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은 피곤하기 그지 없었다
떠날때는 설레임과 기대가 컸기에 빨리 강릉으로 가고픈맘뿐이였지만
나름대로의 계획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길은 피곤함이 엄습했다
"서울에 가면 오빠친구들하고 술한잔 마시고 헤어지면 안될까?"
"술?"
"응... 상훈이 하고 현태녀석이 너 너무 보고싶어해서... 휴가 끝나고 나면 또 시간맞추기도 어렵고..."
"음....... 글쎄...."
"아까 떠나기전에 삐삐확인해보니까 만나자고 벌써 지들끼리 다 약속해놨더라구..."
"그럼 합석해야겠네... 근데 나 지금 모습 흉~~~ 한데.."
태훈과 혜영의 모습은 확인 하지 않아도 휴가를 보내고 왔음의 표시가 뚜렸했고
짭짤음한 바닷물에 머릿결은 많이 상해있던 터라... 약속장소에 선뜻 나서지지가 않았다
"괜찮아... 지금이 더 이뻐..섹시하고..."
"그럼... 오빠 운전할동안 조금 화장좀 해야겠다.."
"그러던가..."
가방에서 화장품 가방을 뒤적이며 찾아
옅게 맨얼굴에 조심스레 화장을 입혀본다
원채 까맣게 탄 얼굴이라 쉽게 화장이 먹히진 않았지만
빨간 립스틱을 골라
입술에 강조를 하고
연한 펄의 푸른빛의 새도우를 얇게 펴 발랐다
"괜찮아? 나?"
"음.. 어디 보자......."
"자세히 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봐..."
"크크크크.....괜찮아.. 혜영인 아무렇게나 해도 이뻐..."
"피~~~~~ 그러고 나서 또 딴 소리 할려구...."
"야야~~~ 사람말을 진실되게 들어야지... 딴소리라니..."
"오빠 항상 그러고 난후에 다른 소리 잘 하잖아..."
"원~~~~ 진심을 얘기해도 먹히질 않네... 관둬라..."
"피~~~~~~"
트렁크에 있는 큼직한 보따리는 그냥 차에 넣어 놓고
간단한 화장품과 필요한 적은 돈을 벨트쌕에 넣곤
어깨에 짧게 둘러메곤 약속장소에 태훈의 손을 잡고 이동을 한다
호프집내부엔 많은 인파는 아니였지만
군데 군데 자릴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여~~~ 태훈아 여기다.."
먼저 자릴 잡고 기다리고 있는 상훈과 현태의 모습이 보였다
"어...일찍 왔네.."
"안녕하세요.. 전 태훈이 친구 정상훈이라 합니다"
"아~~ 네에....."
앉기도 전에 손을 내미는 상훈의 인사에 혜영은 약간 당황을 했다
힘입게 손을 잡곤 세차게 흔드는 모습을 본 현태가 옆에서 한마디 거든다
"짜식... 오버하기는...전..박현태입니다"
"네...저하고 같은 박씨네요?"
"아,...그래요? 이거 아주 아주 방가운데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포옹이나 할까요?"
"네?"
"아~~~ 저자식... 유부남이 더 설친다니까 하여간.."
현태의 모습을 지켜본 상훈이 유부남이란 단어에 힘있게 강조를 하면서 현태의 행동에 저지를 한다
"참나... 그냥 별탈 없는 인산데.... 짜식이 민감하네..안그러냐 태훈아?"
"ㅋㅋㅋㅋ..... 야야~~ 그 수법 졸업한지 오래됐다..."
"ㅋㅋㅋㅋ.. 그랬냐?"
머쓱거리면서 입맛을 다신 현태는 그냥 그렇게 자리에 앉고 만다
"두 분다 재미있으세요... 실은 모양이 너무 초라해서 올까 말까 고민좀 했는데..."
혜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태가 받아 넘긴다
"아닙니다... 아름답기만 한데요 뭘.... 피부가 끝내줍니다요...."
"야야~~~ 짜식들이 진짜...."
농담이 오가고 분위기가 어색함이 없이 바로 대화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어떻게 만났으며
만나서 어떻게 지냈으며
휴가가선 뭘하구 왔으며
태훈이 잘해주냐
혜영씬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찬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질문을 받아내느라 혜영은 입에 침이 다 마를지경이였다
기분좋게 이야기는 흘러가고
호프집 내분엔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혜영씨 술 잘 마시네요? 주량이 어떻게 돼요?"
상훈이 꾸준히 마셔되는 혜영의 모습을 보곤 질문을 던져왔다
"모르겠어요... 한번도 필름이 끊겨본적이 없는데요?"
"우와~~~ 정말요?"
현태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몸짓을 하면서 질문을 연이은다
"네... 어지럽거나 취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필름이 끊긴건 한번도 없었던거 같아요..."
"야? 너 정말이야?"
가만히 듣고있던 태훈이 혜영에게 다시 한번 확인차 질문을 던져 본다
"응"
"역시 X새대야... 우린 이젠 나이먹어서 ........"
"ㅎㅎㅎㅎ 뭐 그런거에 새대가 따로 구분지어지나요?"
분위기는 한층 더 업~~ 되있었다
필름이 끊긴적이 없다는 혜영의 말에
현태는 그럼 오늘 필름이 끊기도록 마셔보라고
계속해서 혜영의 잔에 술을 담아주었다
"저.. 화장실좀 다녀올꼐요..."
"어~~ 그래 저쪽 코너에 끝에 있다.."
"응"
혜영이 화장실을 간다고 자릴 뜨자
상훈과 현태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입을 모아 태훈에게 물었다
"얌마... 미주하고..."
정말..."
대꾸없이 그냥 태훈은 고개만 끄덕여 본다
"뭐야?...정말...."
"나두 놀랬어... 첨 봤을때 미주인줄 알았어..."
"그럼 혜영씬 너 미주하고의 일 모르겠네?"
현태가 걱정어린 눈빛으로 질문을 한다
"당연하지..."
"어떻게 할껀데?"
"뭘?......."
"너 임마... 이게 미주한테 벗어난거야?"
현태가 이건 아니라는 뜻의 얼굴로 태훈에게 묻는다
"벗어났어... 지금은 혜영이만 생각해... 과거는 과거니까..."
"그래 과거는 과거다... 어찌됐는지 모르지만..혜영씨가 마주는 아니니까..."
상훈은 태훈을 이해할수 있었다
하지만 현태의 얼굴은 불만이 가득하다
미주를 잊은것이 아니고 미주와 닮은 혜영이기에... 미주를 잊었다고 생각하는 태훈이 안쓰러웠다
"얌마... 너 혜영씨 사랑한다면.. 이래선 안돼... 얼마나 지나야 니 맘속에 있는 미주가 없어지는거냐? 도데체 미주가 뭐야? 미주가 그리 대단하냐?"
현태는 그만 흥분을 하고 주위에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때...
혜영이 다가온줄도 모른 이 세사람의 대활
혜영은 들을수가 있었다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