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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1-14

"어쩐일이야?"
"그냐앙~~"
"하여간 뜬금없는 방문이긴 하지만 조은데~~ 자주 해봐.. 오빠야.. 이뽀해줄께~~"
"그래~그래~"
"참! 있잖아.. 오빠 우리집에 언제 올래?"
"오늘.."
"아이~~ 장난하지 말고.."
"장난아냐.. 난 빨리 너의 부모님께 인사하고 언능 결혼하고 싶어.."
"피이~~~"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도 태훈과 혜영은 같이 수영을 하고 출근도 한다
상쾌한 아침이 매일 그녀를 반기고
회사일도 불편함을 느낄수가 없었다
마음이 평화로우니까 매사에 모든것이 다 좋게 느껴지고 새롭게만 보여질뿐이다

그런중 이 기분을 망치는 인간이 등장을 한다
"어~~ 혜영씨.."
"........."
"이번 가을 모임에 참석할꺼지?"
"글쎄요..."
지승우 한동안 잠잠하더니만....
"아니 올해는 회사 15주년이라 거창하게 할 모양이던데? 전부 빠짐없이 참석애햐 하는거 아냐?"
"그래야 겠죠..."
"이벤트가 많아 .. 파트너 해줄꺼지?"
"선배는 선배과에 ?夏蹄?있잖아요?"
"아참~~ 몇번을 얘기해야 돼.. 그냥 친한 사이일뿐이라니까 ..."
"그래두요... 전 호영이하고 얘기 다 되어 있네요"
"호영이?"
"자재부요.."
"아하~~ 그 귀여븐 막둥이?"
"이거 영.... 기회가 없는데?"
"선배 바쁘지 않아요?"
"어?어~~~ 그래그래..."

<나이값도 못하고 왜 저런다니... 절대 틈을 보여선 안되겠구만..>

히영은 지승우의 수법이 왠지 달갑지가 않다
예전엔 그냥 조금 괜찮다고 느꼈고 혜영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맏언니와의 대화내용도 그렇고 태훈과의 사이인 현재도 그렇고...
별로 가깝게 지내고픈맘이 들지 않았다


퇴근후 혜영은 선임이와 은주를 만나 모처럼 못다한 얘기를 나눴다
선임이는 아무래도 졸업후 유학을 갈려고 하는 모양이다
여름방학동안 돌아본 유럽의 인상이 지워지지 않고
좀더 자신을 위해 더 큰 세계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은주는 연신 아이스크림을 떠 먹으면서 나중에 알게 됐지만 "용식"이란 상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야 ~ 최은주.. 중요한 얘기하면 좀 경청좀 해라.. 따식인지 용식인지하고는 나중에 통화하고..."

한창 자신의 앞날에 대해 나름대로 심사숙고한 내용을 용식이와의 통화로 듣는둥 마는둥 한 은주의 행동에 선임은 화가난 모양이다

"알았어... 용식아 나 중에 통화하자 끊을께... 사랑해~~"
"어휴~~ 닭살... 진짜 유치 찬란 왕 꽃다발들이다 .. 안그러니 혜영아?"
"ㅎㅎㅎㅎ 냅둬라.. 얼마나 오래가나 좀더 지켜보자.."
"삐삐..삐삐..삐삐.."
"누구꺼야?"

혜영과 은주 선임은 동시에 호출기를 꺼내본다
"빙고~~ 내꺼다"
혜영이 자신의 호출기라고 손을 쭈욱~~ 천장을 향해 치켜올린다

테이블 위에 수화기를 들고 음성을 확인하자

<혜영아.. 엄마야.. 언능 집에와라 언능~~ 얘기라도 해줬어야지.. 이렇게 갑자기 오면 엄마 어떻게.. 아직 아빠도 안들어오셨는데.. 넌 뭐하는데 사람을 혼자 오게 만드니? 하여간 이거 듣는데로 집으로 언능 와 언능~~"

"헉~~"
<이 인간이 아까 한소리가 우스게 소리가 아니였네.. 그렇다고 진짜 오늘오면 어떻게...>
"얘들아.. 나 먼저 일어날께.."
겉옷을 입고 주섬주섬 핸드백과 호출기를 집어든 혜영의 모습에
은주가 궁금한 눈초리로 물어 본다
"야~~ 왜그런데?"
"뭐야?"
선임이도 거들어 묻는다

"아~ 글쎄 오빠가 집으로 혼자 갔나봐.. 온다는 얘기도 없이 엄마가 음성을 남겼네..."
"어머어머~~ 진짜?"
"어떻게에~~ 멋찌다.."
은주와 선임이 호들갑 스럽게 태훈의 행동에 대한 얘기를 듣곤
멋있다는니.. 돈키호테같다는니.. 별별 단어를 태훈의 이름앞에 나열해 준다

"야야~~ 자세한건 나중에 얘기해줄께.. 하여간 나 먼저 갈께.."
정말 발 뒤꿈치에서 불이 날 정도로 뛰어서 카페를 나간다
안면이 있는 주인은 제데로 인사도 건네지 못하고 나가는 혜영의 뒷모습을
튜명한 유리창문 밖으로 바라보고만 있다



"아휴~~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오는줄도 몰라서 준비한게 아무것도 없네..."
"아닙니다.. 불쑥 찾아온 제가 죄송하죠.."


혜영의 모친은 갑자기 방문한 태훈의 모습에 너무 당황을 했다
과일바구니와 신문으로 싼 튤립10송이 직사각형의 고기선물셋트를 들고 혜영에겐 얘기도 하지 않고
그냥 혜영의 집으로 돌진한 태훈의 방문이 그저 황당할 뿐이였다

"어머니.. 고기는 좀 전에 사 온거라 냉동되지 않았으니까 아버님 오시면 같이 술안주에 구워먹구요 과일로 입가심하면 되요.. 그러니까 준빈 할껏두 없어요 편하게 여기 앉으세요..."
"그렇게 되는건가요?"
"그럼요.. 제가 어머님 수고하실까봐 다 준비 했습니다"
"ㅎㅎㅎㅎ 아주 성격이 션션한게 내 맘에 꼭 드네..."
"아~ 그렇습니까? 그럼 저 사위로 인정해주시는거죠?"
"호호호호...."

싹싹하고 붙임성 있는 행동에 혜영의 엄마는 태훈이 맘에 쏘옥~~ 들었다
조금 급작스런 방문에 당황하긴 했지만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하자
살갑게 느껴지고.. 딸이 사랑하는 남자라는 사실보단 그저 예전부터 알고지냈던 그런 친척내지 아들의 친구처럼 느껴졌다

"띠리리...뾰로롱...."
"혜영이 왔나 봐요"
"어머니.. 제가 문 열어줄께요.. 놀래켜 줄려구요.."
"그럴래요?"

벌떡 일어난 태훈은 현관에 놓여있는 아버님의 신발 비스므레한 것을 신고
대문을 열어주러 나갔다

"덜컹~"
"너 임마~~ 왜 이제 오는거야? 내 아까 온다고 했는데?"
문을 염과 동시에 태훈의 말에 다가온 상대는..
"누군가.. 자네?"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