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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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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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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BY yks1121 2002-12-07

새하기가 되면서 학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다름 아닌 입시였다.
난 이번엔 동건이와 서희랑 한반이 되었다.
세현이랑 떨어진게 좀 슬펐지만.....어차피 독서실에서 만나니까 ...그런걸로 마음을 채우고 있었다.
칠판에도 매일 붉은 분필로 입시일이 앞으로 몇일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마치 수험에 죽고 수험에 사는 그런 나날이 되었다.
벌써 모의고사와 월례고사가 있었다.
수학이 약한 난 동건이와 세현이에게 번갈아 가며 과외을 해서 인지 만족할 만한 점수는 아니지만 겨우 바닥에서 벗어 날 수는 있었다.

독서실에 새로운 여성파워가 생겼다.
아름여고에서 다니는 2학년 여자애들 셋과 유진이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우리와 동갑내기인 서진여고 3학년 여자애들 세명이였다.
더구나 웃기건 그애들이 동건이네들 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다.
유진이 동창들은 셋다 꽤 잘나가는 미인형들 이였다.
사실 고3이지만 하고 다니는 모양새나 행동은 고3 하군 거리가 멀었다.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독서실의 자리에 거의 붙어있는 걸 본적이 없을 정도 였다.
총무에게도 몇번 주의를 받는 것 같은데....어느새 총무를 구워 삶았는지 '오빠'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나와 서희처럼 근 2년 이상씩 다니는 원래파는 아직까지 '오빠'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데....그애들의 스스럼 없는 행동은 독서실에서 많은 소문을 달고 다녔다.
내가 속해 있는 A실은 모두 50석이다.
50석에 고3이 나를 포함해서 거의 절반 수준인 28명이고 나머지가 1,2학년 이였다.
중학생은 C실에 남,녀 합석이다.
B실은 남자 고등학생 실이다.
그 50명 중에 우리 학굔 나와서희 그리고 유진이와 기연이 이하3학년이고 4명의 2학년 애들이 더 다니고 있었다.
근처의 아름여고의 애들이 20명정도.....그래서 인지 파워가 아주 세다.우리하곤 별로 부딪치진 않지만 2학년 애들하곤 곧잘 트러블이 있는 눈치다.
그외에가 타학교 애들 몇몇이다.
그런데 요번에 새로 들어온 그 서진여고 애들의 파워가 장난이 아닌 것이다.
고3인 애들은 거의 일년치를 놓고 다니는 편인데...그애들 처럼 한달 또는 보름을 끊고 다니는 학생들에겐 사실 고정적인 자리가 잘 안 생기는데....순서를 기다리지도 않고...총무에게 애교작전을 써서 고정자리를 맡았다는 얘기가 들려 왔다.
우린 사실 별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그애들이 공부의외의 목적으로 학교에서 가깝지 않은 우리 독서실을 끊었다는 얘기엔 관심이 쏠렸다.
그것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남학생들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심산으로 독서실을 끊었다는 거였다.
이 중요하고도 중요한 수험시대에 말이다.
그 셋중 제일 잘 나간다는 아이가 동건일 찍었다는 윤희원 이라는 애 였는데....희원인 서희가 동건이와 사귄다는 걸 알군 사사건건 서희에게 알게 모르게 시비였다.
세현일 맘에 들어하는 짧은 단발의[앞뒤머리가 같은 아주 분위기 있는 머리]정은수도 날 보면 아주 무시하는 태도였다.
걔들이 전에 동건이네들 하고 미티을 한 적이 있어 셋 하고는 얼굴이며 말을 트고 지내고 있었는데.....아예 독서실엔 가방만 가져다 놓고 밖에서 그 셋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우연히 만나는 것 처럼 꾸며 말을 걸고 관심을 끌고 있었다.
첨 나와서흰 좀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였다.
우리학교 2학년 애들도 공부완 좀 거리가 있는 애들인데...그애들의 행동이 맘에 안든다며 나와 서희에게 확실하게 말을 좀 하라고 야단이였다.
우리가 세현이와 동건의의 여자친구니까.....임자있는 애들에게 꼬리치지 말라는 말을 하라는 거였다.
정말....자기들은 우릴 많이 생각해서 그런것 같았지만....나와 서흰 웬지 그게 더 씁쓸했다.
동건이와 세현인 거기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 일언반구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좀 그렇지 않나...?
그러던 금요일 오후였다.
정말 요즘은 그애들의 출연이후론 동건이들과 저녁한번 같이 먹기가 아주 힘들었다.
얼굴 보기도 ....가끔은 어려웠다.
별로 신경안쓰기로 했었는데....자꾸 만나기 힘들어 지니까....요근래엔 신경이 조금씩 쓰이기 시작했다.
금요일날 정효에게서 문자 메세지가 왔다.
경화랑 만나기로 했다면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경화하고도 3학년 올라와서는 별로 보지 못하고 있던터라 나와 서흰 너무 반가와서 그러자고 했다.
7시쯤 독서실 근처 편의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간에 맞춰 나간 독서실 입구에서 우린 정은수들을 만났다.
우리보다 먼저 나왔는지 세현이들이 그애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정효가 좀 곤란한 표정으로 그애들을 보고 있었다.
무슨 얘기인지 잘 들리진 않았지만.....아무튼 세현이들이 아주 곤란해 하고 있는것 같았다.
나와 서흰 옆으로 비껴서며 먼저 약속장소인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앞엔 몇달사이에 머리가 많이 자라 있는 경화가 서있었다.
손목의 시계를 보면서 발을 구르고 있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화의 버릇이라고 전에 정효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걸 보고 나와 서흰 웃음이 나왔다.
"많이 기다렸어.....우린 맞춰서 나왔는데....?"
다가서며 내가 말했다.
"좀...버스가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어....근데....정효들은 ...?같이 안나왔어....?"
우리 뒤를 보며 경화가 물었다.
아까의 장면이 생각났지만 말 안하기로 했다.
"금방 오겠지.....먼저 들어가 있을까...?오뚜기 분식으로 갈까..?문자메세지 날리면 올꺼야...."
분식을 가리키는 서흴 보며 우린 끄떡였다.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주인의 눈치가 보여 우린 주문을 먼저 했다.
서희가 문자 메세지 보낸지도 그쯤 흐른것 같았는데....아직이였다.