 ...웬지 기분이 좋았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며 선영이가 지나가는 말로 내게 말했다.
"너 기획실의 세진씨....어쩔거야....정말 생각없어....?"
"정말...세진씨....너 만나려고 몇번 콜하고 찾아왔는데...."
지희와 선영이 말에 난 아니라고 고갯짓 했다.
그런 날 보며 선영이 물었다.
"너 정말 일하고 결혼 할 꺼야....?우리 벌써 26살이야...늦진 않았지만....그래도 이젠 서서히 결혼을 생각할 나이잖아...세진씨 정도면 정말 괜찮지 않아....?"
"괜찮은 정도가 아니지....결혼하면....그날 부터 돈 방석에 앉는거야..."
"난....별로야....그 사람 좀 권위적이지 않아....?아마 살면서 한번도 여자에게 거절 당해보지 않은 사람같아.....나한테 보이는 관심도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일껄....?"
"사실 그런 면도 좀 있어보이긴 하지만.....그래도 너한테 보이는 관심은 진심인것 같던데...."
선영이 말에 지희가 날 봤다.
"유리넌 보면....자신을 너무 깍아내리고 사는것 같아....너 정도면 남자들의 관심 받을 만해....일잘하지...성격 똑 부러지지...더구나 너 하고 다니는 스타일 꽤 괜찮아....아무렇게나 입은것 같은데 보면..멋지고....우리 회사에서 말은 않해도 은근히 널 찍은 남자들 많을걸....?"
"맞아...그러고 보니 생각난다...전에 최우진씨도 네 얘기 한것 같아..?"
갑자기 생각난듯 선영이 말했다.
"최우진씨가 너 신입사원 회식때도 빠지고...여러번 함께 할 시간에도 매번 빠지니까..묻더라...언제쯤 얼굴 볼수 있냐구..."
"맞아...그래서 내가 그랬지.....우리회사에 제일 먼저 오는게 너니까...잠시라도 보고 싶으면 일찍 출근하라구....한 여섯시쯤..."
그러면서 둘은 웃었다.
아....하....
그랬구나...
그날 아침....
그렇게된거군....
양치를 하고 가그린으로 정리한후 자리로 들어왔다.
홍보부의 대학선배인 윤희언니가 날 불렀다.
"저녁에 시간어때...?오늘은 매장 안가지...?"
끄덕이는 날 보며 말했다.
"오늘 D전자하고 미팅 있거든....와서 꽃이되줘....명령이야.."
금방 인상쓰는 날 보며 윤희언닌....자기가 더 큰 인상을 섰다.
그런 날 보며 윤희언니 옆의 김대리가 웃었다.
선영인 자길 가리키며 미팅에 동참하겠다고 했고....윤희언닌 인원 마감이라고 했다.
정말 난감했다.
노래방이나 클럽등....별로 익숙치 못한데...
더구나 남들과 잘 어울리는 외향적인 성격도 못되는데...
가끔 대학선배.회사선배라는 이유로 이런 일을 부탁하는 건 ...좀 부담스러웠다.
자기들끼리 하면 될 일들을.....
나가고 싶은 사람 데리고 가면 되지.....
억지로 끼워서 꿔다논 보리자루 마냥....
분명 비서과의 자기 단짝들과 함께 할거면서...
윤희언닌 원래 비서과였는데....
홍보부로 발령 받았다.
벌써 28세니....
꽃들만 있는 곳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지....
아님 ....외모외엔....실력이 없느지...아래로 내려왔다.
그때 상심이 얼마나 컷는지....매번 술자릴 만들고 했었다.
대학후배라는 이유로 나도 몇번 불려나갔고....
과 선배는 아니고...그냥 단순히 학교선배라는 이유로...였다.
내가 좀 부당하다고 느끼게끔....선배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억지 미팅이 벌써 3번째 였다.
이젠 ....한번은 말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서과의 예쁘고 잘난 언니들 또는 동기들 속에서 .....몸에 맞지 않은옷을 입은듯한 사람처럼 있긴 더는 싫다.
"7시 까지...로비에서 보자...알았지...?"
윤희언니의 말에 난 책상을 정리하며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더는 싫어...알았지...?"
"그래 알았어.....이따보자..."
건성으로 듣고 대답하는 윤희언닐 보자 기분이 저조했다.
저렇게 남 기분 생각않고 사는 사람들의 뇌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순간 호기심이 일었다.
이번엔 웬일인지...비서과에서 두명만 나왔다.
다른 한명은 사보 만든는 윤지씨였다.
알고보니 이번 미팅은 윤지씨가 주선 하는 거였다.
비서과의 선배들 탓에....
윤희언닌 같은과의 지영씰 데려왔다.
내켜하지 않는 윤지씨의 속마음이 내게 전해졌다.
내 속마음도 윤지씨가 감지 했는지.....우린 마주보고 미소했다.
D전자 남자들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닌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비슷한 회사에 다니는 다른 남자들처럼....자기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것 같았다.
윤지씨 사촌오빨 윤희언니가 찜한것 같았는데.....그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더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1차는 호프집에서 만나 간단한 통성명 정도 하고 2차로 룸쌀롱으로 갔다.
모두 연봉들이 빵빵한지....룸 하나를 잡고....양주가 들어왔다.
가라오케의 밴드들 까지...
이런데서 하루 놀라치면...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알고보니 남자맴버 한명이 부담한다고 했다.
학생때 부터 단골이라고 했다.
마담이 와서 아는척 할 정도면.....
더구나 그 사람의 왼손엔 다이아가 굵게 박힌 반지를 끼고 있었다.
우리중 누가 반지에 대해 묻자 결혼한지 2개월 됐다고 했다.
아직 신혼인데....여긴 왜 나왔냐니까...
부인이 레지던트과정이라 같이 놀 시간이 없어....나왔다고 했다.
기막혔다.
그럼 우리가 자기 놀이 상대란 말인가...
더구나 결혼 까지 한 몸이면서....
같이 나온 미혼의 동료들이 찍은 여자에게 집적거리는 건....
그들에게 기횔 줘야지...
좀 재수였다.
생긴게 귀티나고...남자치곤 좀 귀여운 타입이라....
우리중 몇이 맘에 두고 있었던 것 같은데....
기혼이라는 얘기에....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윤희언니와 동갑인 28세여서 ....언니도 은근히 맘에 들어한 것 같았는데...이번 미팅도 꽝인것 같았다.
더우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윤희언닌...
방미의 올가을엔 결혼할꺼야....를 부르며..얼마나 심란한 표정을 연기하는지....분위기가 다운 됐다.
늘 그렇듯이 이런델 오면....
남,녀 이렇게 끼워져서 앉게 마련이다.
내 옆의 남자가 내게 아까부터 작업중이였다.
계속 사적인 질문을 하고 있었다.
좀 똑똑해 보이는 타입이였다.
이 미팅에 기대를 걸고 나온것 같았다.
어떻게든 오늘 하날 낚으려고 하는 느낌을 주었다.
윤지씨가 관심이 있는것 같아 난 노래를 부른다는 핑곌되며 일어섰다.
그틈에 윤지씨가 그 사람 옆자리가 되었다.
마이크를 잡고 분위기를 띄울 생각으로 김현정의 단칼을 불렀다.
춤은 안되지만...어느정도의 모션을 취해가며....
분위기가 업 되었다.
자리로 들어오려는데....웃기지도 않게 그 느끼한 유부남이 내 옆이 되었다.
내게 술을 권하며 물었다.
"별 말이 없길래...조용한 줄 알았는데....의외네요...?"
"그래요...?"
"네....별명이 가시공주라면서요....?재밌는데요...."
"뭐가요...?제 가시에 찔리고 싶으세요....독성도 가지고 있는데..."
갑자기 농이 하고 싶어졌다.
한번 놀려 주고 싶었다.
"왜 제가 가시공준 줄 아세요....?"
내말에 다른쪽에 앉은 남자도 관심을 보였다.
"글쎄요....?접근하기 힘들어서...?"
"그런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단 말입니까..?"
"한번 찔리면....해독약이 꼭 필요할 만큼...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다는 뜻도 있죠....조심하세요....제 타게트가 되지 않게....."
묘하게 말 끝을 흐리는 날보며 몇이 궁굼해 했다.
윤지씨도 비서과의 예은씨도....윤희 언니도...
갑자기 모든 시선이 내게 모였다.
"한번 찔리면 어떻게 되는 데요.....?"
김영태라는 이름을 가진 느끼한 유부남이 정말 궁굼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글쎄.....한번 찔려 보실래요...? 신혼이라서 광선을 안주려고 무지 애쓰고 있는데...."
내 말에 그는 더 흥미롭다는 얼굴이였다.
많이 놀아본 사람답게....도전정신도 투철한것 같았다.
순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후회하기엔 이미 늦어 버린것 같았다.
"왜 저는 안찌르려고 애쓴다는 겁니까....?유부남 이라서...?"
"알고 계시네요...저도 양심이라는게 있는데...."
"자신감이 대단하시네요.....찌르기도 전에 부러진다는 생각은 전혀 안하시죠....?"
생각데로 였다.
내게 시선한번 비끼지 않고 정면 도전하는 눈빛...
그쪽이야 말로 한번도 실패가 없었다는 얼굴이였다.
왜 난 매번 이렇게 힘든 상대만 만나는 건지....
"좀 그런 편이죠.....한번 찌르면 그냥 쑥 들어가던데요....?자만심 같지만...."
막가파가 되기로 작정했다.
끝을 봐야 적성이 풀리는 성격이 나타나고 있었다.
모두의 흥미 진진한 눈빛들.....
묘한 긴장감 까지 들고 있었다.
"저한텐....찔러주시죠....가장 쉽게 박힐텐데..."
아까의 내게 호감을 주던 남자였다.
이신재라고 했었나...?
"뭐예요...이게....?우린 들러리로만 보이세요...?"
기분나쁘다는 비서과의 인기짱인 서주연이 톤 높은 목소리로 말해 내게 모여있던 시선이 그리로 갔다.
서주연에게 호감을 보이던 남자들이 이젠 정신이 들었다는 얼굴이였다.
아까까지....좌중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던 서주연이였다.
모두에게 공주로 대접받길 좋아하는 왕공주였다.
더구나 아까가지 자기에게 관심보이던 김영태가 내게로 오자 심사가 뒤틀렸나 보다.
김영태가 나온 남자중 젤 나아보이긴 했다.
하지만 그는 결혼 2개월짜리 유부남인데.....
더 깊어 지기전에 잘라준 서주연이 고맙게 생각되어 졌다.
목이 타 옆의 사이다를 마셨다.
얼음까지 입에 물고 입안을 식혔다.
"여태까지 몇이나.....독에 쓰러트렸습니까..?"
김영태가 물었다.
이제 그만 두려고 했는데....
"글쎄요...사실 끝까지 가보진 못했어요...아쉽게도..."
"그게 무슨.....?"
"제 남친이 제게 덩쿨을 쳐서 제 가시가 그 덩쿨 담을 못 넘고 있어요....그전엔 잘 찔렀는데...이젠...못하지요.."
"남친이 있다는 말인가요.....?"
"네....그쪽이 부인이 있는것 처럼...."
"...그럼 여긴....제가 묻기엔 그렇지만,....왜 나오신겁니까..?"
".....그냥...땜방이라고 해두죠...."
"허참.....맥 이 탁 끊어지는 기분인데요..."
"병원에서 열심히 공부중인신 부인을 떠올리세요....맥박이 다시 소생해서 뛸걸요....?"
시원하게 보이는 사이다를 건네며 말하는 날 보며 김영탠 피식 웃었다.
쉽게 잘 넘어가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게 남친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지.....이신재도 이젠 다른데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잘했다는 눈빛의 윤희언니에게 마주 웃어줬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 이였다.
괜히....이런자리에 끼면 불편했다.
첨 입사했을땐....마치 대학 새내기 처럼 왠 미팅이 그리 많은지....
학굔지 회사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 였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남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
생각보다 쉽게 먹혀들어가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일반 사무직 여성들 보단 옷입는 감각이 다르니...
다들 자기만의 캐리어가 있어 ....개성이 있다.
우리팀 끼리 미팅이나 클럽에 가면 부킹의 여왕들이 되었다.
거의 실패가 없었다.
그래서 간혹 회사에선 우리 디자이너들이 미팅에 낄려고 하면 은근히 꺼렸다.
비서과 여사원 다음으로 우릴 꺼려했다.
아마도 내가 우리팀에선 미팅에 제일 많이 나갔을 것 같다.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아무튼 쉽게 넘어가서 다행이였다.
11시를 조금 넘어서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한 커플도 생겼고....
지하철로 향하는데 누군가 날 불러세웠다.
김영태 였다.
"정말 남친 있습니까...?"
".....네...."
"아쉽군요....한유리 씨 한테.....왜 이리 아쉬운 감정이 드는지..갑자기 가슴이 아주 아픈데요....?"
"....과음하셔서 그럴거예요....부인에게 해장국 부탁드려보세요...."
내말에 김영탠 잠시 날 쳐다봤다.
옆의 윤지씨가 그런 김영태와 날 번갈아 보고 있었다.
내가 먼저 꾸벅 거렸다.
그러자 김영태가 알수 없는 복잡한 얼굴을 하며 내게 말했다.
"또 보자고 하면 ....저 한테 정신나간 놈이라고 할겁니까....?"
"그뿐입니까.....돌도 던질걸요.....잘 들어가세요...."
돌아서는 날 보며 윤지씨가 말했다.
"대단해요...유리씨.....성깔있어 보인다는 생각은 했지만....정말 단칼이네요....아주 냉정해요...."
"저런 사람은 정신 차려야 해요.....뭡니까...결혼한지 2개월 뿐이 안됐는데......이런 자리에 나오고....재수예요.."
계단을 내려 가며 그렇게 말하는 날 보며 윤지씨는 혀을 차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