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다들...시원하게 쭈욱 들이키라고..."
운동장위에 마련해 놓은 술자리엔
체육대회를 마친 직원들이 소리 높여 잔을 부딪친다
"쨍.. 쨍.."하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린다
혜영의 부서는 에어로빅을 준비했지만
정말 참담한 결과를 맞이했다
약간의 묘기를 위해 마지막에 피라미드처럼 쌓는 모션이 있엇는데
그만 맨 위에서 모션을 취하고 마무리 지을 여자 직원 한명이
중심을 못잡는 바람에 피라미드는.......
주위에선 웃음 바다가 되어 버리고
혜영역시 남자들과 여자들속에 푹~~ 파 묻혀 자신들이 어떤꼴로 붕괴가 되었는지 확인할수도 없었고
흐트러진 사이에서 나오는데만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3일의 꿈같은 휴가는 물건너 가고
영업부의 남자 직원들이 무슨 특수대련인가 뭔가 하는 쇼를 보여주었는데
대련이 아닌 차력이라고 해야 옳은듯 싶었다
코미디가 따로 없는 그 쇼가 행운의 3일 휴가를 가져가 버린것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고 힘은 들었지만 모르고 지냈던 부서 사람들과도 친목이 생기고 또 이렇게 어울리면서 서로를 챙기고 단합을 하게 되고
실보단 득이 많은 날이였다
"혜영씨~~~"
지승우가 혜영의 부서가 있는곳으로 빈잔을 들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아~~ 내가 따라주는거 한잔 받아야지..."
거절을 못하고 혜영은 그냥 미소만 머금은채 빈잔을 기울려 승우가 따라주는 맥주를 받는다
"역시 받는 솜씨도 일품이란 말야.. 우리 혜영씨는..."
"참나~~ 술받는것도 솜씨가 있나요? 그냥 받으면 장땡이지.."
"아니지... 거품의 농도를 알맞게.. 지금 혜영씨 잔에 있는 거품이 아주 딱이란 말이야.."
<참.. 별거 다 신경쓴다>
혜영은 승우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맥주를 들이킨다
같이들 농담을 따 먹으면서 2차로 모이자고 주위의 사람들이 약속을 잡고
혜영역시 총무과와 관리팀 사람들과 2차로 노래방으로 향한다
맥주캔과 마른안주가 놓인 테이블 위로
총무과 막내 호영이가 올라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아싸~~~ 이히~~~~"
한바탕 난리가 나고 난서
전산실의 김승균이 발라드 노래로 분위기를 바꾸자
갑자기 지승우가 혜영의 팔뚝을 잡고는
부르스를 땡기자고 막무가내로 잡고 껴 안는다
주위에선 휘파람을 부르고 국수를 언제 먹일꺼냐고 농담을 해 댄다
일단 분위기에 이끌려 혜영은 마지 못해 지승우와 부르스를 추지만
아까부터 부담스런 관리팀 맏언니의 눈길만은 피할수가 없었다
기회를 몰아 부르스 타임은 연장 이어지고
이곳 저곳에서 껴 안고 춤을 추는 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혜영은 지승우가 내 뱉는 콧김이 귀쪽으로 느껴지가
불쾌감을 느끼면서 그만 추자하고 자리에 앉는다
노래책을 들어 담번에 부를 노래를 찾는척 하고 혜영은 살짝 눈을 위로 치켜 떠 보자
맏언니의 얼굴이 보통이 아니였다
울그락 불그락
터지기 일보직전의 모습인듯 해보였다
더 이상 앉아 있는건 아무래도 불길했다
늦었다는 핑계를 데고 고만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에
옆자리에 앉아 있는 김승균에게 귓속말을 건넨다
"김승균씨.. 미안해요 저 먼저 일어날께요"
"왜에~~"
"너무 늦었어요 술도 많이 마셨구요"
"조금 더 있다가지 다른 사람이 데려다 줄텐데.. 혼자가면 위험해"
"아니예요.. 집이 가까워요 택시타면 바로니까"
"그래? 그럼.. 그렇게 해"
혜영이 김승균씨 외에도 눈이 맞은 사람들에게 가겠다는 손가락질을 하고
가방을 들고 일어서는 순간
지승우가 흐르는 음악을 끄곤 마이크로 소리를 질러덴다
"아~~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좋아 좋아...
지금 자릴 빠지려는 최혜영씨.. 핸드백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주십시요"
혜영은 주책맞은 지승우의 행동에 벙~~~ 해선 문고리를 열지 못하고 잡고만 있는다
"죄송해요.. 저 그만 갈께요..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아~~ 아~~ 여기 피곤한 사람 혜영씨 뿐 아닙니다.. 다른 여자들도 있고.. 또 우리 혜영씨가 빠지면 무슨 재미로 노나..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다시 한번 남자들의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가 들끓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고 하고
그중 특히 지승우가 책임지고 데려다 준다고 마이크로 소리를 쳐 덴다
"아휴~~~~~~~~"
"알았어요.. 그럼 잠깐 화장실좀 다녀올께요"
"좋아... 대신 화장실 간다하고 빠지기 없기다..그런 한달 동안 외부서 점심 쏴야데.. 여기있는 사람들 모두한테..."
"알았어요.. 안가면 되잖아요"
다시 노래가 시작되고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혜영은 화풀이라도 하듯
"쾅~~"하고 문을 닫고 나오지만 음악에 파 묻힌 문 소리는
아무도 혜영이 화났음을 알수가 없었다
볼일을 보고 손을 닦고 나서 주머니에 있는 호출기를 보자 음성이 2개나 들어와 있었다
공중전화로 가서 확인해보니
태훈이 언제 끝나냐는... 어디냐는 ..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었다
다시 태훈에게 전화를 걸어
분위기에 대한 얘기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관리팀 맏언니가 혜영을 보고는 잠시 얘기를 하자고 나간다
무언가 이상기류를 감지한 혜영은 말없이 따라 나간다
"혜영씨 돌리지 않고 말할께.. 승우씨 좋아해?"
"뭐라구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