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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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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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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BY yks1121 2002-12-18

중간고사가 모두 끝난후의 방과후 였다.
모처럼 모두 모여 버섯동자에 갔다.
시험보느라 힘들었던 우리에게 유리언니가 비스켓과 시원한 소다수를 가져다 주었다.
5월의 중순....
아직 선선한 날씨여야 하는데.....
좀 덥다는 느낌이 왔다.
소다수에 띄워져 있는 레몬 조각....
시험이 쉬웠다는 나와 세현이 동건이....
어려웠다는 서희와 정효....
꾸준히 해온 노력의 댓가인가....?
난 이번 시험이 생각보다 쉬웠다.
시험전날 마다 세현이 과외하면서 뽑아온 프린트 물들을 가져다
주었는데 거기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많이 나왔다.
족집게 도사들처럼 문제를 잘 뽑아냈다.
정효와 서희도 그걸 같이 봤는데.....
감기기운이 있는 서희탓에 소다수만 마시고 바로 일어났다.
서진오빠가 아직 학교서 안왔기에....그냥 간다는 우릴 보고 유리언니가 많이 아쉬워 했다.
서흰집으로 바로 간다고 했고 나와 세현인 서점에 들렀다 갔다.
학습지를사는 세현일 따라 갔다.
서점에서 새로나온 신간들이 눈에 많이 띄어 사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것 같아 눈길만 여러번 주다가 그냥 나왔다.
좀 있음 2차면담이 있을 텐데....
성적 나온거 봐서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안정권에 들기가 쉽진 않지만...
역시 꾸준히 하는 수 밖에 다른 일은 없는 것 같다.

저녁에 서흰 결국 독서실에 오지 않았다.
감기가 온것 같다고 어머니가 전화에 소식을 전해 주셨다.
유진이와 영은이가 있었지만...
서희가 없자 괜히 집중이 되지 않는것 같았다.
정은수들은 시험이 아직 안끝났는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취업반이라고는 해도 내신이 걱정이 되는지....요 며칠간은 돌아다니는게 줄었다.
모두들 얼마 못 갈거라고들 했지만.....
세현이에게 무슨 말이라도 들은듯....이젠 정말 포기 했는지....
내게 더이상 신경을 쓰는 것 같진 않았다.
아님.....현수친구들 하고 관련된 건지....
암튼 그애들이 내게 관심을 끊으니까.....독서실 다니기가 편했다.

수요일 오후 였다.
아침에 복도에서 잠깐 본 세현인 머리가 짧아졌다.
셋중 제일 머리가 길었는데....
6월 중순으로 넘어 가면서 조금씩 더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가....?
짧게 잘려진 머리탓에....왠지 좀 야위어 보이는 세현이였다.
세현이 독서실을 안다니고 있었다.
과외와 병행해서 다니기가 시간이 너무 안맞아서 였다.
정효와 동건이도 몇일 안남았고.....당분간 끈지않는다고 했다.
나와서희는 그냥 계속 다니기로했다.
요즘 ....학교에서외는 잘 만나지 못했다.
독서실에 있을 때는 이제 핸드폰을 끄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탓에 집중이 잘 안되고 있었다.
방과후에 버섯동자에서 보자고 했다.
야위어 있는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하진오빠가 들어서는 날 보며 손까지 잡고 흔들며 반가와 했다.
전에 왔다가 자기도 안보고 갔냐며....아주 많이 서운했다고 했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세현인 하진오빠가 유리언니 없다고 너무 오버한다며 손을 잡아 뗐다.
자기의 첫사랑이라며 장난치는 하진 오빠에게 세현인 인상을 써보이며 다른데로 가자고 난리였다.
둘의 장난에 미소가 나왔다.
하진오빤 우리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주었다.
사이다를 앞에두고 마주 앉았다.
역시 세현인 좀 말라보였다.

"너 어디 아프지.....?얼굴색도 그렇고....좀 야윈것 같아.."
내가 물었다.
"머릴 짧게 잘라서 일거야....몸무게는 그대론데 뭐.....너 내가 걱정 되서 만나자고 그런거야...?"
".....아침에 보니까...좀 야윈것 같길래.....한동안 둘이 안만나기도 했고...."
"그걸 지금에야 알았단 말야......넌 나 만나려고 한번도 노력한적 없지....?"
"......뭐...?'
"핸드폰도 꺼져있고...저녁 사주려고 어렵게 시간내서 나가면....벌써 나가구 없구....밤에 집에 전화하면.....코드빼고 자는지...받지않구.....정말 너 한번 보려면 무지 힘들어....그래서 마른것 아냐...?"
".....과외 늘렸다면서.....시간이 어떻게 나.....?"
"중간중간....암튼....나도 이젠 오기로 버티기로 했어...나 혼자 열내는 것 같아 맘도 상하구......오기로 버티니까....네가 이렇게 반응 하잖아....?"
정말로 많이 서운했는지 세현인 내게 섭하다는 얼굴이였다.
둔하긴 정말 둔한가 보다.....
전혀 그런 눈치를 체지 못하고 있었다.
2차 상담때 담임이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도 있을 거라는 말에 사실 요즘 전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었다.
시간을 쪼개어서 활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현이에게 소홀 했었나 보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토요일날 비디오방 갈까...?"
내가 물었다.
"상당히 미안한가 보네.....어디가자는 말도 하고..."
"시비걸거면 말고.....서희랑도 요즘 시내나간적 없었는데......"
"서희하고 나하고 같은 선에 두지마....서흰 이제 너보단 동건일 더 우선시할걸......"
계속시비조의 세현일 보며 난 웃었다.
사실 요즘의 서희에게서 일순위는 내가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도 ....서희보단 세현일 먼저 생각하고 있으니까...
여자들의 우정이란 .....얇은것인가....?
사이다를 다 마시고 일어났다.
이번엔 유리 언니를 보지 못하고 나왔다.
세현이 과외가 있어서 나온것이다.
버섯동자에서 나오면서 세현이 동건이에게 문자를 날렸다.
7시30분에 동건이네서 과외를 한다고 했는데 ....벌써 6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빠른 손놀림으로 문자를 날리고는 날 봤다.
"저녁 같이 먹자....내가 쏠께..."
"시간이 안되지 않아...?"
"좀 늦는다고 했어......어차피 요즘은 예습보단 복습단계니까.....동건이가 진도가 빨라서 거의 개인지도야....."
"정효는 동건이랑 같이 하니까 실력차 느낀다고 하던데....넌 안그래...?"
"실력차가 아니라....더 자극 받아서 열심히하게 되지...가르키는 형들도 동건이 페이스에 따라 올려구 아주 힘들어해.....가끔 형들보다 동건이가 더 잘가르킨다니까.....과외하기 정말 잘한것 같아..."
"동건인 꾸준하지.....페이스 흐트러트리지 않고 잘하지....?"
"그럼....서희도 이젠 안정권 이라던데...너도 요번 모의고사 잘 봤다며.....?"
"서서히 자릴 잡아가고 있지....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냐...."
".....꾸준한게 중요한거야.....소렌토 갈까.....새우칠리소스가 괜찮던데....."
"정말 괜찮아...?그냥 이근방에서 대강 먹자.....난 괜찮아..."
"내가 싫어....너 스파게티 좋아하잖아....가자...소렌토로..."
괜찮다는 내말을 뒤로 하고 세현인 택시까지 잡았다.
버스로 가면 15분정도 걸릴 거리인데....택시로 오니까 10분도 안걸렸다.
기본요금만 나왔다.
소렌토에서 저녁을 먹고 8시가 다 되어서 헤어졌다.
가서 예습이나 해야겠다고 했다.
괜히 보자고 한건 아닌지....과외를 빠지게 한것 같아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